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전투 장면도 그리스도 중심으로 설교하려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서울신대, 브라이언 채플 초청 강연

설교대학원, 예배설교 컨퍼런스
성경 본문 모두 예수 언급은 않아
의도치 않은 곳 억지로 언급하려
알레고리나 상상으로 왜곡 안 돼

각 본문에 적절한 맥락 제공 위해
예수님 ‘온전한 계시’ 은혜 설명을

하나님 은혜, 본문 통해 드러낸 후
그리스도 안에 온전히 드러나도록

▲브라이언 채플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서울신대
▲브라이언 채플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서울신대

서울신학대학교 설교대학원(원장 소형근 교수) 주최 예배설교 컨퍼런스가 ‘그리스도 중심 설교와 예배(Christ-Centered Preaching & Worship)’라는 주제로 10월 16일 부천 서울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브라이언 채플(Bryan Chapell) 박사를 초청해 오전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 오후 ‘그리스도 중심적 예배’를 주제로 두 차례 강의를 청취했다.

브라이언 채플 박사는 미국 커버넌트 신학교(Covenan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설교학 교수 및 총장을 역임하고, 일리노이주에서 가장 유서깊은 장로교회 중 하나인 그레이스 장로교회(Grace Presbyterian Church)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주요 저서로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 이렇게 하라>, <그리스도 중심적 예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시작하라>, <성화의 은혜>, <불의한 시대 순결한 정의> 등과 최근 <일과 은혜>를 펴냈으며, 현대 설교학의 주요 흐름이자 최근 국내 에서도 강조되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를 일찍부터 주장해 왔다.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 새로운 도전들과 발전’이라는 제목의 오전 강의에서 그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하나씩 풀어주면서, 구체적인 설교 방법과 설교 적용과, 복음전도에의 필요성 등을 다뤘다.

브라이언 채플 박사에 의하면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와 무관해 보이는 본문에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본문을 통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줌으로써, 그 은혜를 그리스도 안에 온전히 드러나게 하고 그분의 우리를 향한 사랑을 우리도 세상을 향해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채플 박사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는 성경신학을 설교 사역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정의는 먼저 성경 본문을 적절하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필요한 석의 작업에, 조직신학과 함께 성경신학이 독특하게 기여할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고 운을 뗐다.

브라이언 채플 박사는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구속 계시의 정점이기 때문에, 모든 성경의 계시가 드러내고자 하는 텔로스, 즉 궁극적 진리는 그분”이라며 “그렇다 해서 모든 성경 본문이 예수를 언급한다는 뜻은 아니다. 원저자가 의도하지 않은 곳에 예수를 억지로 언급하려 알레고리나 상상을 통한 해석으로 본문을 왜곡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채플 박사는 “오히려 각 본문에 적절한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 그리스도가 ‘온전한 계시’라는 은혜를 설명해야 한다”며 “최우선·근본적으로 할 일은 하나님 아들이 본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은혜가 본문을 통해 어떻게 드러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그 후 은혜를 분명하게 설명하고, 그 은혜를 그리스도 안에 온전히 드러나는 것과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속적 해석(그리스도 중심)은 그리스도가 율법의 완성, 예언의 성취, 성령의 증거이며 성경이 계시하는 궁극적 보화임을 이해하는 데 달려 있다”며 “그리스도의 구원을 지시하기 위해 성령께서 우리에게 점진적·유기적·구속적으로 보여주시는 은혜를 떠나서는 어떤 성경 본문도 바르고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이렇게 성경을 이해할 때, 성경은 전기나 전투 장면, 행동 지침들을 모아 놓은 것 이상”이라고 전했다.

