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다니며 구호활동’ 우크라이나 사역자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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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통신] 지금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들

전쟁 3년째가 되어가는 우크라이나에 다시 추운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최전선을 다니며 구호활동을 하는 한 사역자의 편지를 프라하 생명나무교회 곽용화 선교사님이 번역해 소개해 주셨습니다. -편집자 주

▲구호를 실시하는 모습.

▲구호를 실시하는 모습.
◈전쟁의 시작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주요 도시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키이우, 체르니히우, 수미, 하르키우, 미콜라이우, 오데사, 드니프로 등 우크라이나 북부, 동부, 남부 도시들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았고, 헤르손, 베르단스크, 멜리토폴 등의 도시들은 적군에 의해 점령됐습니다. 도시 가운데 마리우폴은 지구 표면에서 거의 지워진 후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되었습니다.

◈피난과 대피소

난민 물결은 서쪽으로 쏟아졌습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과 대량 학살로 집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전쟁을 피해 유럽과 영국, 미국, 캐나다로 도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사역은 친구들과 함께 동부에서 난민들을 대피시키는 일을 도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테르노필에서 피난 열차를 만나 그곳에서 만난 난민들을 우리 차에 태우고 루츠크로 데려갔습니다. 그곳에 있는 피미암(Fimiam) 교회 부지에 대피소가 설치되었고, 이곳에 오는 난민들은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유럽에서 새로운 임시 거처를 찾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경을 넘어 폴란드 자원봉사자들에게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피미암 교회에는 한꺼번에 100명 정도가 지낼 수 있었고, 전쟁 전부터 캠프와 수양회를 주관하던 피미암 교회 수련회 센터에서는 최대 70명까지 수용했습니다. 동시에 아가페 재활센터에서는 장애인 난민들을 보호하기 시작했습니다.

◈필요한 물품과 함께할 사역자 찾기

이 모든 사람들에게는 하루 세 끼의 따뜻한 식사와 의료, 위생용품이 제공돼야 했기 때문에, 나는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 유럽으로 인도주의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우리를 혼자 두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폴란드, 독일, 체코에서 음식과 생활용품을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내 삶과 사역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신 한 가지 사례에 대해 쓰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내 믿음을 강하게 하시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어느 날 폴란드 루블린 인도주의 구호 창고에서 몇몇 남성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고, 알고 보니 그들은 한국과 체코 프라하에서 온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 중앙교회 이상호 목사와 정구철 장로, 그리고 체코침례교단 소속 프라하 생명나무교회 곽용화 목사였습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전달할 음식을 가져왔습니다. 이 만남을 통해 나는 개인적으로 곽용화 목사라는 친구를 얻었고, 사역에 큰 지지를 얻었습니다. 곽 목사는 나와 내 친구들이 봉사하도록 하는 개인적인 모범이자 영감입니다. 그와 그의 한국인 파트너를 통해, 나는 최전선과 러시아 점령으로부터 해방된 지역의 민간인들에게 수많은 음식, 이유식, 기저귀등과 생활용품을 전달했습니다.

▲곽용화 선교사와 그리고리 사역자.

▲곽용화 선교사와 그리고리 사역자.
◈군 지원

2022년 2월 25일, 친구 미콜라(Mykola)가 영토 방어를 위해 군에 자원 입대했습니다. 전쟁이 시작될 때 우리 군대, 특히 고국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사람들에게는 무기 외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그에게 필요한 군사 장비를 제공하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모금 행사를 발표했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큰 축복을 주셔서 나는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살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사고 남을 정도로 모금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와 그의 형제 네 명에게 방탄조끼, 헬멧, 전술복, 신발 및 기타 필요한 물건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대한 섬김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나는 볼린 주에 있는 영토방위군 제100독립여단, 미콜라이프 포병 부대, 아조부, 자포리자 전자통신부대 및 기타 부대에 필요한 장비와 식량을 전달하는 일을 하기 위해 팀을 조직했습니다. 나는 군인들을 위한 전술의학 훈련을 두 번 진행했고, 그들을 위해 구급대원 팀을 데려갔습니다.

