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둘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독수리는 참새와 같이 날지 않는다”.
저는 교회를 다니며 신학교를 가겠다고 해서 집에서 쫓겨난 사람입니다. 혈혈단신으로 광주신학교에 갔습니다. 저는 광주신학교를 다니면서 1등을 한 번도 놓쳐본 적이 없습니다. 1등으로 입학을 해서 1등으로 졸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의 상대는 나를 뒤쫓아 오는 동료 신학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적어도 전남대생들과 경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많이 다니는 서점을 다니며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불타는 소명감에 백암교회를 개척하러 갔습니다. 그때 얼마나 핍박을 받고 고생을 했는지 모릅니다. 교회를 나가는 사람들한테 벌금을 만 원, 1만 2천 원씩 매겼습니다. 그래도 교회가 망하지 않으니까 부락 주민들은 허구한 날 술을 먹고 150명, 200명이 떼를 지어 와서 저에게 멱살을 잡지 않나요, 침을 뱉지 않나요, 천막 예배당에 똥을 싸 놓고 가고, 차임벨 줄을 끊어버리고, 온갖 핍박을 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 이웃 교회 어느 목회자가 우리 동네 이장한테 와서 “저 전도사는 사이비”라고, “자격증도 없는 놈이 와서 전도사 하고 있다”고 험담을 하였습니다. 순간 저도 그를 원망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런 목회자를 상대하지 않고, 당시 광주중앙교회나 서울 영락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경쟁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로 신학교를 왔습니다.
서울에 있는 개혁신학연구원에 와서도 SKY 대학 다니는 사람들과 경쟁을 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 종로서적에 가서 SKY 대학생들이 보는 책들을 따라서 보기도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생각해 보니까 사람은 마음의 크기만큼, 생각의 크기만큼, 믿음의 크기만큼 성장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새도 날개가 커야 높이 납니다. 참새나 제비 같은 경우는 낮게 날면서 곤충이나 잡아먹고 벌레나 잡아먹습니다. 그러나 독수리는 참새나 비비새나 제비와 함께 날지 않습니다. 바람이 불건 비가 오건 태풍이 불건 하늘을 날면서 산짐승들을 노립니다.
어쩌면 독수리는 비행기와 경쟁할지도 모릅니다. 저도 이따금씩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독수리가 돼야지, 절대로 남이나 헐뜯으며 재잘거리는 참새나 제비는 되지 말아야지. 나는 오늘도 푸른 창공을 나는 독수리가 되어야지.”
오늘 저녁에는 광신대학교 70주년 기념 선교대회가 우리 교회에서 열립니다. 독수리의 꿈을 꾸던 가난하고 외로운 신학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형교회 목회자가 되어 동문 선교사님들을 섬기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해마다 광주에서 선교대회가 열려 설교를 여러 번 하러 갔지만, 올해는 우리 교회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섬기게 된 것입니다.
저는 50대에 이미 국가조찬기도회 설교를 두 번이나 했고 교단 총회장과 연합기관 대표회장을 했지만, 앞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더 많이 섬기려고 합니다. 물론 앞장서서 나설 때도 있지만 때로는 은밀하고 전략적으로 반기독교 악법을 막아왔습니다.
오늘 저녁은 지방 신학교에서 독수리의 꿈을 꾸다가 해외로 가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분들을 섬기는 날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제가 축사를 하고 교단 총회장(김종혁 목사)이 설교를 하십니다.
우리 모두 독수리의 꿈을 이뤄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