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한반도에 가장 필요한 것은 화해와 평화의 복음”

이지희 기자 입력 : 2017.11.14 14:46

제15회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포럼 및 감사예배 열려

한국피스메이커
▲한국피스메이커 제15회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포럼에서 발제자와 논찬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로 교수, 박종운 변호사, 서성운 법학박사, 김유환 교수, 신대현 목사, 라영환 교수. ⓒ한국피스메이커

힘의 균형이나 침묵, 회피로 유지하는 평화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불안한 평화일 뿐이다. 성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피로 우리가 하나님과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형제간에도 화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치, 경제, 사회, 교회, 가정 등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의 현실 속에서, 수동적으로 평화를 지키려는 피스키퍼(peacekeeper)를 넘어 성경적인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화평을 만들어가는 피스메이커(peacemaker), 피스빌더(peacebuilder)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15년 전부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갈등과 분쟁을 성경적 방법으로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하고 조정 및 중재 역할을 해 온 한국피스메이커(KPM, 이사장 이철 목사)가 제15회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포럼 및 감사예배를 13일 남서울교회에서 진행했다. 한국피스메이커는 2003년부터 매년 11월 11일을 '피스메이커의 날'로 제정하여 기념 행사 및 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기념포럼과 함께 2007년 설립되고 2008년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의 모태가 된 한국피스메이커 화해센터 조직을 정비하고 재발족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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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피스메이커 이사장 이철 목사는 포럼 개회 및 환영사에서 “이번 포럼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 사역을 돌아보고, 20주년에는 오늘 있었던 발제들을 기초로 보다 더 구체적인 피스메이커로서의 사역의 발걸음을 내딛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피스메이커

1부 15주년 기념포럼에 앞서 이사장 이철 목사는 개회 및 환영사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피스메이커는 묵은 땅을 기경하듯 마음을 새롭게 하고 신발을 고쳐 신는다"며 "모든 이가 주를 보게 하는 길,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는 일(히 12:14)에 새롭게 나서, 이 화평과 거룩의 바통을 다음세대와 더 합당한 이들에게 전달하고, 그것으로 일상의 갈등해결을 넘어 우리 조국교회와 민족이 복음으로 화해하는 날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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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피스메이커 상임이사 여삼열 목사가 이날 15주년 기념포럼에서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기념포럼은 한국피스메이커 상임이사 여삼열 목사의 사회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서성운 법학박사, 로고스성경사역원 신대현 목사가 발제했으며, 박종운 법무법인 하민 변호사,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유환 교수, 총신대 라영환 조직신학 교수가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김병로 교수는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한국피스메이커의 사명과 기대'에서 "한반도만큼 화해와 평화가 필요한 곳이 없는데, 교회가 이 화해와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복음이 약화되고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라며 "남북의 통일은 선교의 주제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복음의 정신과 신앙의 핵심가치를 담고 있는 교회의 과제이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평화를 지키고, 만들고, 세워나가는 평화지킴(peace-keeping), 평화만듦(peace-making), 평화세움(peace-building)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쟁과 평화를 오랫동안 겪어 온 유럽 학자들이 말한다"며 "평화를 지키려고만 하면 그 안의 삶은 더 피폐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참 평화를 실현하려면 보다 적극적으로 친밀한 사귐과 관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우선 북한에 대해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에서 평화가 시작되지만 그다음에는 조약이나 협정을 맺어 서로 싸우지 않기로 약속하고, 대화하고 화해하는 노력을 기울여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평화를 공고히 세워나가려면 단순한 외교적 약속이 아니라, 삶의 여러 영역에서 교류, 협력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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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로 교수가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한국피스메이커의 사명과 기대’에 대해 발제했다. ⓒ이지희 기자

김병로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교회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관계 개선을 통해 평화를 만들고 교류 협력을 통해 평화를 구축해나가도록 사회와 국가를 끊임없이 격려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의 평화의 영성을 기초로 갈등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한국피스메이커의 사역이야말로 통일을 앞둔 분단 한반도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사역"이라고 말했다.