브라이언 채플 박사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로 가는 길은 본문이 그리스도 또는 그의 메시아 사역의 한 측면을 직접 언급할 때 가장 분명히 나타난다. 예수님이나 그분의 구원 활동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복음서 기록, 메시아 시편, 서신의 전개 또는 예언자들의 발언에서 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은 구절들이 더 많다. 그렇다면 설교자에게 어떤 다른 대안들이 있을까”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구속 사역은 구약의 모형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단 해석 오류를 피하기 위해 신약 저자가 어떤 것을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규정하지 않는 한, 구약의 어떤 부분이 그리스도의 모형인지 명시할 권한은 없다”며 “신약에서 구약 사용에 대한 연구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해, 성경의 그리스도 중심성에 대한 증거들도 더 많이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채플 박사는 “그러나 이러한 모형론이나 직·간접적 언급에만 의존해서는, 대부분의 본문에서 그리스도 중심적 성격을 식별할 수 없다. 본문이나 모형 모두 그리스도의 사역을 드러내지 않을 때, 설교자는 구속사적 메시지의 초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문맥’에 의존해야 한다”며 “본문이 하나님의 구속 계획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증진시키는지 설교를 통해 명시할 때, 본문의 그리스도 중심적 초점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오후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오후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성경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구속 활동에 대한 계시이기에, 설교자는 하나님의 구속 계시 맥락에서 특정 본문이 어디에서 어떻게 기능하는지 보여줘야 한다”며 “문맥상 모든 구절은 그리스도의 사역을 ①예고하거나 ②예비(준비)하는 것이거나 ③반영하거나 ④그 결과이거나 이 모두일 수 있다. 모든 구절이 네 가지 구속의 초점 중 하나 이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①이 본문은 구속의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본성에 대해 무엇을 보여주는가? ②이 본문은 구속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무엇을 보여주는가? 이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렌즈로 가진 ‘복음의 안경’을 쓰면, 모든 본문에서 어렴풋이 비치는 은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질문들은 구약에 신약을 억지로 갖다 붙이거나 편견에 찬 신학을 본문에 덧씌우지 않고, 본문의 진실성, 권위, 석의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모든 본문을 구속사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복음의 안경을 쓰면 우리 최선의 행위와 하나님의 거룩함 사이 ‘큰 불균형(the great disproportion)’을 보게 된다. 또 우리가 하나님과 화해하거나 그분이 요구하시는 것을 행하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뭔가 하셔야 한다는 필요를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성경 전체에서 사용된 복음의 안경은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께서 구원의 은혜를 베푸실 때, 시종일관 비치는 은혜의 빛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도 했다.

브라이언 채플 박사는 “본문에서 복음의 목적(the Gospel purpose)을 분별하는 것은 올바른 해석을 위해서뿐 아니라,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사역자가 아니라, 변화를 일으키는 사역을 감당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는 우리가 설교를 적용할 때 근거로 삼는 해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 중심적 강해의 필요성과 힘은 적용을 위해 필요한 동기부여를 생각할 때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채플 박사는 “모든 종교가 동일하고 종교적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다원주의 시대, 기독교의 독특성은 도덕 규범이 구원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기독교는 도덕적 선이나 정신적 초월의 어떤 단계에 도달함으로써 자격을 얻는 대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다가오신다고 가르친다”며 “우리의 소망은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을 만큼 선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찾아오실 만큼 선하셨음을 신뢰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도 중심적이지 않은 설교는 신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차이를 생각하지 못하게 하고, 불신자들에게 기독교의 독특한 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게 한다”며 “모든 종교가 결국 동일하다는 주장은 실제로 신앙적 구별을 위해 전념해온 사람들의 헌신과 생각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오후에는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 우리의 찬송 안에서 그 분의 이야기를 전달하기’라는 제목으로 루터와 칼뱅, 가톨릭과 웨스트민스터 등 역사적 여러 예전들을 비교하면서 ‘복음을 전달하기 위한 예배’에 대해 탐구했다.

설교대학원장 소형근 교수는 “서울신대 설교대학원은 한국 최초의 ‘설교’ 중심 단일인가 대학원으로 2015년 설립 후 2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명실상부한 설교 전문 교육기관”이라며 “설교대학원 설립 목적은 한국교회 설교자들의 설교사역을 돕고, 나아가 교회 강단 개혁을 통해 한국교회의 갱신과 성숙을 도모하는 데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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