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강릉 산불로 집 모두 불탄
한국광복군 출신 박영섭·김숙영
선생 후손 가정에 보금자리 선사

해비타트
▲박영섭, 김숙영 선생 후손 가정과 가수 션이 강릉 13번째 집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해비타트
국제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한국해비타트와 가수 션은 지난 1월 30일, 강원 강릉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새 보금자리 헌정식을 가졌다.

한국광복군 출신 애국지사 박영섭·김숙영 부부 후손 가정에 헌정된 이번 보금자리는 매년 광복절 개최하는 기부 마라톤 ‘815런’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건립됐다.

한국광복군은 1940년 중국에서 창설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대로, 황해도에서 태어난 박영섭 선생은 중국으로 건너가 광복군 제2지대에 배속돼 대기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

귀국 후 6·25 전쟁에서 대대장으로 활약한 바 있으며,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부인 김숙영 선생도 광복군 제2지대에 입대해 활동한 공훈으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그러나 작년 4월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거주하던 주택이 전소돼, 시에서 소개한 펜션에 임시거주 중이던 박영섭·김숙영 선생 후손 가정은 “화재로 집도 불탔지만 독립유공자이신 부모님의 사진과 기록들도 순식간에 사라져 추억과 명예마저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며 “이렇게 좋은 집을 선물해 주셔서 두 배, 세 배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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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션 씨가 헌정한 13번째 집 문패를 들고 있다. ⓒ해비타트
815런 캠페인 홍보대사인 가수 션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독립투사 분들 덕분에 우리가 지금 세상을 살고 있다. 작년에는 815런을 통해 전국에서 8,150명이 뛰었고, 다음 세대와 함께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이 집은 감사한 마음으로 달려 주신 모든 러너들과 함께 지은 집”이라고 밝혔다.

이번 13호 집은 많은 스타들이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지난 9월 815런 캠페인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배우 다니엘 헤니, 11월에는 러닝 크루인 ‘언노운 크루’ 배우 윤세아와 박보검, 전 축구 국가대표 이영표, 전 육상 국가대표 장호준 등이 건축봉사에 참여했다.

한국해비타트와 가수 션이 2020년 시작해 매년 광복절을 맞아 개최하는 815런은 참가비 전액을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사용되는 기부 마라톤이다. 2023년 8,150명의 참가자를 10일 만에 모집했으며, 15억여 원의 기부금을 모금해 지금까지 815런을 통해 총 39억여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2024년 올해도 3.1절과 광복절에 주거환경이 열악한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3.1런, 815런 기부 마라톤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0-2022년 815런으로 마련된 기금은 전남 화순 1호 집, 경기 동두천 2호 집, 충남 청양 3호 집, 경남 창원 4호 집, 울산 5호 집, 충북 제천 6호 집, 경북 청송 7호 집, 전남 구례 8호 집, 충남 보령 9호 집, 경북 영천 10호 집, 경북 예천 11호 집, 충남 예산 12호 집, 강원 강릉 13호 집 등을 헌정하는데 쓰였다. 2023 815런 기금으로 올해 14-17호 집도 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