우리는 피미암교회 친구들과 독일 동역자들과 함께 제3독립 돌격여단 야전병원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준비해 놓고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다양한 부대에 물품을 배송하고 전달하기 위해 차량 4대를 구입해서 돕고 있습니다.

피미암 교회 자매들도 만두, 양배추롤, 쿠키 등을 준비해 우리 군과 루츠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부상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민간인 돕기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리는 피미암 교회(Fimiam Church) 팀과 함께 2022년 4월 8일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으로 기차역에 있던 민간인 중 7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6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던 크라마토르스크를 비롯해 콘스탄트니노브카, 쿠판스크, 이지움, 자포리자, 오레호브, 포크로우스크 및 기타 여러 도시를 비롯해 동부 지역 2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2023년 3월, 이러한 여행 중 자포리자에서 우리와 함께 여러 임무를 수행했던 친구이자 폴란드 자원 봉사자인 마렉 마스탈레르츠(Marek Mastalerz)가 콘스탄트니노브카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아가페 우크라이나(Agape Ukraine)와 함께 우리는 헤르손 지역을 17번 방문하여 러시아군이 카호브카(Kakhovka) 수력 발전소 댐을 폭파한 후 침수된 지역에 사는 민간인에게 3,000개 이상의 식품 패키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리 사역자의 모습.

▲그리고리 사역자의 모습.
◈미래에 대한 계획과 비전

지금 전선 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아우디이우카(우리도 갔던 곳)에는 지금 계속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고 있고, 헤르손은 지속적 포격을 받고 있으며, 오크(러시아군을 비하하는 용어)는 쿠퍈스크와 바흐무트 근처에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사역을 분석하고, 그 중요성을 깨닫고, 하나님의 강력한 지원과 축복을 경험하면서 나는 그것을 확장하고 전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람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섬기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목회자 리더십 과정을 수강하려고 키예프 신학교에 등록했습니다.

나는 느헤미야 이니셔티브(Nehemiah Initiative)라는 비정부 조직을 정부에 등록했는데, 이를 통해 정부 당국 및 외국 파트너와 보다 효과적으로 교류할 수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가족이 없을 것입니다. 과부와 고아, 부상자와 그 가족, PTSD(군인 및 민간인) 환자가 늘어날수록 영적·심리적으로 도움을 주는 전문 분야 목회자와 전문가들이 점점 더 필요해질 것입니다.

나는 이 모든 분들이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재향군인 클럽을 열고 싶습니다. 나는 군인들을 위한 소그룹과 군인의 미망인들과 아내들을 위한 별도의 그룹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그러한 클럽이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동쪽과 남쪽에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집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소망입니다.

내가 이 공공기관을 등록한 것도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였습니다. 나에게는 이 일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같은 생각을 갖고 충실하며 헌신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있습니다.

또 우리 교회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축복해 주고 있습니다. 나는 이 사역을 재정적인 도움과 후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존경과 사랑, 겸손을 담아,
그리고리 키흐친(Grigory Kichkin).

그리고리 사역자 팀은 다시 구호물품을 구하기 위해 11월 10일 프라하에 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보내왔습니다.

◈필요한 겨울용품

1. 보조 배터리 20000mAh 이상
2. 손전등
3. 배터리 AA 및 AAA
4. 발 난로
5. 겨울 침낭
6. 겨울 양말
또 평소처럼 물 티슈와 음식이 필요합니다.

물품 구입에 필요한 재정을 후원하실 분은 아래 계좌로 보내주시면
전달하겠습니다. 후원금을 보내주실 때 ‘UA 돕기’라고 꼭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KEB하나은행 772-910339-32107 예금주 곽용화 Yong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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