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서 평안으로’ 한 걸음 전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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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평온을 비는 기도

ⓒMarcos Paulo Prado/ Unsplash.com
ⓒMarcos Paulo Prado/ Unsplash.com

금주자들 모임에서 공식적으로 ‘평온을 비는 기도’의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

“하나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저에게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일어날 많은 것들에 대해 파국적 사고를 함으로써 그 불안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데, 극단적인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을 종종 사고하면서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 내게는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경우, 남편이 술을 많이 마셔서 집으로 돌아오다 사고가 나는 상상을 하거나 술김에 도박을 하는 상상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솔직히 아내로서는 전혀 손쓸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 위에 나오는 평온을 위한 노력을 위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과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여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남편이 늦게 귀가하는 것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아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화를 해서 언제 오는지 확인한다거나, 조심히 안전하게 귀가를 하도록 당부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남편을 지켜주도록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아내가 남편의 늦은 귀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다음으로 ‘도박을 하면 어쩌지’ 또는 ‘사고가 나면 어쩌지’ 하는 일은 아내가 바꿀 수 없는 일이기에, 그 부분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일임을 받아들이고 믿음으로 안전할 것을 기대하며 소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감정은 에너지가 있다. 그래서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을 취하게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작은 불안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에게 불안감을 주는 일들을 빨리빨리 처리하기도 하고, 불안감이 들면 그것을 짜증이나 화로 분출하기도 하고, 불안감이 심해지면 극도의 불안감으로 과각성 상태가 되어 잠을 자지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걱정과 불안의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대부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걱정과 불안에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거나 잠을 자지 않거나 화를 내는 것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고, 불안의 에너지를 앞에 나오는 것처럼 기도를 통한 믿음으로 바꾼다거나 나를 성장시키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불안은 이빨을 내민 공룡처럼 나를 삼키는 거대한 요인이 아니라, 나를 성찰하고 불안을 잘 이해하게 만들어 불안을 성장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유노북스에서 나온 책 <불안과 잘 지내는 법>에서는 불안을 더 나은 삶을 위한 강력한 자극이라고 본다. 불안의 에너지를 건강한 것에 ‘포커싱(집중)’해서 잘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칫 잘못 해서 불안감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그 불안 자체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다 빼앗길 수 있다. 그렇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며 가치 있는 것에 포커싱(집중)해서 초점을 맞추다 보면 불안이 어느새 사라질 수 있다.

내담자를 실제로 도우면서 내담자가 불안에 너무 시간과 마음을 빼앗기는 것을 보고, 불안이 왔을 때 포커싱 할 수 있는 것을 미리 전략적으로 대비했더니 한 주가 지난 다음 내담자가 불안을 상당히 많이 다스리고 평안을 되찾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방법은 수용 전념 치료 사용법과 비슷하다. 불안을 없애려 노력하기보다, 불안이 없을 때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고 불안이 없는 때 하고 싶은 그 일에 초점을 맞추어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불안이 어느새 나를 압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주 전 빈 집에서 남편과 하루를 머무는 경험을 했다. 밤이 되어 잠을 자려는데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면서 불안이 다가왔다. 머릿속에 이상하게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막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은 벌써 잠이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 들자 갑자기 불안해졌다.

그 생각에 압도되면 안 될 것 같아 그 빈집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고, 그 날 낮에 있었던 좋은 기억들을 떠올려 감사한 생각을 했더니 마음이 다시 평안해졌고 금방 잠에 들 수 있었다. 이 경우 ‘포커싱 기법’을 의도적으로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나쁜 시각적 이미지를 일부러 없애려 하기보다 좋았던 기억과 감사한 마음에 집중함으로써 불안이 사라지게 한 것이다.

불안감이 몰려오는 것을 특히 잘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좌절감에 약한 분들이다. 특히 이런 분들 중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마땅히 형성됐어야 하는 안전함, 중요감, 가치감 같은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아 너무 쉽게 자아감이 흔들리다 보니 불안감을 많이 경험하고 그것이 관계에서 어려움을 가져오거나 정서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불안감을 느낄 때 배우자에게 짜증과 화를 쉽게 내고, 그것이 관계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불안감 때문에 강박적으로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의 경우 불안한 내면 자아를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또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기억의 새로운 조작을 통해, 자신의 불안을 다루어 나가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불안해하는 내면의 자아가 필요로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을 내가 자기 공감 또는 자기 돌봄으로 양육해 주는 것을 통해 스스로 불안을 다스리고 이겨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상처로 인해 건강한 자아상이 없는 경우 외부 위안이나 돌봄이 일시적 위로를 줄 수 있으나, 진정으로 평안을 되찾고 불안을 극복하는 힘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나를 돌보는 법을 배움으로써 성장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트라우마 치료와 자기 돌봄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불안이 다가올 때 그것에 압도되지 말고 앞에 나온 포커싱 기법이나 트라우마 치료 등을 통해 자아를 튼튼하게 하는 것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기억하고 툴 박스에 넣어두어, 불안할 때 사용해 보자.

어느 때보다 불안함이 많은 시대에 사는 우리는 불안과 친구가 되어가는지 모르겠다. 그 불안이라는 친구를 좋은 에너지로 활용해, 더 성장하고 나를 알아가는 축복의 통로, 나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로 사용해 불안한 이 시대를 잘 살아내길 바란다.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서미진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부학장
호주 한인 생명의 전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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