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칼럼]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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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한국재난구호 이사장).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라는 말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면 지조 없이 이쪽에 붙었다가 저쪽에 붙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의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언행을 바꿉니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작은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붙는다는 뜻입니다. 필자는 자기 생각과 입맛에 맞는 교회를 찾아 이 교회 저 교회를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사람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신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동류합오(同流合汚)’라는 고사성어도 있습니다. 이는 “세속의 나쁜 풍속과 야합한다”라는 뜻입니다. 교회 내에도 옛 습관을 버리지 못해 한 발은 세상에, 한 발은 교회에 걸친 채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설교를 듣고 성경공부도 하며 은혜를 경험해도,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 때문에 변하지 않습니다. 필자는 이런 신자들이 바로 '동류합오'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옛사람을 벗어버리고(엡 4:22), 오직 심령으로 새롭게 되어(엡 4:23),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엡 4:24)”

‘세태염량(世態炎涼)’이라는 고사성어도 있습니다. 이는 “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고, 권세가 사라지면 푸대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천 명을 목회하다 은퇴하신 선배 목사님 생신 때 찾아뵌 적이 있습니다. 점심 식사 중 목사님께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씀하셨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는 성탄절이나 생일에 많은 사람이 선물을 들고 찾아 왔지만, 지금은 찾아 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목회란 양적인 목회보다 아굴라와 브리스가 같은 제자를 양성하는 것이 진정한 목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롬 16:3). 그들은 나를 위해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이니, 나뿐만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롬 16:4)”

아프리카 명언에 “친구란 어려울 때 찾아오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저 사람이 내 친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명언처럼 어려울 때 함께해 줄 친구가 과연 내 곁에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아굴라와 브리스가처럼 스승(목사, 선교사)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성도나 제자가 있습니까? 그런 분이 있다면 그분은 바울처럼 훌륭한 목회자라고 생각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 예수님의 제자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이 주와 및 복음을 위해서 목숨을 내걸고 살았습니다.

‘아유구용(阿諛苟容)’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이는 남에게 아첨하며 비굴하게 행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기회주의자’입니다. 기회주의는 정치학 또는 정치과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필자가 정치 뉴스를 잘 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회주의자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며, 마음에 들면 동지가 되었다가 틀리면 돌아서는 비굴한 카멜레온 같은 사람들입니다. 기복신자들이 그런 종교인입니다.

신뢰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프고 괴롭습니다. 목회자라면 이런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설교나 집회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모든 것을 내줄 것처럼 하다가도, 작은 감정이 상하면 돌아서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필자가 청년들 대상으로 성경공부를 하던 중 마태복음 7장 1절의 비판에 관해 설명했을 때, 한 청년이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 그런 사람을 학생들 사이에서는 ‘뒷다마 까는 인간’이라고 합니다.” 많은 청년들 입에서 폭소가 터졌습니다. ‘뒷다마, 뒷다마, 뒷다마’라는 표현이 제 머리에 각인되었습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행동입니다.

결론

가룟 유다와 사울왕 같은 같은 사람이 바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마귀의 속성을 버리지 못한 채 발톱을 숨기고 있는 종교인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줄 것처럼 하다가도, 감정이 상하면 즉시 등을 돌리는 기회주의자입니다. 신앙생활을 이렇게 하면 하늘과 땅의 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신명기 28장은 성경 해석의 마스터키입니다. 진실한 신앙인은 먼저 성령의 귀를 갖고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아시아 일곱 교회에 동일한 말씀을 하십니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계 3:22, 2:7, 11, 17, 29, 3:6)”. 그리고 그 하나님 말씀이 자신에 ‘레마’가 되어야 합니다. 레마가 되면 저절로 순종하게 되고, 그 결과로 영육에 복을 받습니다. 성경 말씀은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적인 순종을 요구합니다. 어떤 이유도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순종과 불순종은 곧 생사화복(生死禍福)의 문제입니다. 성경 말씀은 단 한 글자도 내 마음대로 고칠 수 없습니다. 무조건 믿고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모든 복을 받게 됩니다. “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니라(신 28:6)”

국제구호개발기구 한국재난구호
이사장 조성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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