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생명윤리연구소가 창립 19주년을 맞아 3일 중앙대 평동캠퍼스에서 '배아 줄기세포 연구, 윤리성과 방향성에 대한 검토' 세미나를 개최했다.

먼저 '배아이용 연구 허가와 줄기세포 연구 방향성의 변화'를 제목으로 주제발표한 류영준 교수(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는 "가장 약하여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배아단계의 생명을 파괴하는 것은 어떠한 목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인간배아복제 및 배아줄기세포를 지지하는 이들은 배아가 세포 덩어리라고 주장하며, 이로부터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은 윤리적이라고 한다"며 "그러나 배아는 생명이기 때문에 배아 파괴 행위는 생명파괴 행위이며, 생명을 죽이는 행위인 인간배아줄기세포수립과 인간배아복제행위를 반대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인간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희귀 난치성 질환 극복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1998년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수립 이후 20여년 동안 희귀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수많은 과학적 도전이 있어왔으나, 현재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간배아줄기세포의 세포치료제로서의 기대감은 초반의 기대와 다르게 안질환이나 면역강화제로 그 영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언론은 10년 전 전세계를 선도하던 줄기세포강국의 입지를 회복하고,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 보도했다"며 "더 나아가 복제배아줄기세포가 산업으로 이어지기 위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하고 비윤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복제배아의 파괴를 수반하는 체세포복제줄기세포연구의 승인은 정부에서 5월에 발표한 생명존중선언문의 주요 골자인 생명의 책임성, 평등성, 안전성, 관계성 모두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배아를 포함한 모든 인간의 생명은 절대적으로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아 연구원(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은 연구용 배아가 채취되고 제공되는 과정에서의 여성 인권의 문제에 대해 "여성들이 건강에 대한 보호없이 생식세포 채취에 노출되었고, 2013년까지 누적폐기된 배아의 수는 약 83만개였으며 더 많은 폐기 예정 배아가 발생될 것"이라며 "여성의 안전과 인권보다 '국가 출산률'을 위한 목적이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영 위원(한국여성변호사회 생명가족윤리특별위원회)은 "줄기세포 연구에 과학적 한계가 있다는 면과, 인간배아복제 실험이 우생학적 연구나 태아조직 혹은 장기 생산, 생명공학기업의 경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의 위험을 내포할 수 있다는 발표자의 지적은 우리 사회가 유념해야할 것"이라며 "연구대상자가 될 환자의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