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안식일과 신약의 주일 사이에서, 균형과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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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안식의 날을 폐하지 말라: 제4계명의 재발견

안식의 날

이안 H. 머레이 | 개혁된실천사 | 72쪽 | 5,000원

‘주일성수’라는 말이 있다. “주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는 일”이란 뜻이다. 많은 교회에서 주일성수를 지킬 것을 요구하고, 이를 어기면 마치 유대인이 안식일을 어기면 안 됐던 것처럼 정죄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막 2:27).

바리새인처럼 주일을 지키는 일 자체만 강조하다 보면, 주일을 기억하여 지키는 것으로 사람이 주 안에서 얻는 행복과 유익을 되려 막을 수 있다. 주님께서 ‘주의 날’을 주신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다.

오늘날 율법주의적인 주일 강조에 환멸을 느낀 많은 그리스도인이 반대 극단에 빠져 주일의 중요성 자체를 잊어버리고 가볍게 여기는 문제도 심상치 않다. 일상의 예배를 강조하는 것은 맞지만, 그러기 위해 주의 날의 중요성을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특히 코로나 감염증이 수 년간 교회의 정기 집회를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대면 예배를 최선이 아니라 차선으로 만들어 버렸을 때, 초대교회부터 지켜왔던 주의 날의 중요성과 가치는 희석됐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는 성경의 명령에 불순종할 합당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을 위해 창세로부터 ‘안식일’을 주신 것처럼, 그리고 구약의 자기 백성이 그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킴으로서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풍성히 누리게 하신 것처럼, 새 언약의 백성인 교회도 ‘안식의 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단지 율법이 요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요구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가 충만하게 얻기를 원하시는 안식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안 H. 머레이가 <안식의 날>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짧고 분명한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교회는 율법의 제4계명을 지킬 필요가 없지만, 그 율법의 완성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재발견하는 참된 의미에서의 ‘안식의 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어떤 이들은 안식일이 구약 성도에게 국한된 일이고 신약의 성도는 ‘날’에 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사람은 창조의 원리에 따라 하나님 안에서 안식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하나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혹은 모든 것)으로 산다. 하나님 없이 살 수 없다는 말이다.

▲프랑스 화가 제임스 티소(James Tissot)의 &lsquo;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휴식을 명하시다(Jesus Commands the Apostles to Rest)&rsquo;. ⓒ브루클린 박물관

▲프랑스 화가 제임스 티소(James Tissot)의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휴식을 명하시다(Jesus Commands the Apostles to Rest)’. ⓒ브루클린 박물관
저자 머레이는 이 짧은 소책자를 통해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부정하면서까지 ‘안식의 날’을 강조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들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가르침 아래 신약 성도들이 주의 날을 안식의 날로 정하여 굳게 지켰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안식의 날의 필요성은 구속사와 교회사의 바른 이해에서 비롯된다. 태초에 하나님은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셨고 일곱째 날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얻게 하셨다.

하지만 아담의 범죄로 인해 사람은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하나님과 원수 된 죄인으로서 하나님을 원하지도 않고 그 앞에 나아갈 수도 없는 존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대신 십자가 위에서 찢기시고 피를 흘리심으로 그를 믿는 자는 하나님 안에서 영생 곧 영원한 화목과 안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신약 시대 성도들은 주의 날,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상징하는 떡과 잔을 통해 그리스도를 기념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참된 안식을 풍성히 누리는 하루를 반드시 지켰다. 머레이는 교회사와 청교도 전문가로서 이를 입증할 여러 역사적 자료들을 이 책에서 언급했다.

우리는 한편으론 초대교회, 종교개혁 시대, 청교도 시대 등 복음이 왕성한 능력을 나타냈던 부흥의 시대를 갈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대마다 동일하게 강조된 안식의 날의 중요성을 회복하는 것은 거부한다. 조금 더 간편하게 주일 예배를 구성하고, 남은 하루는 무얼 하면서 보내든 상관없는 일요일을 만든다.

물론 휴식과 여가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주님 말씀처럼 주의 날은 주의 백성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주 안에서의 안식이 되어야지 주님 없는 안식, 주님을 잊어버리고 떠나버리는 안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영혼에 치명적인 갈급과 결핍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구약과 신약의 불연속성을 무시한 채 율법의 안식일을 신약의 교회에게 강요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면, 반대로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간과하고 율법의 안식일을 폐기하고 신약의 교회에게 방종의 날을 보낼 것을 권장하고 있다면.

혹은 주일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얼마큼 또 왜 중요한지 알고 싶다면, 코로나를 겪으면서 주일예배의 중요성 그리고 대면 예배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거나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답을 찾기 원한다면, 이안 머레이의 60여 쪽 정도의 짧은 이 소책자 <안식의 날>을 읽으라.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리기를, 천국의 영원한 안식을 이 땅에서 정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맛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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