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방의 중소 도시의 한 교회에서 전교인 헌신 예배가 있어 강사로 말씀을 증거하였다. 집회 후 집으로 돌아가려고 교회 주차장으로 이동하는데, 한 청년이 갑자기 나타나서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목사님! 한국교회가 부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바로 그 순간 교회 중직자들이 나타나서 그 청년을 제지하고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이 청년의 말처럼 한국교회가 부패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방법은 간단하다. 썩은 곳은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만 새 살이 돋는다. 썩은 환부를 그대로 덮어 놓으면 더 썩어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의 어떤 환부를 도려내고 수술하여야 하는가?
1. 교회는 복음의 본질에만 충실해야 한다. 그런데 상업주의와 물신주의에 영향을 받은 교회들이 마 치 기업체를 운영하듯이 교회와 교인들을 어장(?) 관리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 한국교회 강단에서 엉터리 설교·가짜 설교를 추방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잘못된 설교의 특징은 무엇인가? 복음의 본질은 전하지 않고 신변잡기, 자기 자랑을 나열하는 설교, 성경에 근거가 없는 설교, 세상의 성공을 무조건 축복이라 강변하는 설교, “나는 매일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기 때문에 성도들은 무조건 내 말을 들어야 한다”고 협박하는 설교자는 한국교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3. 목회자의 품위(?) 유지를 위해서 분수에 넘치는 고급 승용차를 타야 한다는 생각이 문제이다. 의식이 살아 있는 목회자라면 교인들이 고급 승용차를 사 준다고 해도 거절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가난한 교인들의 헌금을 고급 승용차를 사는 데 낭비한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 한국교회의 상당수 목회자는 교인의 호주머니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사례비만 많이 받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어떤 교회는 목회자의 분수에 넘치는 고액 사례와 판공비로 전체 예산의 대부분이 사용되고 있다. 서울의 강남 어느 대형교회 목회자의 월수입은 도합 1,800만 원 정도이다. 이러한 유형의 교회에서는 연말만 되면 자기의 뜻을 잘 헤아리는 제직을 재정위원이나 예산위원으로 임명하여 사례비 인상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교인들의 경제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심지어 목회자를 영화배우나 가수 연예인에 비유해 가면서, 하나님의 종이 세상의 연예인만도 못해서 되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사례비 인상의 변이다.
5.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의 총회장, 감독, 지방회장, 노회장 선거에 값비싼 향응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총회장이나 감독 선거에는 엄청난 액수의 금전이 총대들에게 살포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우리 교계의 선거 문화는 저개발 국가 수준도 못 미치고 있다. 참으로 타락하고 부패했다. 이러한 행태를 완전히 뿌리째 뽑아버려야 한다.
6. 교회 재산은 하나님의 것이요 교인 전체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목회자가 믿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목회자 자신의 명의로 사유화한다. 재산상의 문제가 야기되면 교인들을 다 쫓아내 버린다. 어떤 교회는 은퇴한 목사가 아직까지도 교회 재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살아계신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은가?
7. 지나친 헌금 강요는 교인들에게 상처와 염려를 안겨 준다. 은혜를 받고 자발적으로 헌금하는 모습이 정상적이지 않은가? 또한 성도들의 헌금은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필요한 곳에 계획대로 지출되어야 할 것이다.
8. 한국교회 각 교단의 감독회장, 총회장들은 어떠한 저항이 있어도 도시와 농어촌 목회자 사례비 균등화 방안을 실천함으로써 농어촌 목회 기피 현상을 막아야 한다.
9. 농어촌 미자립 교회 출신 교인들이 바치는 십일조 등을 도시 교회가 그 교인의 이름으로 모 교회에 보내어 도와주는 일도 농어촌교회를 살리는 방안 중의 하나다.
10. 교회 직분을 임명할 때 그에 대한 조건부로 헌금 액수를 정하여 상품을 거래하는 식으로 직분을 주는 일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11. 유죄판결, 성범죄 등 파렴치한 행위를 범한 목사는 마땅히 목사직을 박탈하고 교회 활동을 하지 못하게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연구소장으로 18년간 한국교회의 목회자, 장로, 교회 중직자 10,000명 이상을 만나서 깊이 대화하고 고민했던 한국교회 갱신의 과제를 압축해 보았다. 그렇다. 한국교회 변화의 새로운 역사는 목회자들과 특히 교회 장로들의 의식 개혁이 선행되어야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한국교회 목회자 인재풀 센터 대표 박현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