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돌봄서비스, 약 2-3시간 돌봄 공백 발생
다음세대 돌봄 운동, 저출생 위기 ‘극복’ 기대
미취학 아동 평균 하원 시간, 오후 4시 38분

CTS 다음세대운동본부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CTS
CTS다음세대운동본부(공동총재 이철·류영모·배광식 목사, 감경철 장로, 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16일 CTS 컨벤션홀에서 ‘저출생 위기, 돌봄 속에 대안이 있다’는 주제로 설문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변창배 본부장(CTS다음세대운동본부) 사회로 백승국 부사장(CTS기독교TV 정책실장), 장헌일 정책위원장(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김진양 부사장(지앤컴리서치) 등이 참여했다.

CTS다음세대운동본부는 ‘한국교회 부모 되어 다음세대 세워가자!’란 슬로건과 함께 지난 7월 14일 출범 후 다음 세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다음세대 운동의 핵심 안건 중 하나인 ‘저출생과 돌봄’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장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운동본부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교회의 돌봄 사역에 관한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오늘날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 부모들의 자녀 보육·돌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 실천적 방안으로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돌봄 참여 확대를 제시했다.

운동본부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교회의 돌봄 사역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10월 21-29일 만 3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일하는 어머니(워킹맘, 개신교인 50%, 비개신교인 50%) 총 500명과 한국교회 담임목사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워킹맘들은 일을 하며 자녀를 양육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으로 ‘맡길 곳을 찾기 어려움’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동시에 보육·돌봄 기관의 충분성에 대한 동의율은 저조했다.

또 워킹맘들은 ‘믿을 만한 보육/돌봄 시설이 확충 시 출생률 영향’에 대한 조사에서 62.2%가 출생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자녀를 1명만 둔 어머니들로 대상을 한정할 경우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비율은 66.3%에 달했다.

운동본부 측은 “정부와 학교가 제공하는 돌봄서비스가 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까닭은 돌봄 공백 때문으로 보인다”며 “미취학 아동 평균 하원 시간은 오후 4시 38분, 초등 저학년 평균 귀가 시간은 오후 4시 37분으로 약 2-3시간의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서는 돌봄 공백 문제가 뚜렷이 드러났다. 돌봄 서비스의 선택과 사용은 부모의 출퇴근 시간과 맞는지 여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장인 부모들은 돌봄 공백의 문제 때문에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 값비싼 민간 돌봄서비스, 학원을 이용하고 있었다.

운동본부는 다음 세대 돌봄 운동은 교회가 주중 유휴 공간과 인적자원 등을 활용해 보육·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돌봄 공백을 메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돌봄사역에 대한 목회자의 관심과 의향은 매우 높았다. 관련 제도 정비로 재정 및 인력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교회들이 돌봄사역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믿을 만한 보육·돌봄 시설 확충 시 출산율 영향 예상’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목회자의 66.5%가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응답, 직장인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목회자와 어머니들 중 약 2/3가 보육·돌봄 시설 확충이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운동본부 측은 “출산 주체인 어머니들이 높은 동의율을 보이면서, 저출산과 보육·돌봄 간에 상관관계가 있음이 입증됐고, 목회자들 역시 이 같은 상관관계를 인식하고 있었다”며 “저출산과 보육·돌봄의 상관관계를 재확인하고, 한국교회가 아동 돌봄에 적극 참여하면 저출생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회가 다음 세대 보육·돌봄의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기본 전제로는 첫째, 현재 발생하고 있는 돌봄공백을 메울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낮은 비용으로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돌봄과 학습이 모두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현재 보유한 시설과 인프라를 통해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세대 돌봄 운동 활성화를 위해 교회시설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재원과 인력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고, 교회 돌봄기관에 대한 개신교인/비개신교인 간의 인식차도 개선돼야 한다”며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 돌봄 운동의 기본 전략을 수립하고, 계속적인 연구로 전략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헌일 정책위원장은 “저출생 개선 비용으로 국가가 예산 225조원을 썼지만, 세계 최하위 출산율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독교계가 정책적으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출산율 제고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아동 돌봄 부처가 분산돼 예산 비효율성과 정책 혼선으로 자녀 돌봄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아동돌봄청 신설 공약을 제안해야 한다”며 “주무 부처는 교육부가 가장 좋고, 보건복지부도 괜찮다”고 전했다.

장 위원장은 “‘온종일 돌봄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 오해로 인한 일부의 반발로 계류 중이나, 협의체 구성해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남녀고용평등법과 일과 가정 양립 관련 법안을 분리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돌봄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단순 돌봄이 아니라 교육을 원하기 때문이다. 가난에 대한 낙인 효과가 없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전국 시군구 단위에서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바로 교회”라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에는 시설이 집중돼서 돌봄 관련 문제가 심각하진 않지만, 지방 내려갈수록 굉장히 힘들다”며 “교회가 유휴 공간과 인적 자원, 시설들을 활용해 지자체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정부가 재원을 지원한다면, 출산율이 0.01%라도 올라가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저출생·고령화라는 국가적 문제 해결과 다음 세대 돌봄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심포지엄 결과를 종합, 아동 돌봄에 관한 정책제안서를 작성해 여야 선거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

운동본부 측은 내년 1월 20일 오전 10시 효과적인 아동 돌봄정책에 관한 두 번째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