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예술 대하는 잘못된 시각과 극단적 습관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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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나영 칼럼] 그리스도인의 ‘예술로 진리보기’ 1: 온전한 인간상을 향해

1. 예술 속 인간 가치가 항상 진리는 아니다
2. 예술 속 인간 상식도 항상 진리는 아니다
3. 예술 속 선이 기독교의 선과 언제나 일치하진 않는다
4. 예술 속 인간 삶이 모두 진리와 무관하진 않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탄생(1510, 프레스코)’. ⓒ한길사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탄생(1510, 프레스코)’. ⓒ한길사

개혁주의 기독교예술학 전문가인 서나영 박사님의 ‘예술로 진리보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개혁주의적 입장에서 이 사회의 예술과 문화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탁월한 관점으로 조망해 주실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흔히 그리스도인의 삶을 ‘나그네’로 비유한다. 그의 본향은 천국으로, 이 세상 문화 속에서 복음이라는 진리와 하늘 소망을 가지고 순례의 길을 걷기 때문이다.

조금 특별한 것은 이 나그네의 여행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종류의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기다림 속에 현지인과 머물며 소통하며 함께 하자고 설득하고 선포하는 여행이라는 점이다. 이 여정 속에 그들은 때로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문화적 갈등 속에 씨름하기도 한다.

역사를 통틀어, 대중이 사랑하는 세상의 문화와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 사이 갈등은 언제나 그리스도인들을 고민하게 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더더욱 이 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듯 하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K-컬쳐(culture)라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대중문화와 예술 컨텐츠들의 홍수 속에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K-팝(pop), 영화와 드라마, 난해한 동시대 예술과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아트, 웹툰과 웹소설, 그리고 인공지능이 만드는 예술까지, 변화의 속도를 교회가 따라잡기엔 너무 빠르게 새로운 예술들을 경험한다.

이에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별로, 교단별로, 또 개개인이 저마다 옳은 소견으로 각개전투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영역은 명확한 답을 내기에는 너무 깊고 광대하며, 체계적으로 생각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금 한국 기독교는 그 어느 때보다 예술에 대한 성경적 가이드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교회는 이에 대해 어떤 모습일까? 주일 설교와 소그룹 성경공부, 주일학교 성경학습의 큰 실수는 무엇일까? 그들의 추구하는 진리와 비전이, 보이는 교회의 벽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현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더이상 기독교와 세상 속 예술을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거나, 교회에 들어올 수 있는 예술만이 기독교적으로 구별된 예술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교회 밖을 나가는 순간, ‘예술을 위한 예술(Art’s for Art’s Sake)’이 추구하는 세련된 주장이 그들의 믿음이 되고, 그 어떤 사상과 도덕도 터치하지 못하는 예술만의 가치 영역을 존중하고 있다. 한 마디로, 예술에 관한 그리스도인들의 이원론적 사고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성경적 진리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삶에 적용되고 관련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가 믿는 복음 진리는 삶과 문화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경험과 동떨어져 존재하도록 이끌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에서 가장 인간에게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대동맥은 예술이다.

하나님께서 선지자 호세아에게 “내 백성이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였다”고 말씀하셨듯(호 4:6),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삶 속에서 문화를 대하는 지식이 없어 중요한 것들을 빼앗긴 듯 하다.

그 중 가장 큰 손실은 하나님께서 본래 창조하신 ‘인간상’을 잃어버린 것 아닐까?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에 대해 누군가 질문한다면, “예술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주력하기 때문”이라 대답하고 싶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본래 창조하신 온전한 인간상을 깨닫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 하나님은 직접 그 아들을 보내 인간에 대한 모범적 정체성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시고 들려주셨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본래 목적하신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찾는 것이, 온 교회와 기독교 학교와 가정에서 주력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 중 하나가 아닐까? 그리스도인들에게 사회와 도덕에 대한 이해와 그 속에서 사는 인간에 대한 깊은 고뇌가 없다면, 거대한 쓰나미같은 세속주의의 물결에 속절없이 떠내려갈 것이다.

감히 말하건대, 예술의 영향력을 무시하고는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수많은 예술 콘텐츠들이 주장하는 큰 줄기는 “인간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예술은 인간의 생각과 생활방식을, 조명하고 인간의 삶을 돋보기로 스펙터클하게 자세히 보여준다.

즉 예술가는 ‘인간’이라는 큰 주제 아래 청중과 독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사람이다. 예술은 인간의 죄와 타락, 잘못된 갈망과 두려움을 이해하는 통로로서 탁월하다. 역으로 하나님의 목적 아래 창조된 고유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경험케 하는 신비한 통로다. 인간을 가장 잘 이해할 방법을 이야기할 때, 예술 없이 이를 논할 수 없다.

