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주민 ‘강제북송’ 논란… 의혹 투성이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통일부 “동료 살해한 2명 추방”

청와대 관계자 문자 찍혀 알려져
미리 공개하지 않은 점 등 의혹
"범죄 혐의? 우리 법정에 세웠어야"

▲통일부 김연철 장관 ⓒ통일부

▲통일부 김연철 장관 ⓒ통일부
정부가 "지난 11월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7일 오후 3시 10분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7일 밝혔다.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추방했다는 점에서 '강제북송'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우리 측 관계 당국은 지난 11월 2일 동해 NLL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월선한 북한 주민 2명을 나포해 합동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11월 5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이들의 추방 의사를 전달했으며, 북측이 11월 6일 인수 의사를 확인해 왔다"며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송환이 국내 한 언론이 우연히 찍은 사진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7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노출된 것이다.

이 메시지에는 "단결! ○○○ 중령입니다. 오늘 15:00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 예정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지난 11월 2일에 삼척으로 내려왔던 인원들이고,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 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이번 송환 관련하여 국정원과 통일부 간 입장정리가 안 되어 오전 중 추가 검토 예정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언론에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후에야 통일부가 브리핑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지 △2일 나포한 후 이들을 추방한 7일까지 왜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자해 위험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범죄 혐의가 있다 해도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북송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인권 운동가인 김규호 목사(선민네트워크)는 "북한 주민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다. 범죄 혐의가 있다면 우리 법원에 세워 재판을 통해 그 죄를 가리는 게 옳은 절차"라며 "그런데 국민들에게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이미 추방한 후에 이를 통보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직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정부의 이번 조치가 강제북송이라면, 이는 우리나라에선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동성 동반자 커플 대법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사실혼 관계’와 ‘동성 동반자’가 어떻게 같은가?”

왜 동성 동반자만 특별 대우를? 혼인 관계, 남녀의 애정이 바탕 동성 동반자 인정해도 수 비슷? 객관적 근거 없는, 가치론 판단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에서 동성 파트너의 건보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을 19일 발표했…

이동환 목사

법원, ‘퀴어축제 축복’ 이동환 목사 출교 ‘효력 정지’

‘퀴어축제 성소수자 축복식’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로부터 출교 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가 법원에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 11부(부장판사 송중호)는 19일 이 목사 측이 감리교 경기연회를 상대로 낸 가처…

대법원

기독교계, 일제히 규탄… “동성혼 판도라의 상자 열어”

대법원이 동성 커플을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고 판결한 것을 두고 기독교계가 “동성결혼의 판도라의 상자를 연 폭거”라며 일제히 규탄했다. 대법원은 18일 오후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를 열고 소성욱 씨(김용민 씨의 동성 커플)가 국민건…

지구촌교회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 사임 이유는…”

느헤미야 프로젝트 이끄는 과정 부족한 리더십 때문에 자진 사임 성도 대표 목회지원회에서 권유 李 원로, 교회 결정 따른단 입장 지구촌교회가 주일인 21일 오후 임시 사무총회를 열고, 최성은 목사 사임에 관해 성도들에게 보고했다. 이날 사무총회는 오후 6…

올림픽 기독 선수단

제33회 파리 올림픽 D-3, 기독 선수단 위한 기도를

배드민턴 안세영, 근대5종 전웅태 높이뛰기 우상혁, 펜싱 오상욱 등 206개국 1만여 선수단 열띤 경쟁 제33회 하계 올림픽이 7월 24일 부터 8월 12일까지 프랑스 파리 곳곳에서 206개국 1만 5백 명이 참가한 가운데 32개 종목에서 329개 경기가 진행된다. 이번 파리 올림…

넷플릭스 돌풍

<돌풍> 속 대통령 역할 설경구의 잘못된 성경 해석

박욱주 교수님의 이번 ‘브리콜라주 인 더 무비’에서는 넷플릭스 화제작 ‘돌풍’을 다룹니다. 12부작인 이 시리즈에는 설경구(박동호), 김희애(정수진), 김미숙(최연숙), 김영민(강상운), 김홍파(장일준)를 중심으로 임세미(서정연), 전배수(이장석), 김종구(박창식)…

이 기사는 논쟁중

지구촌교회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 사임 이유는…”

느헤미야 프로젝트 이끄는 과정 부족한 리더십 때문에 자진 사임 성도 대표 목회지원회에서 권유 李 원로, 교회 결정 따른단 입장 지구촌교회가 주일인 21일 오후 임시 사무총회를 열고…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