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임용권’ 논란에 조전혁 “사학 자율” vs 정근식 “공공성 차원”

사학미션, 서울시교육감 후보 4인의 교육정책 답변 공개

조전혁, 기독교 교육계의 지향점에 가장 근접
사학미션 “선거 독려 등 유권자 운동 펼칠 것”

10.16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교회 유권자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 이하 사학미션)가 후보 4인에게 교육정책을 질의한 후 그 답변을 9일 공개했다.

교육의 선택권, 교육 바우처, 사학의 자주성, 종교사학 정책 등에 대해 물은 결과, 대부분의 영역에서 기독교 교육계의 지향점에 근접한 후보는 조전혁 후보였다. 윤호상 후보 역시 대체로 조 후보와 비슷했던 반면, 정근식·최보선 후보는 전반적으로 거리감이 있었다. 

‘한국교회 서울시교육감 후보 정책분석 결과 발표’가 9일(수)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사학미션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 1부는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의 사회, 김운성 목사(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영락교회)의 기도, 이사장 이재훈 목사(사학미션 이사장, 온누리교회)의 인사말로 진행됐다.

이재훈 목사는 “서울시 교육감은 관내 모든 유치원으로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모든 교육정책을 총괄한다”며 “교사 임면과 12조 원이 넘는 교육 예산 집행 등, 서울시 교육의 전반을 결정하는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번 선거에서 올바른 교육감이 선출되는 것이야말로 서울시 교육의 정상화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라며 “교육의 선택권과 자주성·다양성 실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더불어 후보자들 역시 명확한 입장과 정책을 성도들 앞에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2부 서울시 교육감 후보 정책 평가 발표는 함승수 명지대학교 교수(사학미션 사무총장), 이종철 박사(기독교학교연구소), 이영선 이사장(전 한림대 총장, 기독교학교연합회)이 진행했다.

먼저는 ‘교육의 선택권’ 항목으로, 교육의 주체들이 교육의 방향, 내용,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고 사학미션은 설명했다. “선택권 보장이 필요한가”란 질의에 조전혁·윤호상 후보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조 후보는 “학부모는 자녀 교육의 방향과 방침을 선택하는 제1주체자”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근식·최보선 후보는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학생·학부모의 교육 선택권 보장과 더불어 교육 공공성 실현을 위한 기반 마련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학교)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필요성에 가장 공감했다. 윤호상 후보는 “그렇지 않다”, 정근식·최보선 후보는 “보통이다”라고 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 교육청은 자기주도형·학생 맞춤형 교육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안다. 저 또한 그 방향에서 정책을 구현하겠다”고 답했다.

“학부모와 학교의 자주성 측면에서 평준화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란 질문에 조전혁 후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평준화 정책이 교육격차를 줄이는 건 사실이나, 시대의 흐름에 맞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평준화 시즌2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정근식 후보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교육 바우처(교육 급여제도)’는 국가가 교육 재정을 학교에 직접 지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에게 적합한 학교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제도가 교육의 선택권 확대에 기여하는가”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는 “매우 필요하다”, 윤호상 후보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정근식 후보는 “선택권 확대에는 기여하겠지만 교육 재정의 틀을 전환해야 하는 문제로 사회적 대합의가 필요하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폭넓은 교육 선택권 보장을 위해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인가 대안학교 등에 대한 교육 재정 지원이 필요한가”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만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 후보는 “교육의 다양성 및 학교 선택권 강화를 위해 교육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교육의 자주성’ 영역으로, 교육기관이 외부의 간섭 없이 교육 방향·내용·방법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사립학교의 필요성에 조전혁 후보는 “매우 필요하다”며 긍정적 시각을 가졌고, 정근식 후보도 “사학은 여전히 서울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다양한 교육 구현에 사학도 함께해 나가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학의 자주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가”란 질의에는 조 후보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제약되고 있음을 인식했고, 정 후보는 “법령이 규정하는 선에서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의 필요성”에 조전혁 후보만 “매우 필요하다”며 “건학이념에 맞는 교육을 시행하도록 교육 과정 운영에 대한 학교장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호상·최보헌 후보는 “필요하다”, 정근식 후보는 “보통이다”라고 했다.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사학의 교원 임용권을 보장해야 하는가”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는 “매우 필요하다”며 “건학이념에 맞는 교사를 임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정근식 후보는 “교원 임용은 공공성 강화 차원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직접 해결하기 힘들어 바로 답하긴 힘들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교원 임용권을 수정하겠는가”라는 관련 질의에 조전혁·윤호상 후보는 “반드시 수정하겠다”고, 다른 두 후보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건학이념과 관련된 종교수업을 필수 교육으로 하는 것에 동의하나”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는 “종교수업 자체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의 일환이 될 수 있다”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고, 윤호상 후보는 “동의한다”, 정근식 후보는 “보통이다”, 최보선 후보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종교 사학 건학이념과 충돌하는 학생인권조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만 “매우 문제가 있다”며 “지나치게 학생의 권리 주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학교 내 ‘차별금지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근식 후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끝으로 “종교사학의 진흥을 위한 정책이 있는가”란 질의에 조전혁 후보는 ▲교육청 내 사립학교 지원단 신설 ▲교육과정에 학교장 원한 강화 ▲인성교육 차원의 종교교육 허용 ▲교원 임용권 자율성 강화를 제안했다. 정근식 후보는 “종교를 이유로 한 전학제도는 파급효과나 왜곡된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당선된 이후 충분한 검토를 하겠다. 지속가능한 대안교육을 위한 대안학교 교육재정지원을 법적·제도적 보완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윤호상 후보는 “사학 발전을 위한 의견 수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사학미션은 기독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과 자주성 확립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 조전혁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었다. 사학미션은 이후에도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선거를 독려하고 유권자 자료집을 배포하는 유권자 운동을 펼처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