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하나님 원하시는 ‘그 교회’ 되려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꿈너머꿈 프로젝트’를 말하다 (上)

작은교회들 잃어버린 꿈 다시 찾아
건강하게 성장·부흥할 교회들 선정
디딤돌 필요한 타이밍에 힘 보태줘
소진·고갈되던 목회자들 꿈 꾸도록

▲4월이면 1만 성도를 파송해 분립개척교회 29곳을 세운 지 2년째가 된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3월 3일 설교에서 “오늘부로 분당우리교회 모든 기능이 (파송운동 이전처럼) 정상화됐다”며 “지난 2년간 여러분들이 너무 수고해 주시고 교역자들이 눈물로 달려가 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박아람 기자
▲4월이면 1만 성도를 파송해 분립개척교회 29곳을 세운 지 2년째가 된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3월 3일 설교에서 “오늘부로 분당우리교회 모든 기능이 (파송운동 이전처럼) 정상화됐다”며 “지난 2년간 여러분들이 너무 수고해 주시고 교역자들이 눈물로 달려가 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박아람 기자

분당우리교회는 코로나19가 시작돼 예배드리던 송림 중·고교를 비워야 했던 2020년 2월 23일 주일예배에서 ‘일만성도 파송운동’을 선포했다. 2년간 구체적 준비를 거쳐, 종려주일이던 2022년 4월 10일 분립개척교회 29곳으로 1만 명 이상을 파송했다.

그리고 시작한 것이 ‘꿈너머꿈 프로젝트’. 11곳의 교회를 선정해 ‘조금 후원하면 새롭게 힘을 얻어 달려갈 교회들’을 돕고자 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수도권 지역 교회 8곳을 선정해 총 4억 원씩을 지원하고, ‘이 지역에 이런 건강한 교회가 있다’고 여러 방법으로 알렸다.

한 예로 김포 이름없는교회(담임 백성훈 목사)의 경우, 건강한 목회철학 등을 통해 성도가 늘어났으나 이로 인해 공간이 부족해지는 등 여러 문제들로 돌파구가 절실해졌을 때 꿈너머꿈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꿈너머꿈의 재정 지원으로 한계에 다다른 성전을 이전하고, 분당우리교회 수요예배 강단에서 설교하면서 인근에 교회가 알려져 이후 6개월 만에 100여 명이 새롭게 성도가 됐다고 한다. 백 목사는 “미자립교회들을 돕는 곳이 많지만, 자립이 된 상태에서 한 단계 뛰어오르기 원하는 저희 교회 같은 곳을 돕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백성훈 목사는 “성도들과 여러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어느새인가 꿈을 잃어버리고 있었음을 발견했다”며 “무엇보다 다시 꿈을 꾸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본지는 2024년 부활절을 맞아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를 만나, 꿈너머꿈 프로젝트의 취지와 성과 등을 청취했다.

-최근까지 진행된 꿈너머꿈 프로젝트의 현황과 성과가 어땠나요.

“먼저 왜 ‘꿈너머꿈’인지 말씀드릴게요. 목회자들이 개척을 시작한 게 꿈이라면, 꿈너머꿈은 우리가 왜 개척했는지, 하나님 앞에 어떤 꿈을 꿔야 하는지 등 교회를 잘 개척한 후 본질을 추구하는 꿈을 꾸는 일을 돕자는 뜻이었습니다.

글자 그대로 일만성도 파송운동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라, 이미 개척한 교회들 중 조금만 도와드리면 건강하게 성장하고 부흥할 교회를 선정해 섬기는 사역입니다.

갓 시작한 미자립교회를 돕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좀 소진됐거나 조금만 후원해 드리면 힘을 확 얻을 수 있는 교회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 저희가 의도했던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다섯 교회, 다음 세 교회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여덟 교회를 선정했습니다.

