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빵 놓고 싸우게 하는 것, 사탄의 이간질”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최성은 목사, 한국로잔 목회자 콘퍼런스 강의

선포하자, 복음의 우선성 의미
복음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
함께는 연합, 실행 기관은 교회

▲주제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준비위

▲주제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준비위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가 제4차 한국로잔 목회자 콘퍼런스 첫날인 18일 저녁 ‘복음의 우선성’이라는 주제강의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제4차 로잔 대회 주제이기도 한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를 주제로 18-20일 2박 3일간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다.

국제로잔 이사이자 콘퍼런스 준비위원장인 최성은 목사는 “이번 로잔 대회 주제 중 ‘선포하자’는 교회가 감당해야 할 ‘복음의 우선성’을, ‘나타내자’는 세상 가운데 행해야 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함께’는 ‘연합’을 각각 의미한다”며 “여기서 중심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본질이시다. 그리고 그 복음을 실행하는 기관은 바로 교회”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기독교 2천 년 역사에서 교회는 이 복음을 어떻게 선포하고 살아(나타)냈을까? 이는 거대한 주제이지만, 우리가 성경이 말하는 온전한 복음을 붙들고 있다면 매우 단순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다”며 “사도행전 2장 초대교회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받아들인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그것은 급진적 제자도였다. 그들이 복음을 듣고 전하고 순종하며 사는 모습은 유대인들과 로마 제국의 무서운 핍박도 능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게 제자들과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한 로마는 후일 많은 그리스도인들로 차고 넘쳤다. 로마 제국의 핍박을 피해 신앙을 지켰던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발자취가 있는 카타콤은 묘지의 수를 헤아릴 수도 없다. 그만큼 복음의 역사는 어떤 이방 민족의 침입보다 로마제국에 위협적이었다”며 “순교자들이 붙들었던 것은 제자들과 바울이 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순전한 복음이었고, 이는 근본적으로 예수님의 지상 대위임 명령이었다”고 풀이했다.

복음전도 우선성, 예수님 명령
삶과 죽음 경계 초대교회 성도
어떤 모양새건 그리스도 증거
하나님 주권적 인도 통해 열매

복음전도 역사를 간략히 훑은 후에는 “복음전도의 우선성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준엄한 명령이다. 이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최고 사명”이라며 “그러나 핍박받던 그리스도인들은 점점 지하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기도, 공동체 안으로 사람들을 마음 놓고 초대하기도 힘들었다.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어떻게 성장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최성은 목사는 “신앙인이 아닌 종교학자 바트 어만(Bart D. Eherman)은 <기독교는 어떻게 역사의 승자가 되었나?>라는 도발적인 책에서, 기독교가 12명의 제자에서 4백 년 만에 3천만 이상이 믿고 2천 년 후 세계 최대 종교가 된 이유로, 기독교의 철저한 종교적 배타성과 높은 도덕성, 제자들의 포교 방식, 정복자로서의 따뜻함, 깊은 연대의식 등을 꼽았다”며 “기독교에 비판적인 학자의 의견에도 배울 점이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던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모양새건 그리스도를 증거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오늘날 공산주의 치하, 이슬람 문화권, 독재 정권 아래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어떻게 복음을 증거하고 있을까? 교회가 세워질 수 없고, 제자훈련도 받을 수 없고, 간신히 쪽복음만 의지하는 곳에서 어떻게 복음이 전파되고, 숫자가 증가할 수 있을까”라며 “이는 성령의 역사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전 2장). 아무리 예수는 그리스도라 외쳐도,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적 인도하심 없이 우리 전도는 열매를 볼 수 없다. 이 심오한 복음전도에 대한 겸손함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스트모던 시대가 말하는 자유는 ‘하나님으로부터의 자유’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자유는 복음전도를 통해 인간을 죄에서부터 자유케 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하시는 것”이라며 “그 자유를 얻을 유일한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러므로 예수의 유일성은 타협할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고, 복음전도는 지상 대위임 명령이다. 복음주의자라면서 우리 대장 되신 예수님의 이 마지막 명령에 거부할 사람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최성은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준비위

