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이단 해제 목적 5천만 원 부정청탁 인정
법원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서울성락교회 김성현 목사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김성현 목사로부터 목적성 청탁을 받은 한기총 전 총무 Y목사는 징역 1년에 추징금 5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월 7일 재개된 서울성락교회 및 한기총 관련 부정 청탁, 횡령 사건 선고공판에서 김성현 목사와 Y목사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당초 검찰은 김성현 목사에 업무상 횡령, Y목사에게는 배임 수재를 적용했다.
김성현 목사는 성락교회 이단 해제를 목적으로 전달한 약 4억 원(2013년 8월 22일 1억 5천만 원, 2014년 8월 11일 2억 원, 2015년 9월 15일 5천만 원)에 대해, Y목사는 이 중 공소시효가 남은 5천만 원만 재판에서 다뤄졌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Y목사는 줄곧 어떠한 부정청탁도 받은 적이 없고, 돈 역시 수수한 적 없다고 주장한 반면, 김성현 목사는 Y목사에 수 차례에 걸쳐 돈을 건넨 것은 사실이지만, 이단 시비 해제나 개인 사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수 증인들의 증언과 두 피고인들의 주장을 종합해, 김성현 목사가 Y목사에 돈을 건넨 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이단 해제를 목적으로 한 부정청탁이라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부는 Y목사에 대해 “김성현 목사나 성락교회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도 없고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나, 증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성락교회로부터 5천만 원을 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특히 성락교회 관계자에 자신이 성락교회 이단 해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처럼 얘기했고, 실제 교회 측에서 이단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재심 처분서를 한기총에 접수한 후 이대위 소속 목사들과 성락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한기총 총무 지위에 있던 시기에 교회로부터 5천만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Y씨가 한기총에서의 지위나 돈을 지급받은 시기, 그 경위 등에 비춰 보면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돈을 받았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Y씨의 무죄 취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김성현 목사에 대해서는 이단 해제 관련 부정 청탁임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로 돈을 건넸다고 봤다. 특히 당시 재정담당자가 회계 처리 어려움을 이유로 이를 반대했음에도 Y목사에 돈을 지급토록 지시했고, 회계처리를 ‘기독교 문화발전 지원비’ 등으로 명시하게 하는 등 실 사용처를 숨기려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성현 씨는 한기총 내에서 이단 해제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Y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재산상 이익을 공유하는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돈을 제공토록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오로지 성락교회 교인들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었다는 김 목사의 주장을 인정치 않았다.
이어 김성현 목사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Y목사에게는 징역 1년과 추징금 5천만 원을 선고하면서도,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8년째 분쟁을 거듭 중인 서울성락교회 사태와 관련해 김성현 목사의 이번 유죄 판결이 향후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로, 故 김기동 목사에 이어 아들 김성현 목사도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성도들이 동요할지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김성현 목사는 과거 감독에 오르는 과정에서 원천적 하자가 있다는 ‘대표선임결의 부존재 소송’도 제기된 상태로, 이번 판결이 해당 사건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