성과라면 목회 도중 디딤돌이 필요한 그 절묘한 타이밍에 힘을 보탬으로써 목사님들이 힘을 얻으시고, 고갈되고 소진되셨던 교회나 목사님들이 다시 한 번 글자 그대로 ‘꿈 너머 꿈’을 꾸게 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선정되신 목사님들이 다들 저희 교회 수요예배 때 설교하시면서 여러 간증을 통해 굉장히 은혜를 많이 끼쳤어요. 참 놀랐던 건 어느 지역에 어느 교회가 선정됐다고 광고를 드렸더니, 그 다음 주에 네 가족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면서 예배를 드렸다고 해요. 가까운 지역에 사는데 교회를 오래 안 나가다 돌아왔다는 거예요. 이런 스토리들이 참 은혜롭고, 성과라면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엔 수도권 교회들 돕고 멘토링
올해는 경상권역 교회들 선정 예정
분립개척 29개 교회들도 절반 보태
수요예배 강단 세우니 교회 알려져

-올해 꿈너머꿈 프로젝트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작년 말까지 수도권 교회들을 섬겨드렸고, 올해부터는 경상도·전라도 등 권역별로 나눠 열 교회를 기준으로 섬길 예정입니다. 성도님들 헌금이 쓰이는 사역이기에 인위적으로 열 교회를 채우기보다, 플러스 마이너스로 적절한 교회를 찾아서 섬기려 합니다. 수도권에는 4억 원씩 후원했는데, 지방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금액을 논의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경상도는 부산·경남 5곳과 대구·경북 5곳 정도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대구·경북은 지역에서 오래 사역한 젊은 목사님들에, 부산에는 지역 교회 연합회에 각각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찬수 목사는 “제가 꿈꾸는 부흥은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건강을 회복하고 본질을 고민하며 회복을 꿈꾸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지난 3월 3일 설교에서 말했다. ⓒ박아람 기자
▲이찬수 목사는 “제가 꿈꾸는 부흥은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건강을 회복하고 본질을 고민하며 회복을 꿈꾸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지난 3월 3일 설교에서 말했다. ⓒ박아람 기자

또 중요한 게 일만성도 파송운동 과정에서 우리교회가 건물 담보와 헌금 등으로 분립개척교회 29곳을 후원했는데, 이제 갚으라고 했습니다(웃음). 대신 분당우리교회로 갚는 것이 아니라, 통장을 만들어 넣어주면 다른 한국교회들을 위해 잘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자립이 되는 교회들은 벌써 기금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지난 꿈너머꿈 지원도 이 기금과 분당우리교회 헌금을 절반씩 사용했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경상도 열 교회를 3억 원씩 지원한다면 총 30억인데, 이 기금에서 절반, 분당우리교회가 절반을 부담하는 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꿈너머꿈 교회 선정 작업에 관여하지 않으시는 이유가 있다면.

“지난 수도권 꿈너머꿈 여덟 교회를 선정할 때도 저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꿈너머꿈 프로젝트를 돕기 위해 여러 목사님들로 구성된 팀에 의뢰하고 있습니다.

담임목사인 저와 가까운 사람이 신청했을 때도 공정하게 교회를 선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제 입김이 강하지 않게 하려 한 것입니다. 물론 사후 회의는 참석하고, 이렇게 선정됐다는 보고도 받습니다.”

-선정된 교회들은 재정 지원도 물론 좋지만, 양육이나 설교 멘토링 등도 좋았다고 합니다.

“꿈너머꿈 프로젝트는 물질이든 격려든 조금만 도와드리면 다시 회복돼서 달려가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1차로는 목돈이 필요할 타이밍에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셨다면서 요긴하게 사용시더라고요.

다음에는 간담회도 했고, 앞으로도 저뿐 아니라 목회 경험이 좀 있는 목사님들이 세미나도 열어서 이 분들에게 목회적인 부분을 전해드리는 일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분들끼리도 모이고 있습니다. 여덟 교회가 서로 모이는 데서 에너지가 나오거든요. 비슷한 상황의 교회들이 모여서 ‘이렇게 해보니까 이런 게 좋더라’, ‘저렇게 더 해보자’ 하고 서로 격려하는 모임은 굉장히 유익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분당우리교회 수요예배에 꿈너머꿈 선정 목사님들을 세우신 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나요.

“제 마음에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그냥 4억 원 전해드리고 ‘우리 일 끝났다’고 하는 건, 원래 취지보다 미흡하니까요. 이 분들을 어떻게 알려드릴까 하다가, 수요예배 강단에 세워 드렸습니다.

저희 교회 성도님들도 은혜를 받으시겠지만, 유튜브 영상을 잘 활용하면 아까 말씀드린 교회처럼 그 지역에 사는 분들이 설교를 듣고 교회로 찾아가실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알려드리는 부분을 새벽에 하나님께서 아이디어로 주셨습니다.