성경 속 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이웃이 누구인가?”라고 질문한다(눅 10:30-34). 예수님께서는 이웃이 누구인지 답변하실 때 형이상학적인 설명도, 명확한 명제에 의한 논리적인 답변도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스토리를 만들어 비유를 말씀하셨다. 정확히 이것이 예술의 방식이다. 그 어떤 방식보다 효과적으로 정확하게 이웃이 누구를 의미하는지 ‘경험하게’ 하신다. 예술이라는 매개체는 진리를 지식으로 습득하는 것을 넘어, ‘경험할 수 있는 감각’을 제공할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1495-1498, 벽화)’. ⓒ한길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1495-1498, 벽화)’. ⓒ한길사

이제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밖에서도 예술로 진리를 보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예술을 통해 본래 창조된 인간의 본모습을 찾아가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예술을 보는 기존의 잘못된 시각과 극단적 생각 습관을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네 가지의 ‘치우기 쉬운 생각들’을 점검해 보자.

첫째, 예술이 담고 있는 인간 가치가 항상 진리는 아니다.

근대 들어 예술의 흐름은 꾸준히 하나님이 아닌 ‘나 자신이 주인 되는’ 인간상을 이상적 인간이라 주장해 왔다. 그리스도인은 내가 아닌 하나님에서 시작해야 한다. 인간의 가치를 가장 숭고하고 높은 자리에 놓는 것에 취해, 한없이 동의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반대로 인간을 하나의 하찮은 물질적 가치로 그리는 일도 진리일 수 없다. 모태에 생기기 전부터 나를 아시고 구별하시고 성도로 부르신(렘 1:5) 하나님께서 정하신 인간의 고결한 가치를, 예술을 대할 때마다 되새겨 보자.

둘째, 예술이 담고 있는 인간적 상식들이 항상 진리는 아니다.

역사 속에 인간이 쌓아온 상식적인 사고, 논리와 이성, 경험에 의거한 심리적 결과들이 늘 성경적 진리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성경은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신 새로운 삶의 기준을 제시함으로, 인본주의적 상식과 이성적 사고의 틀과 충돌할 때가 많음을 인식해야 한다.

여리고는 인간의 상식과 전략으로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적으로는 망하는 방법을 명하셨다. 할례를 행하여 전쟁해야 할 남성들의 힘을 다 빼시고, 그저 침묵으로 성을 도는 방법으로 여리고를 무너뜨리셨다(수 5-6). 뿐만 아니라 성경의 수많은 진리의 스토리는 인간의 상식과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늘 전제하자.

셋째, 예술 속 선(善)이 그리스도인의 선과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은 오히려 아름답게 가장한 거짓과 미혹의 세력을 경계하라고 가르친다. 대부분의 예술이 그리는 고결함과 도덕과 선은, 왕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시는 선과 다를 때가 많다.

실제로 제자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예수님이 종교 세력을 물리치고 높은 자리에 앉게 되는 것이 의롭고 선한 일이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그 의로움을 예수님은 사탄의 일이라고 선포하셨다(마 16:23). 인간은 십자가의 길의 선함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예술은 그럴듯한 선과 의를 아름답게 포장하지만, 그 선함이 때로는 예수님을 대적하기도 함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 안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삶이 모두 진리와 상관 없는 세속적 영역은 아니다.

모든 예술에서 인간의 인식 방법은 사유되어야 하는 일반적 사실임을 되뇌이자. 수많은 위험 요소에도 그리스도인들이 예술 장르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예술이 인간에 대한 일반적 진실을 가장 많이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경험케 하기 때문이다.

성경 속에서도 주님은 백성에게 일상의 예술을 선물로 주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우물을 파며 노래했고(민 21:16-18), 포도 수확을 하며 노래하고 파수꾼도 노래했다(사 16:10; 52:8-9). 그들은 전쟁을 위해 나팔을 불었고(수 6:20) 승전가를 불렀다(민 21:27-30). 악령에 괴로워하는 사울의 치료에도 예술이 사용되었으며(삼상 16:14-23), 솔로몬은 여인을 향한 사랑을 노래했다(아 1:8).

복음주의적 삶을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적극적인 자세로 예술을 통해 사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작품성이 뛰어날수록 더욱 더 긴장감을 갖고 살펴야 하며, 그 작품이 대중의 사랑을 받을수록 분별하여 온전한 인간상을 위해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주님께서 예술 속에 심어두신 일반은총에 그리스도인이 찬양하지 않는다면, 누가 찬양할 것인가? 모든 작은 아름다움에도 마땅히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려야 할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예술을 볼 때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고, 예술 속에서 하나님을 보려 하고, 하나님에 대한 예술활동을 하고 싶기도 훨씬 전에, 하나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아셨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우리를 먼저 아시고 사랑하사 성도로 부르시고 거룩한 사명을 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벅참이 ‘마음에 실재한다’면 달라져야 한다. 예술을 누리는 그 모든 삶 속에, 제일 먼저 적극적으로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서기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 편에 서서 당당히 전진하는 영적 군사로 예술을 대하자.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이 낯선 문화 속 나그네 길을 완주하길 소망하며, For His Glory!

▲서나영 박사. ⓒ크투 DB
▲서나영 박사. ⓒ크투 DB

서나영 박사
교회음악 전공 피아노 학부(B.A)·석사(M.M)
美 남침례신학교(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신학(M.div.equi.)·기독교예술학(Ph.D)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음악분과 부회장
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SIEW)
성서대·백석대·백석예술대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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