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왜 서로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시는 건가요?"

"실은, 몇 년 전만 해도
저희는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는지 모릅니다.
한 10여 년 동안은 여행도 같이하고

아이들도 서로 함께 공부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그렇게 되었습니까?"

"글쎄, 저 집에서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잘못했다는 거예요.
그후엔 놀러오라 했더니 오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아주 관계를 끊고 삽니다!"

"무슨 이야기를 잘못했다고 하는데요?"

"모르겠어요!"

"무슨 이야기인지 물어보지도 않으셨나요?"

"안 물어봤죠.
그런 식으로 오해나 하는 사람하고
더 이야기해서 뭘 하겠습니까?"

10여 년 동안의 우정과 이웃 사랑이
자그마한 일 하나로 내버릴 만큼 형편없는 것일까요?
그것도 무슨 까닭인지 물어도 보지 않고서!

때론 신발도 옷도
소파도 가구도 집도
그냥 버리지 않고
수선해가며 씁니다.
사랑과 우정과 혼인 생활도
고쳐 가며 지속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2005.10.27. 다시 묵상함. 연>

<오늘의 단상>
내 영혼은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하지 않고서는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찾을 수가 없다.
<미켈란젤로>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