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반려동물들의 무분별한 안락사(安樂死)를 방지하기 위한 윤리적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18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이 논평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모든 생명체를 보존하고 다스리라는 청지기 사명을 주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인류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을 경시하거나 무분별하게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소중하게 보호해야 한다"며 "동물의 생명은 사람의 욕구나 필요에 따라 취급당하는 수단이 아니다. 생명은 그 어떤 것의 수단이 될 수 없고 반드시 목적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인류만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의 구성원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존재들"이라며 "모든 자연 속에 있는 생명체들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생명권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에 인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는 사명과 자연 생명의 존중이라는 두 원칙을 통해 생명의 경중을 떠나 모든 생명을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인류 공동체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생태 숲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며 "모든 생명은 잠시 자연에 머물러 있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겸허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의 주인은 하나님이고 그 주인의 질서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반려동물들의 안락사(安樂死)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동물들의 안락사가 일어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안락사가 무분별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일년에 한주간을 동물권 보호주간으로 정하여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며 "교인이 중심되어 '반려견 구입보다는 유기견 입양'을 실천하는 것이 교회가 동물권 보호를 위한 하나의 모범이 되어야 하지 아닐까?"라고 했다. 아래는 논평 전문.

복음주의조직신학회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크리스천투데이 DB
반려동물들을 비롯한 모든 생명들은 소중하므로 귀하게 존중되며 생명권이 보호되어야 한다.
반려동물들의 무분별한 안락사(安樂死)를 방지하기 위한 윤리적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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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SNS에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반려동물 역시 사람의 인권(人權)에 버금가는 생명의 권리를 지니고 있다는 '동물권'은 20세기 후반부터 선진국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나간 윤리개념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최근들어 반려동물의 생명권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반려견 1000만 마리' 시대에 한편으로는 동물의 생명권을 위해 유기 동물 입양은 물론, 채식(菜食)까지 실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애완견'은 '반려견'으로 격상됐고, 거리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면 아이와 개 중에 누가 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정도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 해 10만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주인을 잃거나 버림받는다. 반려동물에 관해 관심이 커져가다 보니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도 크게 형성되고 동시에 그와 관련된 여러 윤리적 문제도 빈번히 발생되고 있다. 산책로에 이웃 주민이 데리고 나온 강아지에 물리는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반려견 때문에 생겨나는 위험으로부터 주변사람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관련법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얼마 전 국내에서는 강아지를 안락사(安樂死) 시키는 일이 발생하면서 동물 안락사에 대한 논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최근에 국내에서 구조(救助) 동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후원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온 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수 백 마리의 구조동물들을 안락사 시켰다고 고백하면서 동물의 안락사 문제가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서 "만약 구조해 살릴 길이 전무하다면 인도적 안락사라도 해 주는 것이 동물에게는 이익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누가 안락사의 기준을 정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커지고 있다. 동물의 안락사는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사람의 생명과 동등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구조된 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샬롬 나비는 이에 대해 모든 생명은 존엄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귀한 존재라는 것을 천명하고자 한다.

1. 하나님은 인간에게 모든 생명체를 보존하고 다스리라는 청지기 사명을 주셨다.

하나님은 모든 생명체를 비롯해서 인류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창 1:28-19)"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연의 모든 소산을 번성시키고 잘 가꾸며 지켜나가야 할 임무를 부여했다. 인간은 단지 편리함이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생명을 수단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우리는 인류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을 경시하거나 무분별하게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인류는 그 동안 경제발전과 인간 중심적 가치관으로 자연을 훼손하고 무분별하게 산림을 파괴하는 등 자연 보호와는 역행하는 데 몰두했다. 심지어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동물이 다니는 길을 막아 많은 자연 생태계에 동물들이 로드킬(Road Kill) 당하고 있다. 인류는 자연의 공동체에 침범해 인간의 도시화를 만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연이 가진 가치, 저절로 생명이 순환하고 질서가 유지되는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것이다. 모든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에게 있어서 인류는 그 어떤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축하거나 변형하거나 교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의 모든 생명은 있는 그대로 왔다가 가는 섭리를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2.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소중하게 보호해야한다.

