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제45회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신년 영성학술포럼이 ‘2024 로잔 대회에 바란다’는 주제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영한 원장의 개회사 후 김상복 교수(횃불트리니티 명예총장), 강승삼 교수(KWMA 전 대표회장), 한정국 목사(KWMA 전 사무총장)가 각각 발표하고, 안희열 교수(침신대)와 장성배 교수(감신대)가 논평했다.

◈WCC처럼 변질돼선 안 돼
한국교회 리더십, 세계 기대
복음 전파의 우위성 안에서
양자 균형의 복음 전파해야

‘로잔 운동의 성격과 4차 로잔 인천대회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김영한 박사는 “로잔위원회가 추진한 세계복음화 운동은 21세기 후기 기독교 시대 첨단 과학기술주의의 강력한 세속주의와 이에 감염된 자유주의 신학으로 약화된 기독교 선교에 활력이 되고 있다”며 “급속히 성장하는 비서구 교회들이 포스트 기독교 시대를 맞아 노쇠해진 서구 교회를 능가해 세계 복음화의 리더십을 승계하는 아시아, 특히 한국교회 리더십을 세계 교회가 기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로잔 대회의 성격으로는 본지 최근 칼럼 내용대로 ①20세기 지구촌에 기독교 선교의 새 동력 제공 ②총체적 선교(holisitc mission) 개념으로 복음주의 선교지평을 넓힘 ③‘미전도종족’ 개념 소개 및 10/40 창 소개. 타문화권 선교 우선 사역 필요성 제시 ④헌신된 신자들의 복음 운동의 네트워크 ⑤그리스도 선교로서 하나님 선교 강조 ⑥아시아 교회와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섬김 등을 꼽았다.

특히 “로잔 운동은 성경적 선교운동으로 신사도운동이나 혼합종교운동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①성경의 완전영감론 천명 ②신사도주의나 종교 혼합주의 배격 ③WEA와 제휴, 가톨릭·그리스정교·WCC와 비판적 협력 ④신복음주의 선호 등을 근거로 언급했다.

4차 서울 로잔 대회에 바라는 점으로는 ①창립 정신인 총체적 선교 계승 ②개종 유예 아닌 성경적 선교 본질에 충실 ③인본주의 선교 아닌 복음주의 선교 추진 ④세속주의적 인본주의 세계관으로부터 성경적 세계관 제공 ⑤중단된 미전도종족 선교 프로젝트 심층적 논의 ⑥엔데믹 시대 세계 및 한국 선교에 새로운 동력 부여 ⑦사회적 책임 영역 구체적 설정 ⑧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북한 주민과 중국 내 탈북민 인권 개선에 대한 관심 표명 ⑨생태계 보존, 태아, 반려동물 등 생명에 관한 복음주의적 선언 등을 제언했다.

김영한 원장은 “1948년 에딘버러 대회에서 창립돼 성경에 기초한 선교 정신을 가졌던 WCC는 1960년대 들어 본래 모습에서 이탈·변질돼, 종교 간 대화(Inter-Relgious Dialogue)와 선교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며 “로잔 운동도 세월이 감에 따라 WCC처럼 변질되지 않길 바란다. 존 스토트가 로잔 언약에서 제시했듯, 복음 전파의 우위성 안에서 양자 균형의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순위, 언제나 세계 복음화
로잔 대회 한국 개최, 특별한 은혜
의미 있으나, 끝난 후 의문도 남아
전 세계 선교 불길, 다시 점화되길

김상복 목사는 “1974년 7월 16-25일 스위스 로잔에서 처음 열린 ‘세계복음화를 위한 국제대회(Lausanne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로 로잔 대회가 시작했을 때부터 로잔 선교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세계복음화 사역들은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노력을 하고 있었으나 상호 간 연대 의식은 부족한 상태였는데, 복음전도자 빌리 그래함 목사의 영향력과 재정적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그곳에서 채택된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은 영국 존 스토트(John Stott) 주도 하에 완성됐다. 남미 억압적 군사정부와 가난이 극에 달했던 시대 남미 사무엘 에스코바르(Samuel Escobar)와 르네 빠띨라(Rene Padilla)의 설득으로 사회정의 개념이 로잔언약에 포함, ‘전인적 선교’라는 표현이 사용됐고, 랄프 윈터(Ralph Winter)의 미전도종족 복음화 개념도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4차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은 한국교회의 큰 기쁨과 감사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라고 생각한다. 한 주간 대회가 열리는 동안에는 즐겁고 의미 있는 영적 축제이고 보람이나, 막을 내리고 나면 ‘so what?’이라는 의문도 남곤 한다”며 “대형 국제대회들이 열릴 때마다 천문학적 재정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 목사는 “로잔 운동은 3차 대회에 이르면서 교회가 책임져야 하는 기독교 신앙의 사회적 책임 영역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질문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하나의 초점이던 세계복음화 운동이 두 영역으로 나타나며, 사회적 책임이 문서로는 잘 제시되고 있으나 현실적 실천에서는 모호해지고 있다”며 “로잔 운동의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계 복음화를 완수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래야 한다”고 단언했다.

