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무슬림들, ‘신성모독’ 주장하며 기독교 공동체 공격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심각한 폭력 사태와 재산 피해 초래

▲파키스탄 동부와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펀자브 주.

▲파키스탄 동부와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펀자브 주.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 지방에서 한 기독교 공동체가 무슬림 폭도의 공격을 받았다. 신성모독 혐의로 발생한 이 사건은 심각한 폭력 사태와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공개된 소셜미디어 영상에는 폭도가 피투성이가 된 남성을 둘러싼 모습과, 10대들이 가구를 부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파키스탄 현지 매체는 “이번 공격은 지역 성직자의 선동으로 일어났다. 사르고다시 무자히드 식민지의 폭도는 ‘한 기독교인 70세 남성이 꾸란의 사본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DW의 보고에 따르면, 폭도의 분노로 피해 남성의 소규모 신발 제조 공장이 불탔다.

파키스탄 기독교인으로 신성모독죄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파라즈 퍼베이즈(Faraz Pervaiz)는 X(구 트위터)에 여러 개의 영상을 공개하며 “파키스탄의 이슬람 극단주의 정당 TLP(Tehreek-e-Labbaik Pakistan)의 소속 폭도가 마자히드 콜로니 사르고다(Majaheed Colony Sargodha)의 기독교인들을 공격해 여러 교회를 파괴하고, 기독교인 중 한 명이 꾸란을 모독했다고 비난한 뒤 수십 채의 집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파레즈 퍼베이즈 X (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영상.

▲파레즈 퍼베이즈 X (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영상.
사리크 칸(Sariq Khan) 사르고다 경찰서장은 “최소 5명이 폭력 사태에서 구출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폭도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다”고 했다.

이자즈 말히(Ijaz Malhi) 지역 경찰서장은 성명을 통해 “상황은 마침내 통제됐다.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한 명이 구금된 상태이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이 기독교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사고르다 전역에 배치돼 있다”며 “경찰들의 적절적 조치에 감사드린다. 사르고다는 큰 비극을 면했다”고 했다.

그는 “2,0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보안 임무를 맡아 더 이상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집 밖에서 큰 불이 나는 모습이 담겨 있는데, 이것은 가짜 영상이며 다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어 “부상자의 한 친척은 ‘삼촌이 병원에서 위독한 상태에 있다. 가족은 무사하며, 병원은 삼촌을 볼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고 했다.

소수자권리행진(Minority Rights March)은 성명에서 “영상에는 한 지역 성직자의 선동으로 폭도가 70세 남성을 공격하는 모습과 그 남성의 집과 공장이 불타는 모습이 담겼다”면서 “당시 펀자브 경찰은 수동적인 관찰자였으며, 이는 폭력을 암묵적으로 승인했음을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펀자브 내무부 관계자인 누울 아민 멘갈(Noor-ul-Amin Mengal)은 “파키스탄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종교를 가장한 어떤 불의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철저한 조사를 거쳐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슬림과 소수민족 공동체 관계자와 종교학자들은 지역 평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이슬람을 모욕하면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종종 폭력을 발생시킨다.

2023년 8월, 자라왈라(Jaranwala) 마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으며, 현지 기독교인 두 명에 대한 신성모독 혐의로 교회와 집이 불탔다. 2021년 12월, 폭도들이 신성모독 혐의로 스리랑카 남성을 살해했다. 용의자들은 체포됐지만, 허위 혐의를 억제하기 위한 입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기독교인은 파키스탄 인구 2억 4,100만 명 중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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