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갈등 극복해 다시 일어설 것
하나님 나라와 의 위한 기도·헌신
선교사들, 복음과 민주주의 함께

민족화합기도회 3.1절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제36회 3.1절 민족화합기도회가 3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제일교회(담임 윤성원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도회는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제한 없는 대면 집회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기도회에서는 36회째를 맞은 민족화합기도회를 최초로 시작한 정근모 장로(전 과기처 장관)가 수술 후 투병 중 직접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정근모 장로는 “이렇게 아침부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하나 되어 예수님 안에 예수님과 같이 하면서, 예수님 축복 속에 민족화합기도회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정근모 장로는 “미국 워싱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모든 순서를 축복해 주시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오랜만에 건강하신 모습 뵐 수 있어 감사드리고, 모든 순서를 위해 애써주신 교회 관계자 여러분들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생각한다”고 했다.

1부 예배는 성창용 목사(충무성결교회) 사회로 박상수 장로(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이하 한직선) 대표회장)의 기도, 백영현 장로(삼성제일교회)의 성경봉독, 삼성제일교회 그라티아 중창단의 찬양 후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원로)가 ‘큰 근심, 그치지 않는 고통(로마서 9:1-5)’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최이우 목사는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무력 통치를 거부하고 조직적·계획적으로 저항한 사건이었다. 이후 만세운동은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졌고, 일제는 제암리교회 학살 같은 탄압을 벌였다”며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수준의 갈등을 겪고 있으나, 종교와 남녀노소, 빈부 차이 등 모든 것을 극복했던 3.1 정신이 다시 살아난다면 이념도 지연도 학연도 초월해 일치된 민족으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3.1운동을 통해 한국교회는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했다. 당시 기독교인은 천도교의 1/10 수준인 25만여 명에 불과했으나, 민족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였고 3.1운동의 전국화 단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기독교 인구가 1.5%였지만, 참가 인원의 30% 가까이 차지했다. 그 열정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한국교회 부흥과 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려면, 먼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와 의를 위해 기도하며 헌신해야 한다. 삶의 가치관을 경제에 두지 않고, 하나님 앞에 먼저 예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요셉처럼 어려움과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의 비전을 실천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 나와 함께 계신다는 코람 데오(Coram Deo)의 믿음이야말로 형통한 삶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인의 정체성에 걸맞게 살아야. 소리 없이 녹아 세상에 맛을 내는 소금처럼, 희생하며 다른 사람의 길을 밝히는 빛처럼, 바른 삶을 보여주는 산 위 동네처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말씀을 아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가서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피조물로서, 말마다 일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최이우 목사는 “우리는 정말 믿음의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진실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진보와 보수, 여와 야를 초월해 하나님 뜻이 이뤄지도록 함께 기도해야 한다”며 “민족화합기도회를 시작하신 장로님 다섯 분의 정신이 바로 그것이었다. 부디 우리의 기도가 흩어지지 않고 상달되어, 하나님 나라와 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이 굳건하게 세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족화합기도회 3.1절
▲정근모 장로(왼쪽)가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성만 목사(C-LAMP 총동문회장)의 봉헌기도 후 장폴 목사(민족화합기도후원회)가 ‘대통령과 위정자들,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를 위하여’, 서동권 장로(한직선 선교비전본부장)가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위하여’, 이대준 집사(한국전력그룹선교회)가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치유와 회복을 위하여’ 기도했다.

