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는 현재진행형… 고난받는 이들 위해 목소리 내야”

이지희 기자   |  

한국 VOM, 영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 무료 개봉

▲영화 촬영 현장에서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 역(맨 우측)와 아내 사비나 웜브란트 역(가운데)을 맡은 배우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영화 촬영 현장에서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 역(맨 우측)와 아내 사비나 웜브란트 역(가운데)을 맡은 배우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웜브란트 목사가 납치당하는 장면. ⓒ한국 순교자의 소리
▲웜브란트 목사가 납치당하는 장면. ⓒ한국 순교자의 소리
▲웜브란트 목사가 고문 받는 장면. ⓒ한국 순교자의 소리
▲웜브란트 목사가 고문 받는 장면. ⓒ한국 순교자의 소리
영화의 피날레 장면은 여전히 감옥 안이다. 한기가 파고드는 감옥 안에서 신자들은 허연 김을 뿜으며 찬양 '주 예수 늘 기억하게 하소서'를 부르기 시작한다. 손목을 채운 수갑에 달린 쇠사슬은 노래에 맞춰 연주하는 유일한 악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을 휩쓴 전체주의 아래에서 14년간 감옥에 갇힌 순교자의 소리(VOM) 설립자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Richard Wurmbrand)의 신앙을 다룬 영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Tortured for Christ)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미국 VOM이 제작해 1년 전 미국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는 한국어로 번역돼 오는 3월 18일 저녁 7시 30분, 4월 13일 오후 3시 서울 정릉 한국 VOM 사무실에서 각각 상영된다. 사전 등록자만 입장할 수 있으며, 무료다.

루마니아 유대계 목사인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가 공산주의 루마니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충성된 종으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삶을 담은 이 영화는 그가 쓴 동명의 글로벌 베스트 셀러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원작으로 충실히 제작됐다. 영화는 1947년 루마니아에 공산당 독재 체제가 수립된 이후 종교 지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가해진 억압과 박해를 사실적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했다. 감옥 신은 웜브란트 목사가 실제 갇혔던 감옥에서 촬영했다.

1948년 감옥에 갇힌 웜브란트 목사는 10만 달러를 지급하고 석방되기까지 14년간 투옥됐다. 그는 석방 후 1967년 순교자의 소리의 전신인 '공산주의 세계에 예수를'(Jesus to the Communist world) 단체를 설립했다. 현재 VOM은 20여 개국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며 공통 목표를 향해 동역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18년 전 설립됐다. 그러나 이미 1969년부터 VOM은 북한에 라디오와 풍선으로 말씀을 전하는 사역을 해왔다.

▲7일 오전 한국 VOM 기자회견에서 에릭 폴리 목사(우측)가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현숙 폴리 박사(좌측)가 통역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7일 오전 한국 VOM 기자회견에서 에릭 폴리 목사(우측)가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현숙 폴리 박사(좌측)가 통역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7일 정릉 사무실에서 열린 영화 개봉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 VOM의 CEO 에릭 폴리 목사는 "이 영화는 과거에 기독교인이 고난받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도, 고문에 대한 영화도 아니다"라며 "지금 이 순간도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기독교인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며, 복음의 신실한 증인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북한, 중국, 라오스, 베트남, 쿠바 등 공산주의 치하에서 기독교인은 웜브란트 목사가 받은 것과 똑같은 고난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감금당하고, 매맞고, 고문받으며, 약물을 주입 당한 채 정권이 원하는 증언을 강요당하고 가족과 분리된다"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 영화가 한국교회에 주는 시사점으로 "한국교회는 박해 국가에서의 선교에 지장이 될까 봐 박해받는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며 "그러나 믿음을 가진 형제자매들을 먼저 보살피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며, 감옥에 갇힌 형제자매들을 생각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임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그들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VOM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웜브란트 목사의 친구이며 역시 감옥에서 고난받았던 루마니아의 저명한 찬송가 작곡가 니콜라에 몰도베아누(Nicolae Moldoveanu)의 루마니아어 찬송가를 한국어로 각색하여 재녹음했다. 찬양의 가사는 석방을 원한다는 내용이 아닌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하다.

▲루마니아어 찬양 ‘주 예수 늘 기억하게 하소서’를 한국어로 각색하여 녹음하는 모습. ⓒ한국 순교자의 소리

▲루마니아어 찬양 ‘주 예수 늘 기억하게 하소서’를 한국어로 각색하여 녹음하는 모습. ⓒ한국 순교자의 소리
폴리 목사는 "이 영화를 보고 단지 우리 나라가 자유가 있어 이런 고통을 받지 않는 것에 감사하거나, 고난받는 성도들을 불쌍하게 여기게 되기를 결코 원치 않는다"며 "한국 기독교인이 오늘날에도 신앙 때문에 핍박받는 기독교인이 있음을 분명히 기억하고,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데 용기를 갖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 박사는 "웜브란트 목사와 사비나 사모님, 그밖에 다른 지하교회 기독교인이 고통스럽게 겪은 경험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고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기독교인이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는 어떤 장애물이라도 극복하는 기독교의 신앙의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 점이야말로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하는 사실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국 VOM은 영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북한과 중국의 지하교회 성도들도 볼 수 있도록 USB 등에 담아 배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영화 상영 등을 원하는 교회, 단체 등을 신청받아 무료로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으려면 VOM 페이스북(facebook.com/VOMKorea), 웹사이트(vomkorea.com)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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