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선교에만 전념하다, 정작 가정이 무너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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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67] 가정을 돌아보며

오늘날의 오네시모는 누구인가?
가족 구성원 중 오네시모 존재해
영적으로 낳은 자녀들만 집중하다
육체로 낳은 자녀 안 돌보면 문제
자녀들 신앙 떠나는 것 방지 위해
부모의 적극적 관심과 사랑 필요
가정 최우선으로 삼는 것, 큰 사명
가정 돌봄·자녀 사랑, 진정한 목회

▲ⓒ픽사베이

▲ⓒ픽사베이

사도 바울, 빌레몬, 오네시모의 관계는 빌레몬서에서 잘 드러난다. 바울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오네시모라는 도망친 노예를 만나게 된다. 바울은 오네시모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고, 오네시모는 이를 받아들여 신앙적으로 변화됐다.

바울은 오네시모를 ‘영적으로 낳은 아들’이라 칭하며, 그를 깊이 사랑하고 신뢰하게 됐다. 바울은 빌레몬에게 편지를 보내, 오네시모를 이제는 노예로 여기지 말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로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 바울의 편지를 통해 오네시모는 단순한 종이 아닌, 하나님의 구원받은 자녀로서의 새로운 지위를 얻게 된 것이다.

이 관계는 단순히 개인적 관계를 넘어, 초대교회의 공동체적 가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바울의 편지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신앙 공동체 내에서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가정을 돌아보며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삶 속에서 오네시모는 누구일까? 가정에서 부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영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오네시모는 단순한 종이 아닌 하나님의 구원받은 자녀의 권리를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우리 가정에서도 영적인 시각으로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가정의 우선순위

아무리 훌륭한 목회를 하고, 선교지에서 죽어가는 영혼을 구원하며 영적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해도, 정작 자신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수많은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가정을 돌보지 못한 채 교회와 선교를 우선시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가족 구성원 중에도 오네시모가 존재할 수 있음을 우리는 자주 간과하고 있다. 영적으로 낳은 자녀들에게만 집중하고 육체적으로 낳은 자녀를 돌보지 않는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이다.

목회와 가정의 균형

많은 목회자가 밖에서 오네시모와 같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베풀며 영적 아들로 양육하지만, 그 사이 자신의 가정이 무너지고 부부 관계가 위기에 처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목회자의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거리의 오네시모들에게 빼앗긴 채 자라게 된다. 그 결과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고, 이는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교회 내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훌륭한 목회자로 삶을 사는 것과 동시에 가정을 돌보는 것은, 어렵지만 해야 할 일이다.

내 자녀를 돌아보라

남의 눈 속 티는 보면서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듯, 우리 자녀들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고 환경적으로 궁핍하며 신체적으로 허기져 있을 때, 그들의 신음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목회자나 선교사로서 성공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지만 정작 가정을 돌보지 못했다면, 이는 목회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자녀들이 신앙의 길에서 멀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역의 기초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역의 기초다. 삶의 우선순위를 잘못 두고 목회를 하다 보면, 부부 간 사랑은 빙하기에 빠지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사랑 결핍증에 시달리게 된다. 아이들은 거리의 청소년들로 변하며 사회 병폐 속에 병들어가게 된다.

어느덧 목회에서 한숨 돌릴 때쯤, 정작 자녀들은 빌레몬의 집을 떠나 사라지고 만다. 사도 바울을 만나 영적 아들로 구원받아야 할 그들이 이제는 사도 바울을 만날 확률마저 희박해진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가정을 돌보고, 가족 간의 사랑을 회복하는 일이 절실하다.

목회의 본질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목회의 본질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우리 자녀들을 단순히 하나님이 맡긴 존재로만 여기지 말고, 그들을 종이 아닌 종 이상으로 대하는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 가정을 돌보고, 자녀들에게 온전한 사랑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목회의 시작이다. 목회자와 선교사 모두 가정에서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말고, 이를 통해 더 큰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결론

삶의 본질을 돌아보며, 가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사명임을 기억해야 한다. 목회와 선교에서 아무리 큰 성과를 이루더라도, 자신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가정을 돌보고,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목회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건강한 교회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목회자의 가정이 건강해야 교회도, 선교지 사역도 건강해질 수 있다. 오네시모를 향한 바울의 사랑과 배려를 본받아, 우리의 가정에서도 같은 사랑과 관심을 실천해야 한다.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캐리커처.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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