김소엽 권사(신촌성결교회)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복음의 만세운동’을 제목으로 축시를 낭송했고, 애국가 제창 후 홍신종 장로(삼성제일교회)·최영분 권사(한직선)·김순옥 권사(충무성결교회)·조영진 집사(민족화합기도후원회) 등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이 진행됐다. 예배는 최이우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2부 세미나는 윤성원 목사 사회로 발기인 정근모 장로의 인사, 손정우 장로(삼성제일교회)의 특별연주 후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가 ‘3.1운동, 대한민국, 그리고 기독교’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박명수 교수는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를 통해 서구 근대문명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땅에 왔던 미국 선교사들은 복음뿐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정치제도를 함께 가져왔다”며 “동양에는 그때까지 모든 사람이 함께 사는 공화제가 없었다. 임금이 모든 전권을 갖는 전제정치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910년 우리 민족이 나라를 잃었을 때, 대다수 국민들은 선교사를 통해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선포한 민족자결주의에 환호했다. 이런 국제사회의 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미국 교포들이었다”며 “그 중에서도 하와이에 있던 이승만 박사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윌슨에게 수학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기회가 오면 국내에서 독립만세를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3.1운동의 진원지는 바로 이승만 박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운동이 상해 한인교회와 동경 YMCA 등 해외에서 번졌다가 국내에 전달됐다. 먼저 평안도 이승훈 장로 등 기독교인들에게 전해졌고, 서울의 천도교도 손병희와 서울 YMCA 기독교 학생들에게도 전해졌다”며 “그래서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가 울려퍼진 것이다. 3.1운동은 기독교의 국내외 네트워크와 천도교의 자금이 합쳐져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3.1운동의 꽃은 ‘우리가 독립국임과 자주국임을 선언’한 기미 독립선언서인데, 그 유래는 1776년 미국 독립선언서였다. 그래서 1919년 4월 이승만 박사는 미주 동포들과 함께 미국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필라델피아 그 자리에 가서 우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것”이라며 “기미 독립선언서는 곧바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이를 잊지 않으시고 해방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민족화합기도회 3.1절
▲최이우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명수 교수는 “1919년 4월 11일에는 임시정부에 의해 우리가 앞으로 꿈꾸는 나라의 설계도를 천명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이 발표됐다”며 “이승만 박사는 임시정부의 방향을 기독교 국가와 미국식 민주주의라는 두 가지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임시헌장에는 △대한민국은 하나님과 인간이 하나 되어 만들었다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뜻에 의해 만들어진 나라로서 인류 문화와 평화에 기여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이뤄질 하나님 나라의 기초가 된다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끝으로 “1919년 3.1운동은 일제의 억압에서 우리 민족의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운동이었다. 과거 우리 자유를 억압하고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한 곳이 일본이었지만, 지금은 북한과 중국”이라며 “북한은 핵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중국은 종주권을 갖고 대국 행세를 하려 한다. 1919년 일본의 위협을 맛본 우리는 2023년 오늘 무엇이 우리의 위협세력인지 잘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특강 후 유태환 장로(민족화합기도후원회)의 광고, ‘민족을 위한 기도’ 제창 후 이도재 장로(Korea CEDAR)의 마침기도, 사진촬영이 이어졌다.

민족화합기도회는 1986년 미국 Cedar Group에서 예배 중 ‘민족 화합(National Reconciliation)을 위해 기도하라’는 소명을 받은 정근모 장로가 1987년 귀국 후 故 최태섭 장로의 전폭적인 지지로 故 김인득·이한빈·서영훈 장로와 함께 1987년 3월 발기해 시작됐다.

이들은 “1919년 3.1 독립운동은 33인의 민족대표 중 다수가 기독교인들이었다”며 “기독교인들은 일제에 항거하는 운동과 함께 신사참배를 거부함으로써 믿음의 결단을 표시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988년 3월 1일 종로성결교회(현 삼성제일교회)에서 제1회 민족화합기도회를 가졌다. 1993년부터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라이즈업코리아, 국가조찬기도회 등과 공동 개최하고 있으며, 해마다 여러 유관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기도회는 삼성제일교회·충무성결교회, 한직선, 민족화합기도후원회 등이 공동 주관했으며, 국가기도운동본부, 한국전력그룹선교회, C-LAMP, Korea CEDAR, RUK운동협의회, CMBC 등이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