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합에 지지 입장을 밝혀 온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 배럭 오바마(Obama) 상원의원이 지난 주일 오하이오 주 선거유세 도중 성경에 의해 동성애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이날 “동성결합을 결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와 같은 법적 지위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약 사람들이 이를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에게 산상수훈을 보라고 하겠다”며 “내가 생각하기에, 그리고 나의 신앙적 판단으로 볼 때, 이는 로마서의 어두운(obscure) 한 장(1장을 말함)보다 더 핵심적인 것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로마서 1장은 사람이 하나님을 떠난 결과 짓게 되는 가장 심각한 죄악으로 동성애를 언급하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이날 산상수훈의 ‘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주라’, ‘남을 비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인용하고 이것이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오바마 의원은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성적소수자(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들을 상대로 동성결합이 결혼과 같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올리기도 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날 낙태 지지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도 “낙태를 지지하는 것이 기독교인답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런 입장이 나의 신앙을 반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낙태에 대한 결정권이 목회자나, 의사나, 가족이 아닌 임신한 여성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 뿐”이라며 “이것이 나를 덜 기독교인답게(less christian)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성결합과 낙태에 대한 대선 주자들의 입장은 보수주의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이슈로 고려되고 있다. 이날 선거유세에 온 한 기독교인 유권자는 “두 이슈에 관한 후보들의 입장은 보수주의 유권자들에게는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의원은 이날 동성결합과 낙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전에 최근 그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이슬람과의 연루설을 부정하며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을 “독실한(devout) 교인”이라고 표현한 그는 “나는 같은 교회에 20년간 출석했으며 매일 밤 예수님께 기도한다”고 밝혔다. 또 “신앙은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내가 다른 이들에게 억지로 집어넣으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신앙은 나의 삶과 가치관을 이끌어 가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과 클린턴(Clinton) 의원, 공화당의 매케인(Mccain) 의원, 허커비(Huckabee) 전 아칸소 주지사는 모두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동성결합과 낙태를 모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허커비 전 주지사를 제외하고는 오바마 의원과 클린턴 의원은 동성결합과 낙태 모두를 지지하고 있으며 매케인 의원은 낙태에는 반대하지만 동성결합에는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공화당 본류인 보수주의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