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꾸란을 모독했다는 혐의로 무슬림 폭도의 공격을 받은 노인이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70대 초반의 라자르 마시(Lazar Nazir Masih)가 3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펀자브주 라왈핀디의 군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세계기독연대(CSW)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비영리 박해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는 2일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던 마시가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며 “그가 자신의 고향인 사르고다에 매장되는 동안 경찰이 마시의 가족을 보호했다”고 전했다.
‘영국 법률 지원구조와 지원 및 정착 센터’(CLAAS-UK)는 “마시의 시신은 무자히드 콜로니(Mujahid Colony)로 이송됐으며, 그의 장례식은 3일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고 했다.
파키스탄 교회의 아사드 마샬(Asad Marshall) 주교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오늘 모든 파키스탄인은 외국 땅뿐 아니라 바로 이곳에서 발생한 잔혹 행위로 슬픔에 잠기고자 한다. 그러나 증오는 우리가 질문을 해야 할 자리에 이르게 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집과 삶의 파괴,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잔혹한 살해, 지역사회의 파괴와 가족의 슬픔을 넘어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화를 일으키는 이들과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이 언제 진실을 추구하고 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부르짖을 것이며, 언제 그 생명들이 파키스탄 자신을 위해 일어설 것인가이다”라고 했다.
시민권 옹호자들은 마시의 죽음이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과 관련된 위험의 또 다른 예라고 말한다. 이들은 이 법이 과격한 무슬림 폭도가이 사법제도를 자신들의 손에 맡기도록 용기를 줄 수 있다고 한다.
CLAAS-UK의 나시르 사이드(Nasir Saeed) 이사는 CP에 보낸 성명에서 “허위 신성모독 혐의로 잔혹한 공격을 받아 살해된 나지르 마시의 비극적인 죽음에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야만적인 행위는 우리나라의 신성모독법 오용으로 인한 심각한 결과를 강조하고, 이 법 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을 극명하게 일깨워 주고 있다. 인권운동가로서 나는 이러한 무의미한 인명 손실과 그에 따른 폭력으로 인해 깊은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CSW의 머빈 토마스(Mervyn Thomas) 대표는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논란이 되고 있는 신성모독법과 이 같은 법을 스스로 취하는 이들을 둘러싼 불처벌 문화에 용기를 얻은 극단주의자들이 마시의 생명을 잔인하게 빼앗았다"고 규탄했다.
토마스 대표는 “우리는 이 지독한 폭력 행위를 규탄하며, 경찰이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개입했다면 마시 씨가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사르고다 당국이 법치를 수호하고,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또한 파키스탄에 종교와 신앙의 자유에 대한 국가적·국제적 약속과 전혀 양립할 수 없는 신성모독법을 폐지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얼마 전 일 사르고다 무슬림들은 마시가 꾸란의 페이지를 불태웠다고 비난했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의 폭도가 마시의 집과 신발 공장을 공격하도록 선동했다. 파키스탄 형법에 따르면, 꾸란을 불태우는 행위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