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근환
▲강근환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혜암신학연구소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지난달부터 매달 마지막주 월요일 개최하고 있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의 두 번째 시간이 25일 서울 안암동에 있는 동 연구소 도서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강근환 박사(서울신대 전 총장)가 강사로 나서, '종교개혁의 시발점 -마틴 루터의 개혁운동'을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 박사는 "루터는 친구가 벼락을 맞아 죽는 것을 목격하면서 '만일 내가 죽는다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준비가 되었나'를 자문했고, 이후 수도사가 됐다"고 했다.

강 박사에 따르면 당시 종교적 분위기는 불과 형벌의 이미지가 강조된, 매우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수도사가 된 루터는 밤낮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죄를 짓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신학박사가 된 루터는 또 한 번의 전환을 맞이한다. 로마서 1장 17절,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를 발견하면서부터다. 이전까지 그저 공적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에 매일같이 노력했으나 오히려 자신의 죄만 더 발견했던 루터가, 비로소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갖게 된 순간이었다.

강 박사는 "이게 바로 성령의 역사"라며 "성령이 역사할 때 문자였던 성경이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루터에게 왔고, 이를 통해 그는 공포의 하나님이 아닌 용서의 하나님을 만났다. 그는 마침내 '새 사람'이 됐고, 마음에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이른바 '면죄부 사건'이 터진다. 강 박사는 "이때 루터가 비텐베르크 정문에 95개 조항을 내걸었다. 면죄부의 오류를 지적하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던 것"이라며 "그 이면에는 '죄의 용서는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갔다"고 했다.

강 박사는 "종교개혁은 죽음에 직면한 루터의 죄의식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인한 그의 하나님 말씀에 대한 깨달음에서 비롯됐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가 루터와 같은 신앙고백적 교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