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훈 목사
▲교육에 치중했던 교회학교의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고, 아이들이 예수의 제자로 거듭날 수 있는 ‘J-DNA’ 패러다임을 추구하자는 박연훈 목사. ⓒ송경호 기자
"'주일학교'(Sunday School) 시스템은 이제 그 동력을 잃었다. 단지 '교육'만 가지고는 다음세대의 부흥을 이끌 수 없다. 교회의 본질을 따라 '예배' '교육' '봉사' '코이노니아'가 이뤄져야 한다. 그 대안이 바로 '예수 DNA' 즉 'J-DNA' 시스템이다."

38년 동안 아동(초등)부 목회에 전념해 온 박연훈 목사가 다음세대 선교를 위해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다. 그 동안 '학교'라는 이름이 붙어 마치 지식 전달 기관 같았던 주일학교 패러다임에선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하나님의 자녀로 기를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따라서 그런 과거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버리고 아이들을 하나의 고유한 영혼으로, 성인과 다를바 없이 영적으로 양육하는 'J-DNA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박 목사는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아이들의 DNA가 J-DNA로 바뀌어야 한다고.

박 목사는 "6년을 교회에 다녀도 기도 하나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예수 생명이 들어가고 거듭나게 하는 것이 교회인데 주일학교라는 시스템 속에서는 밑빠진 독처럼 영적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는 걸 뼈저리게 확인했다"며 "'예수님을 믿음으로 거듭난 어린이가 곧 예수님의 유전자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DNA를 예수의 그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 박 목사는 12가지 '부흥 콘텐츠'를 제시한다. 지난 38년 동안 그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시행착오 끝에 도출해낸 결론이다. 또 그는 지난 5년 간 7개 교회에서 이 콘텐츠를 적용하는 '임상'을 거쳤고, 마침내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12가지 부흥 콘텐츠는 아래와 같다.

1. 전문 교사 세우기: 교회학교가 부흥한 교회는 모두 그 중심에 교사가 있다.
2. 부장 시스템: 교회 목회자와 부장의 역할을 확실히 구분한다. 시스템 운영의 책무는 부장이 맡는다. 목회자는 말씀 선포, 교사 영성 관리, 학생 심방을 담당한다.
3. 무학년제: 교회는 학교가 아니다. 영적 공동체다. 오병이어의 역사는 어른을 대상으로 한 예수님의 설교를 들으려고 따라온 아이에게서 시작됐다.
4. 능력의 찬양: 흥미 위주의 노래와 율동의 수준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임재를 어린이도 느낄 수 있는 찬양.
5. 축제 예배: 어린이가 행복한 예배는 리허설이 필요하다. 충분한 기도, 큐시트 준비로 하나님을 주목하게 한다. 시장통 같은 예배가 되어선 안 된다.
6. 소통하는 셀: 분반 15분, 어린이들이 행복해 하고 영혼이 치유된다. 담임교사부터 예수님을 느끼는 소통의 셀 운영.
7. 생명이 약동하는 설교: 하나님의 말씀은 영혼의 양식이다.
8. 전략이 있는 스쿨존 전도: 나가면 있고 안 나가면 없다!
9. 찬스축제: 어린이들에게 예수님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1:1 관계전도로 정착률이 높다.
10. 새 친구 정착 콘트롤 타워
11. 교사 컨퍼런스: 매월 마지막 주 45분을, 15분 연수 15분 코이노니아 15분 기도회로 교사의 영성과 실력을 높이고 부서를 초월해 친교한다.
12. 어캠 참석: 사춘기 전에 성령세례를 받아야 한다. 여름과 겨울 정기적으로 '어린이 캠프'(어캠)에 참석해 예배, 찬양, 기도, 말씀, 성경암송, 훈련을 받는다.

이 12가지 부흥 콘텐츠에서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이 바로 '스쿨존 전도'다. 학교 앞으로 나가 직접 아이들을 만나며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다. 박 목사는 지난 5년 동안 수십만 명의 초등학생들을 그렇게 만났다고 한다. 그는 "한국교회는 어린이 선교에 있어 교육에 방점을 둔 나머지 가장 기본적인 전도를 잃어버렸다"며 "교회에 아이들이 없는 것이 아니고, 전도를 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없을 뿐"이라고 했다.

박연훈 목사
▲지난 여름, 어캠에서 기도를 인도하는 박연훈 목사 ⓒ키즈처치리바이벌
박연훈
▲학교 앞 전도 중 만난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촬영한 박연훈 목사(왼쪽 두 번째). ⓒ키즈처치리바이벌
한편, 박 목사는 이 같은 J-DNA 시스템을 '다음세대 살리기 운동본부'(이하 다세본)를 통해 한국교회에 이식하고자 한다. 다세본은 박 목사를 비롯해 다음세대 선교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그 대안을 고민하는 각 교단 주요 목회자들이 출범을 주도했다.

주요 조직은 대표회장 최승일 감독(수원목양교회)을 비롯해 공동회장에 김학중 감독(꿈의교회, 기감), 이성화 목사(서문교회, 합동) 신상범 목사(새빛성결교회, 기성) 천환 목사(예일교회, 고신) 최낙중 목사(해오름교회, 백석), 김원남 목사(예장 선교총회 총회장)이다. 박 목사는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12일 출범기자회견에서 대표회장 최승일 감독은 △J-DNA 시스템으로 부흥 프레임을 세울 것 △문 닫는 교회학교가 다시 열리도록 실질적인 운동을 펼쳐 나갈 것 △신학대학교마다 '어린이 전도단' 동아리를 세우고, 전문 지도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했다.

다세본은 2020년을 교회학교 부흥의 원년으로 삼고, 이를 위해 12월부터 를 갖는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www.jdna.kr)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SN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각 교회와 유기적 활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문의) 02-815-5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