1차로 선정했던 다섯 교회 목사님들과 인터뷰 형식으로 대담한 영상도 올렸는데, 조회수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제 목표는 후원도 후원이지만, 목사님들에게 목회의 팁도 가르쳐 드리고 ‘이 지역에 이런 건강한 교회와 목사님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었죠. 그러다 보니 기획하게 됐죠.”

정직과 건강한 목회철학 중심 선정
부흥은 숫자가 늘어나는 게 아니다
뚱뚱해진 걸 건강하다고 하지 않아
초대교회 닮으려 애쓰는 교회 되길

-꿈너머꿈 교회는 원래 열한 교회를 선정하려 했지만, 1차 때는 절반 정도밖에 뽑지 못했습니다. 물론 교회 선정을 엄격히 해야겠지만, 너무 엄격하다 보면 어차피 잘 될 교회를 밀어주는 것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꿈너머꿈 교회를 선정하는 외부 팀에서 기준을 세우고 강한 책임감으로 하다 보니, 눈높이에 맞는 교회들이 적어 1차로 5곳만 뽑혔습니다. 조금 더 뽑아도 된다고 해서 2차로 3곳을 더 뽑고 마감했습니다.

외부 선정 팀에서 설교가 현란하고 교회 장소가 엄청나고 이런 곳들을 뽑은 게 아닙니다. 놔두면 저절로 될 교회를 뽑은 것도 아니고요. 하나님 앞에 정직한가, 개척에 대한 건강한 목회철학이 있는가, 이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보셨다고 들었습니다. 애초 목표대로, 조금만 후원해 드리면 그것을 발판으로 일어설 수 있는가 하는 기준을 엄격히 따졌습니다.

그 기준을 엄격하게 따진 것이지, 설교와 목회를 굉장히 탁월하게 하는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본 것은 아닙니다. 선정되신 교회들이 저희 도움을 징검다리로 잘 쓰셔서 힘을 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찬수 목사는 “꿈너머꿈 프로젝트에 선정되신 교회들이 저희의 도움을 징검다리로 잘 쓰셔서 힘을 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박아람 기자
▲이찬수 목사는 “꿈너머꿈 프로젝트에 선정되신 교회들이 저희의 도움을 징검다리로 잘 쓰셔서 힘을 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박아람 기자

-미자립교회만 돕는 것이 아니라, 이런 교회들을 돕는 사례도 좀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지난 17일 설교 중 숫자나 양적 증가와 부흥은 다르다는 의미로 ‘뚱뚱해진 걸 건강하다고 하는가?’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말이 왜 나왔냐 하면, 저희가 일만성도 파송운동을 했잖아요. 그래서 중직자들이 다 빠져나가다 보니 교회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부흥을 꿈꾸고 있다는 설교를 하니, 어떤 성도님께서 물으셨어요. ‘일만성도 파송운동 이전의 교회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라고요.

그래서 그게 아니라고 답한 것입니다. ‘부흥은 양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지는 겁니다’라고 설명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오해하지 마시라. 다시 사람 모으고 북적거리고 하는 것이 부흥이 아니다’는 말씀이었죠. 뚱뚱한 것이 아니라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우고 해야 건강해지는 것처럼, 그날 전하고 싶었던 건 숫자 늘리는 걸 추구해선 안 된다는 거였어요.

건강함이란 본질을 회복하는 거잖아요. 구구단이 굉장히 간단하지만 잘 외우고 있어야 기초가 탄탄해지는 것처럼, 하나님 보시기에 부흥이란 건강한 교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건강 안에 부흥의 요소들이 다 담겨 있을 테니까요.

-건강한 교회란 어떤 것인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

“(갸우뚱하며) ‘건강’이란 말 안에 다 들어 있는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건강하지 않은 교회가 갖고 있는 것을 피하면, 건강한 교회가 되겠죠.

기초는 부실한데 외양만 막 키우는 것, 십자가와 복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것 등을 피한다면 더 건강한 교회가 되지 않을까요? 아무튼 그날 설교의 핵심은 부흥하는 교회는 양이나 숫자가 늘어나는 외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 교회가 되는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초대교회 모습을 닮아가려 애쓰는 교회처럼요. 우리가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게 아니라, 그런 교회를 추구하자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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