▲최성은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준비위

사회복음, 종교다원주의 불러
WCC, 선교 모라토리엄 선언해
로잔 대회, 복음 회복하는 운동
사회 변혁 영향력 함께 강조해

최성은 목사는 “복음주의자라면, 사회복음(Social Gospel)과 사회참여(Social Involvement/Responsibility)라는 두 개념의 차이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사회복음은 1917년 월터 라우센부쉬(Walter Rausenbusch)가 <사회복음을 위한 신학>에서 말했듯, 예수 그리스도와의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복음에 대한 이해와 달리, 사회 구조적 죄악을 제거해 인간을 각종 억압과 착취로부터 해방시킴으로써 인간 사회를 하나님 나라로 변화시키는 것이 예수님 가르침의 요지요 복음의 핵심이라는 주장으로, 이런 흐름 속에 종교다원주의 신학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그럼에도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에서 교회들은 엄청난 부흥을 경험했다. 그러나 191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세계선교대회(WMC)’를 시작으로 에큐메니칼 선교가 본격화됐고, 1921년 ‘국제선교협의회(IMC)로 더욱 박차를 가했다”며 “1961년 IMC는 1948년 결성된 세계교회협의회(WCC)에 흡수됐고, 이후 WCC의 선교는 급진적 자유주의들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선교의 세속화, 선교의 인간화, 선교의 모라토리엄’을 주장하며 복음적 선교의 열정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존 스토트(John Stott) 박사는 1968년 제4차 WCC 웁살라 대회 참여 후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고 한다. “육신적 가난이나 기아에 대해 염려와 외침은 들렸으나, 복음화되지 못한 수백 만의 영적 기아를 염려하고 주를 거부하고 회개하지 않았던 도성을 향해 우셨던 우리 주님의 눈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가 선교를 봉사적 관심 속에서 바라본다 할지라도, 먼저 그리스도 중심적 존재가 돼야 그 다음 세상을 향한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럼에도 WCC가 1973년 방콕 대회에서 구원을 “인권에 대한 정치적 억압에 항거해 인간 존엄성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며, 개인의 삶 속에 도사리고 있는 절망에 항거해 희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자,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을 중심으로 1966년 ‘시카고 휘튼 세계선교대회’와 ‘베를린 세계전도대회’를 열어 “기존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사회의 아픔을 외면한 채, 자유주의와 근본주의를 양산한 책임을 통감하고”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성은 목사는 “이후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 복음화 국제대회(the First International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를 열고 역사 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복음을 회복하자는 운동을 시작했다”며 “더불어 복음의 영역이 개인 구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이 복음으로 변화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통해 곳곳에서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는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18세기 영국 복음주의 대부흥운동 역시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개혁으로 이어졌고, 궁극적으로 해외 선교로 열매를 맺었다. 독일 경건주의를 통한 영적 개혁도 마찬가지”라며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의 사역을 생각해 보라. 교회를 개척하고 복음을 증거하면서도 학교와 병원 등을 지어 연약한 사람들과 소외 계층들에 의료와 교육을 제공했다. 복음의 진리를 강조함과 동시에, 예수님의 사랑을 통한 사람과 사회 변혁을 실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제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준비위

▲주제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준비위

이간질하려는 사탄의 화두일 뿐
예수 유일성·우월성 더 선포하되
사회적 실천과 균형 맞출 필요
4차 대회, 지난 50년 평가할 것

그는 “우리는 복음과 빵 사이에서 싸울 필요가 없다. 그것은 사탄이 그리스도인들을 이간질하려 던진 화두일 뿐”이라며 “복음전도와 이웃 사랑, 즉 ‘The Great Commission’과 ‘The Great Commandment’ 사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은 사탄의 최고 전략이다. 예수님의 지상 대위임 명령과 대계명은 둘 다 우리에게 주신 엄중한 마지막 유언”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로잔 대회가 WCC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2010년 케이프타운 대회를 전후로 복음전도의 우선성보다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강조를 더 많이 한다는 해석”이라며 “WCC가 총체적 선교(Holistic Mission)를 강조하자 로잔이 사용한 통전적 선교(Integral Mission)라는 용어를 갖고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전적 선교’라는 말이 복음의 우선성을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복음의 우선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복음을 이웃에게 선포하지 않고 교회 제도 안에 갇혀 이웃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게토화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죽은 신학 사상이 아닐까”라며 “동시에 이웃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복음 선포는 하지 않은 채, 사회정의 실현 자체가 그들의 영혼 구원이라고 믿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최성은 목사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로잔 선언문조차, 복음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면서 그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금은 50년 전 로잔 대회 때보다 훨씬 더 강하고 견고한 진들이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러므로 히브리서 말씀처럼 복음의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우월성을 더욱 확실히 붙들고 선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최 목사는 “복음전도자는 복음의 우선성과 유일성을 강조하되, 동시에 선포되는 복음에 영혼 구원과 더불어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는 사회참여도 함께 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지난 50년 동안 로잔이 복음전도의 우선성과 사회적 책임 모두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는지는, 이번 4차 대회에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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