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도 비판 받아야 하나, 조롱 대상으로 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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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성찰 4] 호모 조롱투스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이자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연구원이신 최더함 목사님(바로善개혁교회)의 ‘그리스도인의 성찰’ 중 요즘 시국에 맞는 내용을 일부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조롱의 시대, 사회는 투쟁 장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나와
요즘 성도들, 목사까지 조롱해
하나님 나라에는 ‘성역’이 있어
목사 대한 결정권, 하나님 주권

▲조롱하고 비난하고 삿대질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용서하시는 예수님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더니, 마이크로소프트 Bing AI인 Copilot가 제작한 그림. ⓒCopilot

▲조롱하고 비난하고 삿대질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용서하시는 예수님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더니, 마이크로소프트 Bing AI인 Copilot가 제작한 그림. ⓒCopilot

요사이 ‘호모 조롱투스’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한 마디로 ‘조롱하는 인간’을 빗대는 말이다. 바야흐로 조롱의 시대다. ‘남을 비웃거나 놀린다’는 뜻의 조롱(嘲弄)은 역사가 오래된 행위방식이다. 주로 약자들이 권력자들의 부정하고 폭압적인 권력 행사에 맞서는 도구로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한 방식이다.

직접적으로 권력의 비판이 불가능했던 과거 왕권 시대에는 병신춤이나 해학 등을 통해 권력을 조롱하고 풍자했다. 그러므로 ‘조롱’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조롱은 금기시된 영역에 대한 비판의 일환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그런데 현대에는 인터넷 발달로 표현의 자유가 확장되었지만, ‘익명성’과 ‘집단’의 가면 뒤에 숨어 상대방을 비판하고 조롱하고 흠집을 내고 비하하고 공격하는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이것은 건전한 사회적 현상이 아니다.

‘조롱투스’들은 그 한도를 넘어 방향성을 잃은 채 ‘말의 폭력꾼’이 됐다. 그들의 언어폭력으로 사회적 약자들이 상처를 받고,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된다. 조롱의 사회적 순기능은 사라지고, 이들에 의해 사회는 점점 투쟁 장소로 변해간다.

세월호 침몰 사건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뿐 아니라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이 나라의 위기대응 능력에 불안감을 느낀 국민들이 한목소리로 이참에 정부 정책을 재점검하고 위기관리 능력의 체계를 수립하여 나라의 근본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 대안이 바로 ‘세월호 특별법’이다.

그러나 여야 간 이견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 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전부 아니면 전무’를 주장하고 요구하는 이 사회의 병리적 문화 현상을 목도했다.

민주주의는 협상과 토론을 통한 합의와 타협이 중심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정치권과 사회는 이런 점에서 어리고 연약하다. 문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는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었다는 것이다.

소위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라는 이름의 회원들인데, 이들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유가족들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판단하고, 단식으로 투쟁하는 그들의 보는 앞에서 ‘폭식 투쟁’을 벌였다. 자식을 잃고 비통에 빠진 유가족들 앞에서 버젓이 피자 100판과 맥주, 치킨, 육개장을 먹어 치웠다.

일베의 폭식처럼 도덕과 사회적 윤리를 무시한 행위는 개인의 권리 수준이 아니라 사회적 폭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것은 비판이 변질된 기괴한 비난 문화이다.

남을 조롱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으려는 이 ‘조롱투스’들이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문화가 온라인 세상 안에서 서서히 오프라인 사회로 걸어나와 공공연하게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그리스도인들을 우울하게 하고 슬프게 하는 것은 이런 형태가 은근히 교회 안으로까지 침투했다는 것이다.

성도들이 목사를 조롱하고 있다. 어느 유명한 목사에 비해 당신은 왜 저렇게 감동스러운 설교를 못하며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느냐고 힐난한다. 자기가 모델로 삼은 한 목회자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비교 판단한다. 설교에 대해 공공연하게 트집을 잡고 그건 잘못된 발언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목사도 비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목사는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우신 주의 종이자, 양들의 목회자로 선택받은 하나님의 일꾼이다. 목회자에 대한 모든 결정권은 사람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주권에 속한다. 이 절대적 지침이 무너지면 기독교회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세상은 ‘성역’이 없다고 말하지만, 하나님 나라에는 ‘성역’이 있다. 하나님은 아담의 범죄 후 에덴동산에 두루 도는 화염검으로 지켜지는 생명나무를 두셨다. 아무도 이 생명나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셨다.

지성소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역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다. 이곳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대제사장만이 1년에 단 한 번만 출입하도록 허가됐다. 하나님이 설정한 성역을 위반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다.

사단의 추락은 하나님 자리라는 절대 성역을 넘본 결과이다. 그것은 죽음으로 심판받아야 할 무모한 도전이다. 지금 ‘조롱투스 교인들(분명히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다)’이 교회 안에서 이 성역을 무너뜨리고 있다. 만약 이들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징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목사

Th. D., 바로善개혁교회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교수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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