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서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감독을 기념하는 명예도로 조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엉뚱하게도 불교계가 반대에 나섰다.

해당 도로는 화성시 기안동 67-1 지점에서 안녕동 6-10 지점까지 서부로 5.2km 왕복 6차선 구간으로, 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와 융건릉을 가로지르고 있다.

불교신문(ibulgyo.com)에 따르면, 이 도로는 지난 4월 초 화성시의 고시를 거쳐 4월 22일 화성시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차범근 명예도로’로 확정공고됐다. 위원회는 “화성시 출신으로 대한민국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차범근 선수의 공을 기리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지역 불교계에서 “어이없는 일”이라며 ‘발끈’하고 나선 것. 요약하면 이들은 “융건릉과 용주사 사이를 지나는 도로이므로, 용주사로나 융건릉로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불교신문에 따르면 용주사 법진 기획국장은 “수백 년 역사를 지닌 문화유산보다 차범근 선수의 가치가 더 크다는 말이냐”며 “사찰과 문화유산을 가로지르는 도로 개설 자체가 문제인데, 한 술 더 떠 ‘축구와 교회만 안다’는 차범근 집사의 이름을 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고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불교 사찰인 ‘봉은사역’은 되고, 전 세계가 아는 차범근은 ‘명예도로’로도 안 되느냐” “차범근 감독이 기독교인이라 ‘차범근로’ 명칭이 안 된다면, 불교 신자인 박지성 전 선수의 이름을 딴 ‘박지성로(路)’도 폐지해야 할 것”이라며 설왕설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