김상복 목사는 “이번 4차 로잔 준비위원회 리더십은 참신하다. 대회장 이재훈 목사뿐 아니라 준비위원장 유기성 목사가 과시적이거나 정치성 없는 겸손하고 순수한 목회자들이어서, 과거 어느 때보다 본 목적인 세계 복음화를 위한 실질적 선교운동의 불을 점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한국에 오는 두 번째 대형 세계 대회인 만큼, 코로나로 침체돼 있던 세계 교회가 한국에서 영적 힘을 얻어 다시 일어나고, 21세기 중반을 향해 가는 세계선교의 불길이 다시 새롭게 점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고 전했다.

◈로잔 대회, 교회에 활력 불어넣어
아시아 교회 하나로 모으는 동원자
한국교회 성도들, 성장하는 계기로
창조질서 파괴 세력에 소리 높여야

강승삼 교수는 “로잔 운동은 1960년대 자유주의 신학이 지배하는 서구사회 세속화로 서구 기독교가 쇠퇴하고, 선교가 위기에 직면한 시기에 태동했다.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을 목표로 세 차례 대회를 통해 비전과 신학을 견고히 구축했다”며 “특히 로잔 언약, 마닐라 선언, 케이프타운 서약 등의 문서들을 통해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통합하는 총체적 선교를 제시해 복음주의 선교의 지평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가 아시아의 중심이라는 측면이 아니라, 아시아 교회를 하나로 모으는 동원자가 되고, 겸손히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조직위원장 이재훈 목사의 발언을 인용해, 강 교수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로잔 운동 정신을 담은 문서들과 활동들을 탐색하며, 복음의 통전성에 대한 연구와 합의, 세계 선교 사명과 전략에 대한 헌신, 각 직능에서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대한 참여, 협의, 나눔들을 통해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세 차례 대회의 유산도 각각 평가했다. 먼저 로잔 언약이 채택된 제1차 로잔 세계복음화 국제대회(1974)는 ①세계 선교를 위한 신학적 기초 ②미전도종족 우선 선교사 배치 전략의 필요성 ③통전적(총체적) 선교 개념 수용 등, 제2차 마닐라 대회(1989)는 ①구소련과 동유럽, 여성, 평신도 등 새로운 국제 파트너십 결속 ②10/40 창 지역 선교 인력 배치 전략 등, 제3차 케이프타운 대회(2010)는 ①세계 교회를 위한 협력의 플랫폼 형성 ②30개 이상 이슈 그룹이 모든 영역의 원활한 네트워크로 선교신학 발전과 실천에 지속적 도움 ③차세대 청년 리더 양육과 지도력 발전에 공헌 ④변천하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영향력과 아이디어 연결 과업으로 부르심 등을 각각 꼽았다.

그러면서 제4차 2024 로잔 서울 대회를 향해 ①로잔 운동 유산을 이어가고 ②선언문에 비성경적 신학과 창조질서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이며 ③21세기 신진 선교 세력의 지도력 계승과 선교 정책 및 전략 개발에 힘쓰고 ④사도행전적 선교신학의 근거가 되는 성경적 선교신학을 회복하며 ⑤차세대 선교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⑥선교사 인성 개발연구 필요성을 제기하며 ⑦구속사적·종말론적으로 현대인의 세계관을 바르게 관찰하고 ⑧이슈 트랙과 차세대 선교모델 개발은 하나님 나라 선교 완성을 위해 성경적 선교 본질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 나라 선교의 근원이자 대법전이고, 모든 시대 선교의 종합계획이자 전체 설계도이다. 구약 전체 기록에서 하나님 나라 선교로서 야훼 하나님의 계획을 읽을 수 있다”며 “신약은 인간 구원과 하나님 나라에 관한 원전(Canon)이다. 하나님 나라 선교에 있어 사복음서는 기초, 사도행전은 총론, 사도 서신들은 각론, 요한계시록은 결론”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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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국 선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로잔 운동의 시대적 역할과 방향
1차 미흡했던 이웃 사랑 실천 추가
2차 미흡했던 전방 개척 선교 논의
3차 대회에 WCC·정교회 참여 계기

