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유만석 목사, 이하 한장총)가 20일 대표회장과 상임회장에 각각 황수원 목사(예장 대신 증경총회장)와 백남선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출·인준했다.

▲한장총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특히 백남선 목사의 출마와 당선은 교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기총 사태와 WCC 총회를 전후해 연합기관 활동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합동총회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적극적 자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합동측은 이날 한장총 총대 12명 중 전원(위임 4명 포함)을 비롯해 교단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이 같은 분위기에 무게를 더했다. 이날 한장총 총회에는 총 130명의 총대 중 총 95명이 참석(위임 포함)했다.

▲유만석 목사(우)가 황수원 목사(좌)에게 의사봉을 전달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황수원 목사는 지난 회기 상임회장직을 수행한 뒤 이번에 대표회장에 단독 등록했고, 백남선 목사는 상임회장 후보에 역시 단독 입후보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열린 제31-3차 운영위원회와 이어진 제32회 정기총회에서 모두 만장일치 박수로 선출·인준됐다.

▲황수원 대표회장을 인준하며 박수를 보내는 총대들. ⓒ류재광 기자

대표회장 황수원 목사는 지난 1976년 대신교회를 개척해 성장시킨 목회자로, 대신 총회 뿐 아니라 장로교단과 한국 교계에 폭넓은 지도력을 발휘해 왔다. 지난 2012년 예장 대신 총회장을 역임했으며 대구시기독교총연합회장, 안양대 신학대학교 동문회장을 역임했다.

▲증경대표회장들이 황수원 목사를 위해 안수기도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소감을 밝히는 황수원 목사. ⓒ류재광 기자

황수원 목사는 참석한 증경대표회장들에게 자청해 기도를 받은 뒤, “‘사랑으로 통일을 이루어가는 한국 장로교회’를 표어로 삼고, 교회와 사회, 남북통일에 앞장서겠다”며 “이 목표를 위해 ‘한교단다체제’ 연합운동을 비롯, 장로교 신학을 바탕으로 사회와 공감할 수 있는 환경문제, 대정부·대사회 활동에 소홀함이 없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황 목사는 “한장총의 창립 취지처럼 한국 장로교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국교회 뿐 아니라 온 세계를 사랑으로 하나되게 하는 데 힘쓰겠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개교파·개교단·개교회주의 때문에 하나님의 역사를 그르친 점이 없나 반성하고, 정치색 없이 큰 자와 작은 자, 큰 교회 작은 교회가 힘을 모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내고자 한다”고 했다.

상임회장 백남선 목사는 현 예장 합동 총회장으로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광주미문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백 목사가 1년 후 대표회장으로 추대되면, 예장 합동 출신으로서는 6번째 한장총 대표회장이 된다. 백 목사는 이날 해외 일정으로 인해 불참했고, 합동측 부총회장 박무용 목사가 대신 인사를 전했다.

백 목사는 정책 소견서에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중심으로 한 교회연합운동을 펼치고, 회원교단들과 연계해 이단·사이비에게서 교회를 보호하고자 한다”며 “또 한민족의 평화통일을 준비하고, 세계 여러 개혁주의 교단들과 국제적인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신임 임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빛과 소금의 장로교회’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서는 이 밖에 정관을 부분개정하고 회의록·사업·감사·결산보고와 제32회기 사업계획(안)·예산안 등을 심의했다. 이번 회기에는 장로교 총회 설립 100주년 준비, 종교인 과세와 동성애 문제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신임 대표회장 황수원 목사가 퇴임 대표회장인 유만석 목사와 퇴임 총무인 이경욱 목사 및 대사회활동 유공자인 윤희구·박종언·이종승 목사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황수원 목사(좌)가 이경욱 목사(우)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황수원 목사의 사회로 고신 부총회장 최수우 장로가 기도, 제31대 대표회장 유만석 목사가 설교, 제25대 대표회장 김선규 목사가 축사, 제31대 총무 이경욱 목사가 광고, 제27대 대표회장 이종윤 목사가 축도했다. 사무엘상 7장 12절을 본문으로 설교한 유만석 목사는 “하나님께서 한장총을 긍휼히 여기셔서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셨고, 증경대표회장님들의 노고와 회원교단들의 협력으로 한장총이 한국 교계에서 큰 일들을 감당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장총을 통해 한국교회의 위상이 회복되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한장총은 지난 회기 동안 제6회 ‘장로교의 날’ 개최, 필리핀 구호 및 교회 건축 지원, 장로교단 신학대 찬양제, 세월호 희생자 추모 및 유가족 지원, ‘한교단다체제’ 추진, 육군훈련소 1700여명 진중세례, 종교인 과세와 동성애를 비롯한 시국 관련 입장 정리 및 표명 등의 활동을 펼쳐 장로교 연합과 일치, 국내외 선교와 사회 정의를 위해 노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