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새 국가보안법 통과… 국제사회 “인권 퇴행적”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23일부터 발효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거리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  ⓒUnsplash

▲홍콩 민주화 시위 당시 거리에 모인 시민들의 모습. ⓒUnsplash

홍콩 입법회(의회)가 반역이나 내란죄에 최고 종신형을 선고하는 내용의 ‘홍콩판 국가보안법’(기본법 제23조)을 최근 통과시켰다.

이번에 통과된 국가보안법은 2020년 제정한 법안을 홍콩이 자체적으로 보완하는 성격으로,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39가지 안보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을 담고 있으며, 오는 23일부터 발효된다.

법 초안에 따르면, 외국이 중국을 무력으로 침공하도록 선동하는 행위는 반역죄로서 최고 종신형을 받을 수 있으며, 도시의 공공 안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만큼 무모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반란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주민들이 외국 세력과 결탁해 특정 범죄를 저지를 경우, 독립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보다 더 엄중히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외국 세력에 관한 광범위한 정의에 외국 정부와 정당, 국제기구, 경영진이 외국 정부 희망에 따라 행동할 의무가 있는 기업 등이 포함됐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되자 유엔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해당 법안이 홍콩 시민들의 기본적 자유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불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고 “많은 조항이 국제 인권법과 양립할 수 없다는 심각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입법부를 통과했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의 간섭 및 국가 기밀과 관련된 이 법안의 조항이,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 정보를 주고받을 권리 등 국제 인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는 광범위한 행위를 범죄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 국가보안법이 철저한 논의 과정과 의미 있는 협의도 없이 통과된 것은, 홍콩의 인권 보호에 있어 퇴행적인 조치”라고 덧붙였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고위급 대표도 성명을 통해 “홍콩 국가보안법 채택으로 근본적 자유와 정치적 다원주의에 대한 침해가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보렐 대표는 “외국의 간섭 및 국가 기밀에 대한 포괄적 조항과 광범위한 정의가 특히 우려스럽다”며 “해당 법이 홍콩에 있는 EU 대표부와 회원국들의 총영사관 업무는 물론 EU 시민, 단체, 기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서 홍콩의 장기적인 매력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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