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진 원장(200)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

전체주의자들의 특징은 자신들만의 자유를 쟁취하려는 입법 활동을 통해 인간을 다스리려고 산다는 점이다.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윤리기준이 무너지도록 미끄러운 경사길로 몰고 간다. 역사적으로 이런 현상은 신학이 타락할 때 나타난다. 모든 기독교 국가에서 자유주의 신학은 성적 타락과 생명경시 사조를 불러일으켰다.

우리나라에 성경책을 전달해주고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님을 파송하고, 피의 여왕 메리가 “100만 명의 군사보다 잔 녹스 한 사람의 기도가 더 무섭다” 고백했던 신앙의 나라 영국이 자유주의 신학을 받아들이면서 생명 경시 사조가 높아졌다. 영국의 경우 1968년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후 2001년에는 배아 파괴 연구를 허용했다. 1978년 시험관 아이를 탄생시키는 의과학의 발전은 여성의 몸을 착취하는 상업적 대리모가 나오게 했으며, 동성 커플의 대리모 출산, 비혼 출산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2010년에는 2006년 제정한 평등법을 전면 개정하여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금지 시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자기결정권만 강조하는 미끄러운 경사길의 논조는 결국 2017년에는 희귀병을 앓는 아이에게 안락사를 종용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종교개혁가 일어난 독일은 18세기 칸트 철학의 흐름을 타고 성경의 무오성을 비판하는 성경비평이 사조가 시작됐다. 세속적 인본주의가 고개를 들게 된다. 자유주의 신학자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Friedrich Schleiermacher), 알프레히트 리츨(Albrecht Ritschl)등이 절대적 진리를 부인하는 성경비평에 앞장서게 된다. 이들이 주장하는 성경관이 다름으로 가치기준이 달라졌다. 생명과 성에 대해 성경이 말하는 절대 기준이 무너지고 생명경시와 성적 타락을 이끌었다. 1961년 피임약을 허용하고, 1969년 이혼을 허용한 후 위험한 포괄적 성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실시했다. 1973년에는 포르노를 합법화했으며, 1976년에는 낙태를 허용했다. 2001년 매춘업도 사회 보험 혜택을 받는 직종으로 채택되었다.

영역 주권론을 펼친 아브라함 카이퍼로 유명한 네덜란드는 위그노의 개혁 정신을 이어받아 개혁주의 신학을 이끌었던 나라였다. 하지만 네덜란드 역시 신학이 무너지면서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신학과 성윤리와 생명윤리가 타락한 나라가 되었다. 1976년 아편법을 만들어 마약을 합법화한 후, 1984년 낙태를 허용하였으며 2001년 동성혼을 합법화한 후 2002년부터 안락사를 허용했다.

우리나라에 많은 의료선교사를 파송한 나라가 캐나다였다. 인슐린을 발명한 토론토 의과대학 학장을 우리나라에 의료선교사로 파송한 나라였다. 평양 대부흥의 마중물이 되었던 원산부흥운동을 일으킨 하디는 의료선교사였다. 세계 선교에 열정을 쏟던 캐나다 역시 신학의 타락과 함께 성적 타락과 생명경시 흐름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고 있다. 1988년 낙태를 합법화한 캐나다는 2016년에는 안락사를 허용하고, 2018년에는 19세 이상의 성인들에게 마리화나를 허용했다.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정신질환 환자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청교도 정신으로 세워진 미국 역시 신학의 타락이 성적 타락과 생명윤리의 타락을 발생시켰다. 신실한 청교도들에 의해 프린스턴 대학교를 1746년에 설립하였다. 우리나라 장로교 선교사를 파송하고 신실한 개혁주의 신학을 전해 준 대학이다. 하지만 1923년 성경의 무오성(無誤性),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그리스도의 대속, 그리스도의 육체적 부활, 그리스도의 기적들의 사실성을 부인하는 어번 선언서 (Auburn Affirmation)를 천명하며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신학의 퇴조를 가져왔다. 그 결과 프린스턴 신학교의 몰락과 함께 해당 교파인 미국 장로 교회 ( PCUSA, Presbyterian church in the USA)가 2011년 동성애자 목사, 장로, 안수집사 허용하게 되었다.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역시 미국 최대 보수 교단인 남침례교의 세속화에 영향을 깊이 받아들인 결과다. 1996년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성에 의한 법적인 결합이고 배우자를 이성 커플로만 규정한 결혼보호법을 제정하였다. 하지만 2013년 결혼보호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하고, 2015년에는 미국 50개 주에서 동성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성적 타락과 생명윤리의 타락은 전통 가정의 몰락을 가져오는 위험한 입법으로 나타났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5년 간통제를 위헌 판결하여 폐지시킨 후 불과 4년 후인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2022년에는 의사조력자살(PAS, Physician Assisted Suicide)을 합법화하자는 법안까지 나타났다. 매스컴에서는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들이 혼전 임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가정을 지키기보다는 이혼을 택하라고 부추기는 막장 스토리를 담은 연속극이 범람하고 있다. 신학이 퇴조한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도덕적 타락 현상을 따라가려고 기를 쓴다. 도덕적 타락 현상으로 인해 만들어진 제도와 문화를 따라가는 것이 지성인이고 남들보다 앞선 것이며, 최선의 것이라고 현혹하고 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마 5:13~15)

그 어느 때보다 크리스천의 사명이 필요한 때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는 성도가 되기 위해서는 강단에서 설교 말씀이 바르게 전달되어야 한다. 바른 말씀을 전하는 목사는 바른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에 달려있다. 신학의 회복이 성적 타락을 막고 생명을 구하는 첫 단계다.

이명진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