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나님은 기적을 일으켜 주시지 않을까?
아니 하나님은 과연 우리의 삶과 역사에
개입이라도 하고 계신 것인가라고 묻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환함을 얻었습니다. 
스스로 할 수 있을 경우

기적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때가 이르지 않은 경우엔
하나님의 특별한 개입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함은 기적들을 경험한 후에야
얻게 된 것입니다.
기적은 광야 같은 인생의 골짜기를 지날 때에 일어납니다.

33년 전 처음 목회하며 주보 인쇄할 비용조차 없을 때
깨진 안경을 쓰고 밑창이 뚫어진 구두를 신고도
남의 도움 없이 목회할 때,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병원에서 손을 댈 수 없는 처지인지라
아픈 가슴 어찌할 수 없어 기도할 때에 기적은 이어졌습니다. 

지금도 기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빨래 및 목욕 시설을 만드는데 정부 기관이나 교단의 후원 없이
노숙인들과 한푼 두푼 모으며 불씨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지난 해에 모으기 시작한 것이 이윽고 600여 만원이 되었고
오늘 이 순간 산마루서신을 통하여 기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선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올해는 1000만 원만 모일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라 여기며 아무런 약속 받은 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이미 1000만 원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교회음악을 연주하기에 최적이라 여긴 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을
두 말도 없이 사용토록 해주신 김 주교님의 배려로부터 
찬양대 대원들이 한 마음으로 모여서 곡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곳곳에서 뜨거운 마음으로 격려하며
노숙인 사역을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지금처럼 끝까지 가야 한다며
격려와 기도를 아끼지 않는 일들이 모두 기적입니다.

분명합니다.
기적은 광야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이주연>
 
*오늘의 단상*

씨앗이 땅에 떨어져 나무가 되듯,
내가 한 말이 뿌려져 내 인생이 됩니다.
<이주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