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일 2018년 부활절을 맞아, 부활 관련 도서들을 소개한다.

죽음을 넘어 부활을 살다
죽음을 넘어 부활을 살다

김기석 | 두란노 | 256쪽 | 13,000원

"십자가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생명이 소멸하는 장소처럼 보였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는 입구였습니다. 부활이란 작은 개체로서의 생명을 넘어, 생명 그 자체이신 하나님의 품에 안김입니다."

유려하고 웅숭깊은 문장으로 사랑받는 저자가 '부활'을 주제로 쓴 글이다. 부활 신앙이란 무엇인지, 지금 여기에서 부활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삶 속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묵상한 내용이 담겼다. 설교를 엮었지만, 에세이나 묵상집처럼 읽힌다. 각 장마다 '거둠의 기도'가 마지막에 들어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3월 말에서 4월 중순에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오는 부활절은, 사순절이라는 어둡고 긴 금욕과 절제의 시기를 견뎌낸 이들에게 주어지는 빛의 절기"라며 "부활하신 예수님은 더러 죽음 너머에 있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알리바이로 호출되곤 한다. 사람들은 흔히 부활 신앙이 무너지면 기독교도 무너진다고 말한다. 옳은 말이나,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또 "부활 신앙은 육체적 생명이 끝난 후에도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부활 신앙은 미래에 지속될 삶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 삶과 더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하나님께 속한 생명은 세상의 악에 의해 결코 소멸될 수 없다는 근원적 사실을 믿을 때, 우리는 시간의 공포를 견딜 수 있다. 부활은 죽기 싫어하는 인간의 욕망 혹은 두려움이 하늘에 투사된 것이 아니라, 참되고 실답게 살려는 인간의 용기 있는 선택에 대한 하늘의 승인인 동시에 격려"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해가 막 돋은 때(막 16:1-8)'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기를 버리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또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예수님도 우리처럼 죽음의 현실을 피하고 싶은 보통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전한다.

주님도 며칠 후면 부활할 것을 알고 십자가를 지셨던 것이 아니라는 것. "만일 그랬다면 십자가의 비장함은 사라질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통, 절대적인 고독,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께 당신의 영혼을 맡기는 그 과정은 연기가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부활의 소식은 예기치 않은 소식이고, 기쁜 소식이며, 우리에게 소망이 되는 소식입니다."

주님의 그 '모르심'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살다가 어려운 일을 겪을 수 있지만, 그 어려움이야말로 우리를 하나님의 가슴에 각인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세상에서 우리가 겪어야 하는 고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오히려 하나님과 우리의 결속을 굳게 해줍니다. 고통이 하나님 안에 있는 우리의 영적 자유를 빼앗아갈 수 없습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은 이미 승리한 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때때로 난감한 현실을 만날 때, 도무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라도, 우리 속에 사랑이 있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편에 서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 돌덩이가 이미 굴려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랑과 용기를 가지고 문제에 직면하면 해결의 길이 보일 것입니다."

죽음을 넘어 부활을 살다 김기석
▲김기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부활의 빛이 온 누리에 비치면, 이제 우리가 일어나 부활하신 주님이 향하신 곳으로 가서 일해야 할 차례이다.  "식사를 거르는 아이들과 노인들, 가출 청소년과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 이주노동자들,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바로 그곳이 주님이 머무시는 곳이며 우리가 주님을 만나야 할 곳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당신의 손과 발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아픔이 있는 모든 곳에 갈 수 없고, 슬픔이 있는 모든 일에 뛰어들 수 없지만, 요구가 있을 때 응답할 수는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이웃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한 걸음 더 그들 곁에 다가가고, 몸을 낮추어 그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좀 더 시간을 내어 그들의 벗이 되어줄 수는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곳에서 주님의 미소와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낮고 위험한 곳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저자는 <인생은 살만한가>와 <끙끙 앓는 하나님>, <아! 욥>, <광야에서 길을 묻다>,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 <아슬아슬한 희망(이상 꽃자리)>, <마태와 함께 예수를 따라>, <일상순례자(이상 두란노)>, <흔들리며 걷는 길>, <오래된 새 길>, <삶이 메시지다(이상 포이에마)> 등의 저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