서성운 박사는 '한국피스메이커 화해센터의 역할에 대한 기대'에서 재정문제, 교회세습, 목회자 청빙 문제, 독단 운영, 성문제, 불법치리, 이단매도, 설교표절, 목회자 윤리,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간 갈등 등 다양한 교회분쟁 중 적지 않은 분쟁이 교회 내부 분쟁해결시스템이 아닌 국가법원의 재판에서 처리되고 있다며 "화해센터는 교회공동체 내에서 일어나는 △교회 운영에 대한 리더십 간의 분쟁 △교인 간의 교회봉사 중 발생한 분쟁 △관계 때문에 발생한 분쟁 등 법률상 쟁송으로 비화되기 이전인 문제가 수면 밑에 있는 시점에서부터 개입하는 사역을 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단순히 조정업무만이 아니라 교회, 교인 분쟁의 화해사역, 피스메이커 교육과 연계하여 조정, 중재 문화 구축 지원, 협상·조정·중재 등의 자율적 분쟁해결방식인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기법 훈련, 분쟁예방 및 관리, 온라인 분쟁해결방법 활용, 치리권 회복 캠페인, 조정제도 발전 연구 및 조정교육 일부 담당 등의 역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박사는 "한국피스메이커의 교육과정과 연계된 조정인 선발, 평가제도를 만들고, 분쟁해결 기구로서 장래 안정적 재정 자립을 위해서는 법률구조법인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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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피스메이커 제15회 피스메이커의 날 기념포럼에서 발제자와 논찬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여삼열 목사, 김병로 교수, 박종운 변호사, 서성운 법학박사, 김유환 교수, 신대현 목사, 라영환 교수. ⓒ한국피스메이커
신대현 목사는 '한국피스메이커의 한국교회에 대한 선지자적 역할과 기능'에서 "한국피스메이커의 우선된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선지자적 역할이며, 성경말씀을 옳게 분별하여 이 시대 백성에게 장래 역사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또 "성경 전체의 하나님 구속사의 큰 그림을 발견하고 우리의 현 위치를 발견함으로 이 비전이 어느 대상, 어느 때를 지시하는지 연구하고, 회개 촉구와 비전 선포를 통해 교회들과 형제들 간 깨진 관계를 회복하여 하나님 앞에 거룩함을 회복하고 평강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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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혁 지구촌교회 목사는 한국피스메이커 15주년 감사예배에서 설교를 전했다. ⓒ한국피스메이커

이날 2부 15주년 감사예배는 이명진 보배교회 목사의 기도로 이사인 진재혁 지구촌교회 목사가 '축복의 피스메이커'(마 5:9)를 주제로 설교했으며 전 대법관 김상원 장로의 축사, 이사 차종율 새순교회 목사의 축도, 사무국장 홍혁 목사의 광고, 이사 이석준 영신환기 대표의 식사기도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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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법관 김상원 장로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한국피스메이커

2002년 설립되어 2012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한국피스메이커는 한국인과 한국교회를 위해 특화된 갈등 해결과 관계 회복을 위한 성경적 응답으로 시작됐으며, '화평하게 하는 그리스도인', 화해센터가 되는 교회'를 사명으로 국내외 목회 현장에서 교육훈련, 홍보 및 출판사역, 조정 및 중재사역 등을 해왔다. 한국피스메이커의 비전은 화평케 하는 일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본질적 사명임을 상기시키고, 갈등 상황에서 회피, 분노가 아닌 온유하여 화해하는 교육훈련을 보급하며, 제삼자 개입이 필요한 갈등은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성경적 갈등해결의 원리(4G's)로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라'(Glorify God),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Get the log out of your eyes), '온유한 심령으로 바로 잡으라'(Gently Restore), '가서 화해하라'(Go and Reconciled)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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