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 사역 통해 북한 천천히 품는
기대, 첫 학기부터 북한 어린이들
프로젝트 대상 선택, 서로 교제해
다양한 탈북 청소년들, 함께 교육

생수의강 기독학교
▲프로젝트 수업(PBL) 모습.

수지선한목자교회(담임 강대형 목사)가 지난 2019년 설립한 대안학교 ‘생수의강 기독학교(교장 함송이)’ 모토는 ‘통일세대, 생명의 통로를 세우는 하나님의 학교’다.

학교는 ‘삶으로 경험하는 통일교육’을 비롯해 토론 수업도 통일 세대를 염두에 두는 등 북한과 남북 평화통일에 ‘진심’이다. 다음은 생명의강 기독학교에서 소개하는 북한과 통일 관련 커리큘럼.

◈삶으로 경험하는 통일교육

학교는 학생들에게 북한과 통일이라는 단어가 화석화된 문자로 인식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통일교육 대신 ‘긍휼 PBL(Project Based Learning)’이라는 교육을 먼저 시작했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교육 철학인 ‘그리스도의 긍휼(Compassion)’을 실제로 경험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 안에 하나님의 마음이 심겨지기를 기대한 것. 먼저 접근이 쉬운 빈곤 국가 어린이를 돕는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탈북민들과 북한을 품는 사역으로까지 연결시키려 한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학생들은 첫 학기부터 프로젝트 대상으로 북한 어린이들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한 하나님 마음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중국에서 만난 탈북 2세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하는 프로젝트, 중국에 남겨둔 아들을 한국으로 데려오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탈북 자매의 사연을 듣고 진행한 모금 프로젝트 등 쉽지 않은 일들을 기도로 추진하면서 은혜를 경험했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북한 지역 조사 포스터 세션 모습.

이후 탈북민 수학교사가 학교에 초빙되면서 학생들이 북한 문화를 더 가까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부임 몇 주 후, 교사는 홀로 북한에 남으신 아버지께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수용소로 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오열하던 교사는 용기를 내 학생들에게 본인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아버지와의 이별과 한국행, 사흘 후면 다시 만날 줄 알았던 아버지를 영영 볼 수 없게 된 가슴 아픈 이야기 후, 북한 땅에 자신의 아버지처럼 하나님을 모른 채 죽어가는 불쌍한 영혼들을 기억해 달라며 눈물로 간증을 마쳤다.

학생들은 이때부터 북한이 더 이상 멀리 있는 나라가 아닌 ‘선생님의 나라’가 됐고, 탈북민과 북한 주민들의 아픔을 그대로 느끼게 됐다. 그날부터 몇몇 학생들과 교사들이 북한 기도회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기도회에는 탈북민 청소년들도 함께하고 있다. 기도회를 시작으로 남과 북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예배와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기획되고 있다.

학생들은 ‘Unity In Christ! 십자가 아래 하나 되어!’라는 슬로건과 로고를 만들어 캠페인 물품을 제작했다. 남한과 북한, 코리안 디아스포라 다음 세대가 함께하는 UIC 연합 기도회, UIC 연합 예배, UIC 연합 캠프, UIC 연합 체육대회 등 매 학기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UIC 포스터 세션 준비 모습.

탈북민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학생들의 시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탈북 친구들으 동정의 대상으로 불쌍하게만 바라보았지만,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헌신적 모습과 성숙한 태도를 경험하면서 자신만 생각하고 챙겨온 모습이 부끄러웠다고 고백했고, 탈북 친구들이 이미 준비된 섬기는 리더들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교제 속에 탈북민 친구들의 가족이 아직 북한과 중국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도 들으면서 통일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며, 북한 땅과 남겨진 영혼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탈북민 친구들도 마음을 열고 교제하면서, 대한민국에 와서 받았던 상처와 소외감을 회복하고 낯설은 땅에서 살아갈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함께 예배하며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신앙적 도전도 받고 있다.

떠나온 아픔으로 인해 외면하고 싶었던 고향 땅을 오히려 마음에 품고 눈물로 기도하는 남한 친구들의 모습에 도전이 받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남과 북의 청소년들 안에 우정이 싹트고 있다.

올해부터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탈북민 자녀들이 입학해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이 함께 예배하고 생활하며 서로의 마음이 십자가 아래 하나로 연합되는 것이야말로, 통일을 준비하는 참교육 아닐까? 통일은 이렇게 우리 안에 이미 시작되고 있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디베이트 훈련.

◈통일 세대 필수 훈련 ‘디베이트’

ETABI 활용 성경적 세계관 수업으로 훈련된 학생들은 ‘디베이트’ 토론 수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디베이트 수업을 처음 시작하고 경험삼아 디베이트 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들이 주장하는 논지에 성경적 가치가 녹아 있었고, 취합한 데이터도 탁월했던 것이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학생들의 말에서는 생명이 느껴진다. 상대를 배려하면서 자기 주장을 펼치는 모습에 성숙함과 여유가 느껴진다. 디베이트도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께 올리는 예배라 여기며 최선을 다해 임한다. 학생들은 준비를 위해 모일 때마다 BIS와 기도를 통해 말씀 안에서 성령의 인도함을 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준비 과정에서는 주어진 주제를 깊이 고민하며 성경적 관점을 찾고자 멘토들을 찾아다니며, 열띤 자체 토론도 진행했다.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작년에는 디베이트 축제 주관학교가 돼 100명 이상의 기독 청소년들을 초청해 축제를 진행했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UIC 통일 프로젝트 모습.
옳고 그름을 분별해 진리를 선포해야 하는 기독 청소년들이 찬반 입장과 변론을 준비해 현장에서 부여된 관점에서 논지를 펼쳐야 하는 방식은 다소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통일 세대들에게는 꼭 필요한 훈련이다.

편향된 시각과 판단을 넘어 상대의 입장과 논지를 분명히 이해하려는 자세, 하지만 말씀에 기초하여 성령 하나님의 감동으로 진리를 담아 성숙한 자세로 담대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훈련을 병행하면서, 민족 분단의 아픔과 이데올로기의 상처를 끝내고 오직 십자가의 진리 아래 통일 한국의 주역들이 세워질 것이다.

◈함송이 교장은

숙명여자대학교 국제영어교육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파주영어마을, 삼성크레듀, IBM유럽본부에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였다.

동유럽 집시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사역과 한국컴패션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긍휼 PBL 프로젝트 수업과 성경적 창의융합교육을 디자인 하였다. 현재 수지선한목자교회 생수의강 기독학교 초대 교장으로 섬기고 있다.

생수의강 기독학교
▲함송이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