한정국 선교사는 “1974년 태동한 로잔 운동은 전도가 약화된 시대적 요청으로, 다시 한 번 전도 활성화를 통한 복음주의 교회 부흥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교회는 좋은 예가 됐다”며 “그러나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어진다. 로잔 1차 대회에서 교회 성장의 취약한 부분으로 ‘이웃 사랑 실천’이 드러나자, 2차 대회는 복음전도 우선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한 사회 변혁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한 선교사는 “2차 대회에서 여전히 취약했던 전방개척선교(Frontier Mission) 분야는 로잔 밖 사람들의 전유물이 됐다”며 “로잔의 이런 사고방식은 선교적 관심을 급속히 약화시킨 WCC의 선교 노선과 병행되면서 양 진영이 가까워지게 했다. 이 점은 생각지 못한 어둠 속의 빛이 되어, 3차 케이프타운 대회에 WCC 및 정교회 지도자들이 초대되는 계기가 됐다. 케이프타운에서 모인 전 세계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이 각 종족 방언으로 한 찬송을 함께 부르는 모습은 천국의 예행연습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이로 인한 선교의 강조점 약화는 1989년부터 10년 간 로잔에 영적 침체기가 오게 했다. 그러나 로잔 운동의 부채를 대신 메운 북유럽 교회의 너그러움으로, 로잔 운동은 21세기를 맞아 재정비를 하게 됐다”며 “영성 운동 관점에서 로잔 운동의 큰 기여는 특별계시인 성경으로 20-21세기 해석을 명쾌히 내리면서도, 성경에서 언급되지 않는 일반계시 영역을 잘 제시해 교회가 이 시대에 하나님의 뜻을 올바로 분별하는데 나침판과 밝은 빛이 된다는 점”이라고 했다.

한 선교사는 “창조 질서를 어지럽히는 제3의 성 인정, 동성애 교육 법제화 등에 위협을 느낀 한국 복음주의 교회는 창조 질서 회복 운동을 일으키고 있다. 또 태아와 반려동물 등 생명의 귀함을 선포할 필요가 있다”며 “염려되는 점은 북미·유럽 일부 교회들이 동성애 및 낙태 문제를 너그럽게 보는데, 이 문제를 명쾌히 다루려다 연합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한인 교회들이 동성애 관련 교단 결의에 반대해 교회당을 고스란히 내어주고 거리로 나와 예배를 드리는 점은 너무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정국 선교사는 “로잔의 모든 문서들은 하나님의 교회가 인정해야 할 일반계시로 본다. 하나님의 교회가 성경을 금과옥조로 삼아 읽고 공부하고 순종하듯, 로잔 모든 문서들도 학습·실천하는 것이 로잔 운동의 영성화”라며 “이번 로잔 2024는 로잔 50주년 감사 예배와 동시에, 시대의 요청에 따른 새로운 하나님의 적절한 일반계시를 계속 발굴하고 개척해야 할 임무가 기독 지도자들에게 주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논평에 나선 안희열 교수는 “김상복 목사님은 목회와 선교에 큰 그림을 그려 주셨고, 강승삼 교수님은 학자의 도를 일깨워 주셨고, 한정국 선교사님은 선교사의 역할과 사명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오늘 지적된 사항들을 로잔 대회 준비위원회가 발견하고 실천한다면, 제4차 로잔 대회는 성공적인 대회로 하나님 나라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성배 교수도 “제1차 로잔 대회부터 복음주의 운동과 함께해 오신 분들이 복음주의 운동의 역사에 대해 증언하는 글을 읽는 것은 큰 감동이었다”며 “세 분 모두 강건하셔서 로잔 운동의 불꽃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고, 앞으로도 50년 이상 역사적 증언을 계속해 주실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