[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교회오빠에게 부족한 2%

"다들 요즘 교회오빠가 대세라고들 하는데... 나는 왜 안생기는거야?..
거짓말 하지 말라 그래. 그냥 교회오빠가 아니라 '앞에서 기타 치면서 손 들고 기도하는 훈남 오빠'겠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교회오빠인 당신에게 부족한 2%는 '기타'인가?
우리는 기타가 없어서 올해도 안 생기는걸까. 정말.. 정말 그런걸까? 그렇다면 돈 모아서 기타 사면 안되는 걸까?
대답해 줄테니 가슴 아프지만 똑똑히 들어라.

그러면 모하겠노... 또 안생기겄제.

그렇다면 안생기는 교회오빠들에게 부족한 2%, 그건 뭘까. 지금부터 사례를 통해 귀납적으로 탐구해보자.

  매 정거장마다 마음의 문이 열리는 지하철 男

 내 대학 동기 중에 정말 괜찮은 남자애가 있었다. 기독교 동아리 회장이어서 앞에 나가 대표기도도 많이하고, 통성 기도때는 어찌나 열심히 기도하는 지, 항상 그 애 뒤에 앉으면 지진난 것처럼 의자가 흔들려 올려놓은 성경이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착하고, 성실하고, 신앙 좋고. 어디 하나 빠지는 데 없는 교회오빠였다.

그런데 그는, '지하철 남'이었다.
딱히 하차벨을 누르지 않아도, 좀 자주 만나는 여자애가 있다 싶으면 여지 없이 마음의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정차역에 내릴라 치면 여자애들은 때로는 미안한 웃음으로, 때로는 겁먹은 손사래로 그를 다시 밀어넣었다.

단지 착하고 좋은 친구라서 곁에 있던 여자애들은 난데없이 달라진 형제의 감정 온도에 부담을 느꼈다. 또 주위 여자들은 매번 고백했다가 차이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의 가치 혹은 희소성에 대해 저평가 하기 시작했다.

쑥쓰러움이 많았던 그는 단 한번도 박력있게 직접 고백해본 적도 없었다. 여기 저기 '비밀로 해줘'라고 말을 흘리고 다니면 당사자는 소문으로 그 마음을 엿듣고 지레 거절하는 식의 일이 반복됐다.

그래서, 결국. 그는 아직도 모태솔로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아들

'마마보이'라는 말은 남자들에게는 꽤나 치욕적인 단어인 것 같다. 장난으로 '너 마마보이지?'하고 놀리면 유순했던 남자들도 펄쩍뛰며 화를 낸다.

그런 부정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지만, 내가 만난 '마마보이' 들은 대개 굉장히 착한 남자들이었다. 생각이 어려서 '마마보이'가 된 것이라기보다는 그저 착해서 부모님 말을 잘 듣는 어른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았다. 고로 교회오빠 중에서는 '마마보이'가 많다.

착한 마마보이들은 심성이 고우니까 여자친구에게도 잘해준다. 여자친구의 말에 순응도 잘하고, 다정하다.
문제는, 여자들이 항상 결혼 이후의 변해버릴 당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경계하며, 두려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자들은 아침 드라마에서 악랄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장면을 보며, 마마보이와 결혼할 시 파생되는 수십가지 재앙에 대해 반복적으로 학습한다.

그렇기에 당신이 마마보이라는 사실은 교제 이전엔 귀여워보일지라도 교제를 결정하는 단계에 있어서 여자에게는 아주 넘기 힘든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한 번은 남자와 이런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 나는 이번에 000당 찍을거야.
- 왜? 젊은 사람들은 거의 000당 싫어하는데.
- 그냥, 우리 부모님이 다 000당 좋아해.
- 너 마마보이야?
- 무슨 마마보이야. 난 그냥 엄마가 하는 말에 대체로 다 동의하는 것 뿐이지 마마보이는 아니야.

그는 마마보이인가, 그렇지 않은가.
혹은 그는 여자에게 매력적일까. 그렇지 않을까.

부족한 1%의 정체 : '소신'

위의 두 남자에게 부족한 1%의 정체는 '소신'이다.

나는 일찍이 크리스천 남자들의 '야성미 부족'에 대해서 탄식한 적이 있었다. 가슴에 난 털, 울그락 불그락 한 근육, 그런게 아쉬운거냐고?
아니다. '강남스타일' 가사 속에는 싸이 본인만큼이나 쌈빡한 표현이 등장한다.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싸나이, 그런 싸나이!'

그렇다. 여자들이 원하는 '야성미'있는 남자란 사상이 울퉁불퉁한, 즉 건강한 소신을 가지고 자신감있게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교회 다니는 여자들이 '자신만의 비전이 있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는 것도 다 같은 맥락에서이다. 여자들이 말하는 '비전'이라는 단어에는 꿈, 장래희망의 의미 말고도 '용기', '자기주도적 태도', '건강한 소신' 등의 속뜻이 포함되어 있다. 오히려 '내 꿈은 몇 만명을 먹이는 것입니다'라고 허풍 떠는 남자는 별로 흥미 없다.

그러나 어렸을 적부터 착하게, 착하게 둥글게, 둥글게 사는 것이 선한 것이라 교육받아왔던 교회오빠들은 대체로 성인이 되어서까지 자신만의 주관을 갖는 게 어렵다. 교회오빠들은 착하지만 소극적이고, 공동체나 부모님의 뜻에 따라 결정하는 일들이 많다. 또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어느 이성이든 쉽게 좋아하고 고백해버린다.

여자들은 대부분 주도하는 남자를 따르고 싶어하고, 남자의 구애를 기다리고, 사랑받고 싶어하며 그가 자기를 이끌어주기를 원한다. 이런 것들이 충족될 때 여자는 남자로부터 자상함과 성적인 매력과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백퍼센트라고 할 수는 없으나, 많은 여자들이 주관있고 용기있는 남자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러니 이제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삶을 살자. 교회 생활을 통해 잔뜩 올라온 여성 호르몬을 잠재우고, 하나님이 주신 '남성다움'을 충분히 어필해야 할 때이다. 물론 소신이 아집에 이르지 않도록, 또 박력이 무례함이 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말이다.

[출처] 크리스천데이트 christiandat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