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왼쪽부터) 1년에 한번뿐인 달란트 시장과 성탄절 예배 후 만찬. ⓒAM
선교사들을 돕는 아시안미션(대표 이상준 선교사, 이하 AM)에서 제공하는 전 세계 선교사들의 근황과 기도제목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반복되는 주일 모임에 매번 놀라운 기적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충실히 예배 모임에 나왔던 아이들이 오지 않거나,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 모양으로 정성을 다해 교회 안에 첫 발걸음을 디딜 것 같았던 새 친구들이 여전히 교회 밖을 맴돌 때, 사역을 시작하기도 전에 기타를 조율하는 마음이 어찌나 무거운지 모릅니다. 10년이 넘도록 매번 겪는 상황인데도 마음을 추스리기가 쉽지 않네요. 주님의 마음이 그러하셨을까요?

그러나 근심은 여기까지! 목젖 터질 듯 큰 목소리로 찬양하며 신나게 율동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한지, 기타를 어깨에 맨 채, 동그라미를 그리며 춤을 추고 있는 제 자신도 보게 됩니다. 할렐루야!

주님께서 우리 ‘그향기’ 교회를 사랑하시며, 먼 곳에서 이곳 그향기 모임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시는 그 은혜를 느끼게 하시니, 저희를 훈련시키시는 주님의 인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세우신 ‘그향기’ 가정 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귀한 선교 헌금도 보내 주시어 하나님의 나라 확장에 큰 도움을 주신 점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를 드리면서 이곳 소식을 나눠 봅니다.

1. 새로운 소식에 따른 기도 제목

1)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성탄 예배 및 달란트 시장을 열었습니다

이곳 조지아에서는 12월 25일을 성탄절로 보내지 않고, 동방정교력에 의해 1월 7일을 성탄절로 보냅니다. 정교회 국가인 조지아에서 가장 큰 명절인 부활절도 마찬가지로 저희 서방 교회보다 약 1주 뒤에 보내게 됩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매년 각각 2번씩 성일을 보내고 있는 셈이지요. 얼마나 좋을까요? ^^

아무튼 성탄절과 함께 1년 동안 열심히 교회를 출석했거나 착한 행실로 차곡차곡 모아 두었던 달란트를 드디어, 셈을 치르는 가게를 열었답니다. 그동안 집에 쌓아 두었던 헌옷이나 할인 시즌에 사 두었던 장난감, 생필품, 그리고 여러 도움의 손길로 모아두었던 물품들을 진열해 놓고, 마지막엔 바베큐 파티를 열어 배 따듯하고 양손 가득하게 돌려 보내는 즐겁고 행복한 모임으로 보냈습니다.

새 친구들에게 교회를 소개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지요. 다음 주에는 언제 또 달란트 시장이 있느냐고 묻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시 1년 동안 수 차례 반복해 달란트 시장에 대한 답을 앵무새처럼 반복해야 할 행복한 숙제를 갖게 되었답니다. 이렇듯 동역자들의 귀한 섬김 덕분에, 2023년 한 해를 풍성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 편지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성탄 예배 때는 성가대는 아니지만 몇 주 전부터 함께 불렀던 성탄곡을 전체가 나와서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축하하는 찬양을 드렸습니다. 민족적으로 노래 부르기와 춤추기를 즐겨 하는 민족인지라,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 은사를 살려 그향기 예배 후 소녀들로 구성된 댄스팀을 만들어 워십 댄스를 배우기로 했습니다. 워십팀을 잘 다듬어 예배 시간에 몸짓으로 찬양하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2) 2024년에도 ‘예향회’라는 침술팀 방문과 영어 캠프 등의 단기팀 방문이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이 기회를 통해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이 주께 돌아오는 귀한 역사가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건너편 마을 난민 지역 혹은 오세티안 마을에 조금씩 그향기 소식이 전해져 가정 모임이 생겨나길 간절히 원합니다. 이를 위해 두 손 모아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2. 특별 중보 기도

‘그향기’ 멤버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있는 가정 혹은 개인의 다양한 기도제목을 함께 나누면서 중보를 부탁 드립니다. 뜨거운 중보 기도를 통해 성령님께서 하실 놀라운 일들을 보기 원합니다. 이번 기도편지에는 3가정을 방문한 내용을 보내 드립니다.

1) 기오 보톨라슈빌리

-아빠(겔라 보톨라슈빌리), 엄마(알리나)
-전쟁으로 인해 피난 온 오세티안(아빠만) 식구로, 봄부터 가을까지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일을 주업으로 생활하는 가정입니다.
자녀(기오)가 아주 열심히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기오를 통해 가정 모두가 주님 곁으로 나아오길 기도합니다.

2) 알리까, 라샤, 사바 미델라슈빌리

-아빠(알렉산드레), 엄마(찌라)
-특별한 주업 없이, 집안에 소소한 농사를 짓고 사는 가정입니다.
월세를 낼 형편이 못 되어 최근 무허가 무상으로 얻은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생활고와는 달리, 항상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듯 합니다. 세 자녀 모두 그향기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3) 타마리, 엘레네, 바브바레, 살로메 좌메라슈빌리

-할머니(타마리)
4명의 손녀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께서 여러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동네와 이웃 동네에 친척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요, 4명의 그향기 멤버들을 통해 온 친척들에게 복음이 전해지길 기도합니다.

3. 조지아 생활

1) 지우·서우의 생활

봄 방학, 여름 방학, 가을 방학, 겨울 방학 등 1년에 4차례 방학에도 학교 다니기를 그리워하는 지우·서우를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유치원을 다녀 그런지 현지인들과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내는 모습에 그저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국기원에서 파견 오신 태권도 사범님 수업에 참여하여, 현재 2단 자격을 취득한 상태입니다. 토요일엔 트빌리시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한국 문화와 부족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주일에는 그향기 주일 모임에서 예배 준비를 열심히 도와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성장하여 그향기 주일 모임 안에서 큰 역할을 감당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기도 제목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현저히 작은 키로 인해 염려되는 부분에 주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선교사 자녀로 감당해야 할 의미를 서서히 이해해 나가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2) 가족 건강

-정원선 선교사는 2차례 녹내장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 받은 대로 안약을 사용하고 있지만,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삶에서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나름 지혜로운 관리를 통해 녹내장이 더 심해지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김의택 선교사 디스크 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은 주님의 은혜와 여러분들의 중보로 인해 큰 회복 가운데, 일상 생활에 큰 무리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3) 사역 이양

저희 가정과 비슷한 시기 타국에서 사역하시다가 비자발적 철수로 조지아에 터를 잡고 조지아 현지인 사역을 하시던 싱글 선교사님께서 자신의 사역지를 저희 가정에게 이양 요청을 하셨습니다. 모르던 사역지도 아니고 가끔씩 둘러보던 곳인지라,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역지의 환경과 형편보다 주님의 마음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동역자 여러분들께서 중보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4) 기타 소식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곳 조지아도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월세 폭등 등 물가 상승이 대표적 피해입니다. 주님의 때에 전쟁이 끝나길 간절히 원합니다.

-합산하여 10년 거주증을 받으면 영주권을 취득할 자격이 생깁니다. 하여 지금까지 계속 어렵게, 어렵게 거주증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정도 거주증을 연장받고 영주권을 취득하여 안정적인 거주를 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