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비롯한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 토론회 열고 머리 맞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하 종교인 모임)이 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천도교 원로들로 구성된 종교인 모임은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박종화(경동교회 담임)·인명진(갈릴리교회 담임) 목사, 박경조 주교(전 대한성공회 서울대교구 교구장), 김대선 교무(원불교 평양교구장), 김홍진 신부(천주교 쑥고개성당 주임), 박남수 교령(천도교), 볍륜 스님(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종교인 모임은 이날 토론회 ‘초대의 글’에서 “세월호 참사를 보며 사회를 밝히는 종교인으로서 다른 누구보다 깊고 무거운 책임과 참회, 비통함을 느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슬퍼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종교인들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등이 포함된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와 함께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 출발선에서 국민적 공청회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대선 교무의 사회로 열린 토론회는 김명혁 목사의 ‘여는 인사말’에 이은 박남수 교령의 기조연설과 총 9번의 발표, 종합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개신교에선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가 ‘사회 인사’를 대표해 발표했다.
먼저 김명혁 목사는 ‘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들이 오늘 여기 함께 모인 것은 슬픔과 아픔, 비통함과 참회의 마음을 공유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라며 “안전한 사회, 살고 싶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종교인들과 정치인들, 사회의 지도자들이 무슨 잘못을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3.1 운동을 일으켰던 우리 민족의 지도자들이 종교·정치적인 이념들을 초월해서 마음과 뜻을 함께 모았던 것처럼, 우리들 모두가 아름다운 나라와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마음과 뜻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이날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손봉호 박사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 공공성 회복으로’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세월호 사건은 전 세계에서 성장·발전의 대명사처럼 평가받던 한국의 민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선진국의 반열에 든 줄 알았는데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희생당한 분들에게 속죄하는 유일한 길은 우리 사회의 원칙과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이번 만큼은 ‘법과 제도의 외양간’ 뿐 아니라 ‘의식의 외양간’까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사회를 이뤄가는 원칙과 책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한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생명의 문제이고 공공의 삶을 지키는 문제”라고 역설했다.
손 박사는 “현대 사회에서는 나의 행동이 미칠 영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느냐 손해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동기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 비도덕적인 것”이라며 “동기도 좋아야겠지만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윤리를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공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날 토론회에는 전명선(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 우인철(청년허브), 김홍진 신부, 진재구 교수(청주대 행정학과), 문원경(전 소방방재청장), 류희인(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주호영(새누리당 정책위원장), 우윤근(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장) 등이 발표자로 나서 ‘전관예우와 관피아 문제의 해결, 국가 혁신의 출발’ ‘국가 위기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