하나님이 만든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에서 목적적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어느 생명체 하나도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모든 생명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생명은 보장받아야 한다. 하나님은 들에 핀 꽃과 날아다니는 참새 한 마리도 다 먹여 살리는 주인이시다. 자연의 주인 앞에 인간은 겸허해야 하고 자연의 소산을 인위적으로 다스릴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세로 자연의 모든 생명을 대해야 할 것이다.

모든 자연 생명체는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 반려견 천 만 시대에 한국 사회에서 동물을 대할 때,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잠시 잊고, 애완용으로 생각하여 키우다 버리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난 2월 9일에도 강릉 애견 분양 업체에서 분양받은 반려견이 식분증(食糞症·배설물을 먹는 증상)을 보인다는 이유로 견주(犬主)가 환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반려견을 집어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의 생명은 사람의 욕구나 필요에 따라 취급당하는 수단이 아니다. 생명은 그 어떤 것의 수단이 될 수 없고 반드시 목적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3. 모든 살아있는 생명은 하나님 창조 질서 안의 구성원들이다.

인류만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의 구성원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존재들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이나 식물의 청지기라는 것은 사람이 다른 존재를 지배하거나 착취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사명을 가진다는 의미다. 자연에 귀속된 모든 생명들은 어느 하나 없어서는 안 되는 하나님의 거룩한 피조물들이다. 심지어 작은 꿀벌 하나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 것처럼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하나님이 직접 만든 완전한 세계이기 때문에 인간의 착취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가 없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고 '보시기에 좋다'라고 말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다. 모든 자연 속에 있는 생명체들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생명권을 가진 존재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에 인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존하는 사명과 자연 생명의 존중이라는 두 원칙을 통해 생명의 경중을 떠나 모든 생명을 소중히 다루어야 할 것이다.

4. 인류 공동체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생태 숲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자연은 인류의 발전을 목표로 인위적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변형시키거나 착취되어서는 안 된다. 자연은 원래의 모습 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존재이다. 자연은 우리의 손길이나 노력이 전혀 필요 없다. 자연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들의 삶과 죽음이 곧 자연을 움직이고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다. 한 마리의 새가 와서 나뭇가지를 물어 둥지를 만들고 짝을 지어 새끼를 낳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해보라. 그들의 생태적 삶에 우리의 손길이 전혀 필요없다. 인류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아마존의 숲을 보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것은 자연이 가진 힘을 알기 때문에 보존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무분별하게 도시 개발과 빌딩 숲을 만들기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사라진 갯벌과 숲으로 인해 동식물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철새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심지어 자연재해가 왔을 때, 그 회복 또한 오래 걸린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스스로 순환하고 훼손되고 복귀되는 생태계다. 우리는 거대한 생태계의 집에 잠시 왔다 가는 존재들이다. 모든 생명은 잠시 자연에 머물러 있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겸허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의 주인은 하나님이고 그 주인의 질서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5.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연을 보존하고 생명을 보호하라는 사명을 주셨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연과 그 가운데 있는 식물도 동물을 잘 보존하고 그 생명들을 보호하라는 사명을 주셨다. 그러므로 동물들의 생명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것이 인간들의 책임이며, 특별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의무이다. 그러므로 반려동물들을 키우는 사람들은 반려동물들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하려는 겸허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6. 반려동물들의 안락사(安樂死)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동물들의 안락사가 일어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안락사가 무분별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인간들의 안락사 기준이 논쟁되듯이, 동물들의 안락사도 논쟁거리이며, 생명윤리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므로 동물들의 안락사에 대해서도 어떤 기준으로 이것을 시행할 것인지를 윤리적 기준이 마련되어 무분별한 안락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

7. 한국교회는 일년에 한주간을 동물권 보호주간으로 정하여 이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

반려견 1천 만 마리 시대라면 국민 5명이 반려견 1마리를 기르고 있는 셈이다. 교회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응답할 필요가 있다. 주일 강단설교부터 교회의 교육관이나 각부처(유아부, 어린이부, 학생부, 청년부, 장년부, 노년부)에서 동물의 생명권 보호와 존중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이에 대한 좋은 지혜와 나눔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동물 보호 단체는 '강아지 공장'처럼 반려견을 대량 생산·판매하는 지금의 산업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교인이 중심되어 "반려견 구입보다는 유기견 입양" 실천하는 것이 교회가 동물권 보호를 위한 하나의 모범이 되어야 하지 아닐까?

2019년 2월 18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