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적한 도시로 변한 ‘두아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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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29] 제3차 전도여행(16) 두아디라(1)

요한계시록 일곱 교회 중 하나
두아디라, 루디아 장사하던 곳
버가모와 사데 연결 교통 요지
로마 시대 도로 계획됐던 도시

▲두아디라 시내에 있는 로마 시대 유적지.

▲두아디라 시내에 있는 로마 시대 유적지.

“두아디라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그 눈이 불꽃 같고 그 발이 빛난 주석과 같은 하나님의 아들이 가라사대(요한계시록 2장 18절)”.

사도행전 16장에는 사도 바울이 빌립보에서 루디아를 만나 유럽 땅에서 처음으로 세례를 주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루디아는 두아디라 성에서 직물 장사를 하는 여성 사업가였다.

당시 두아디라는 자주색으로 물들인 고급 옷감 산지로 유명했다. 아마 그녀는 두아디라와 빌립보를 오가면서 직물 사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두아디라를 이야기하려니, 문득 루디아가 떠오른다.

버가모 유적지를 둘러본 뒤 버가모에서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까지는 택시를 이용했다. 그러므로 버가모 오토갈(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 한 시간 반 정도 동남쪽으로 달려 두아디라(Thyatira)에 도착했다.

▲두아디라 시내.

▲두아디라 시내.

성경에 나오는 두아디라는 오늘날 그 이름이 아키사르(Akhisar)로 바뀌었고, 인구 약 10만 명의 조그만 도시다. 버가모와 사데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 이곳은 기원전 7세기 경에는 리디아 왕국 주민이 거주했으며, 당시는 펠로피아(Pelopia)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버가모에서 두아디라로 가는 길은 물론 잘 포장된 길이나 다니는 자동차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적한 길이다. 눈길이 닿는 곳은 모두 평지이고 가끔 낮은 야산이 나타난다. 주민들은 이 평지와 야산에 올리브 나무를 심어 놓았다.

평지에는 줄을 맞추어 심었으나 야산과 언덕에는 거의 줄을 맞추어 심은 것이 없어 마치 저절로 자라고 있는 야생 올리브 나무처럼 보인다. 우리는 도중에 차를 세우고 올리브 나무 열매와 잎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름대로 식물 채집도 했다.

두아디라 시내에 들어가는 입구에서는 1960년대 우리나라 시골 마을로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꼈다. 시내 도로는 편도 2차선이나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고, 자동차가 다니는 사이로 조랑말이 끄는 조그맣고 옹색하게 생겨 정겹게 보이는 마차도 가끔씩 보였다.

▲버가모에서 두아디라로 가는 길. 도로 양편에 식재된 올리브 나무들.

▲버가모에서 두아디라로 가는 길. 도로 양편에 식재된 올리브 나무들.

두아디라 시내는 물론 현대식 도시이나 시내 한 가운데 가로-세로 100m 정도의 장소에 담장 울타리로 둘러싸인 고대 유적지가 있다. 로마제국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과 벽들이 1974년과 1975년 발굴돼 모습을 드러냈고, 아직 땅 속에 남아 있는 유적들도 계속 발굴 중이었다.

고린도 식의 기둥이 100여 개 발굴됐는데, 이곳은 교회로 쓰였던 건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유적지에서 두아디라 아크로폴리스(언덕 위 세워진 성채)까지 가는 도로에는 이오니아 식과 고린도 식으로 된 기둥 100개가 도로 양편에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두아디라는 로마 통치 시대 도시 안에 가로-세로 도로 계획을 가지고 세워진 도시다.

시내에 세워진 유적지 근처 길을 지나가는 시내버스에 탄 승객들이 우리를 유심히 쳐다보고, 그 가운데 반갑게 손을 흔드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면서 손을 흔드는데, 표정을 보니 반갑다는 선의의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두아디라 유적지에서 멀지 않은 시내 중심가에는 튀르키예 초대 대통령인 아타튀르크 케말의 동상이 서 있다. 튀르키예(오스만 제국)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편에 가담해 영국과 프랑스를 상대로 갈리폴리 반도에서 싸워 크게 승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일으킨 동맹국 독일이 패하자, 독일 동맹국인 튀르키예도 함께 패전국이 되고 말았다.

▲두아디라 유적.

▲두아디라 유적.

이렇게 오스만 제국(오늘날 튀르키예)은 7백여 년에 이르는 제국 역사가 막을 내렸다. 동맹국을 선택하는 것이 이렇게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좋은 예이다.

잘 싸우고서도 패전국이 된 오스만 제국은 많은 영토를 잃고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이 수립됐는데, 그 수반이 튀르키예 근대화의 주역 아타튀르크(케말)이다.

그러므로 튀르키예 사람들은 초대 대통령 케말을 존경하고 있으며, 그의 동상을 튀르키예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화폐에도 그의 얼굴이 들어 있고 이스탄불 국제공항에도 그의 이름이 붙어 있다.

이렇게 두아디라를 돌아본 뒤, 우리는 사데 교회가 있었던 사데를 향해 출발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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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신앙과 삶

사데 리디아 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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