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지난 10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 출범과 관련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가 '뜨거운 감자'인 회원교단 예장 개혁(총회장 최정웅 목사)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예장 개혁 총회는 계속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한국 기독교의 숙원인 '단일 연합기관'을 위한 한기총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명분으로 '세계복음화전도협회(이사장 류광수 목사, 회장 정은주 목사, 이하 전도협회) 측 인사들이 소속된 예장 개혁'을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도협회가 한기총을 탈퇴한 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정웅 총회장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우리 때문에 나눠진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런저런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한국교회가 서로 의논하고 양보할 건 양보하고 도울 건 도와가면서 하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기총 이대위가 전도협회를 행정보류 건의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없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렇지만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담당자들을 만나 무엇 때문인지 물어도 봤고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최정웅
▲개혁 총회 최정웅 총회장.
조경삼 부총회장도 "한기총은 회원단체를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데, 교세 2위인 우리를 내치고 한교연과 합친다는 게 명분이 있겠느냐"며 "(10일 있을)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따질 것은 따지겠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10일 오전 열린 한기총 제27-3차 실행위원회에서 개혁 총회 측 참석자들은 관련 안건이 다뤄지는 가운데서도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다. 기타안건에서 '세계복음화전도협회 한기총 탈퇴의 건'이 거론됐으나, 이미 탈퇴한 탓인지 한 목회자만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고 이영훈 대표회장도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실행위원회에는 예장 개혁 총회장과 부총회장, 정학채 증경총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도협회 측도 '이상한 행정보류' 사태에 항의하기는 커녕,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탈퇴를 결정했다. 이들은 탈퇴의 변(辯)에서 "최근 한국교회총연합회가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기총 회원인 본 협회가 통합의 걸림돌이 된 듯 논란이 된 점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국교회 연합이 대한민국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꺼이 한기총을 탈퇴해 한국교회 통합의 마중물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원회에서 (행정보류 여부가) 전혀 결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기사화되고 주요 교단에 공문서까지 발송했다는 사실은 본 협회에 탈퇴하라는 뜻으로 알고 겸허히 수용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전도협회의 이 같은 '살신성인'이 개혁 총회를 살리는 '묘수'가 될지 아니면 개혁 총회까지 쫓겨나게 만드는 '신호탄'이 될지는, 예장 개혁 총회 임원진들의 행보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