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목사 측, 김성현 목사 감독보 재임명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성락교회 개혁 측 “실패한 부자세습 다시 이루려는 꼼수”

교회 분열의 단초가 됐던 김성현 목사가 물러난지 1년도 안돼, 다시 감독보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락교회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 보도 이후, 개혁 측과 김기동 측으로 분열된 상황이다.

김기동 목사 측은 "분열된 교회를 정상화시키는 데 김성현 목사가 적임자로, 모든 역량을 실어 주어야 한다"며 아들인 김성현 목사를 지난 1월 14일 감독보로 임명했다.

최근 김기동 목사에 대한 검찰 기소로 서울성락교회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김기동 목사가 아들인 김성현 목사를 '감독보'로 임명하고 본격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기동 목사는 김성현 목사를 감독보를 임명한 이유에 대해 "교회 부동산 520건 전부 김성현 목사 명의로 돼 있는데, 작년에 이걸 다 옮길 수가 없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문제를 위한 현실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김성현 목사에 대한 일부 불신을 의식한 듯 "(김성현 목사가) 변했다고 확신한다"며 "혹시 걱정이 되더라도, 이제 나를 믿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기동 목사는 '감독보'라는 직위에 대해 "'감독을 대신하는 부목사'로, 행정, 재정, 관리, 인사 모든 것을 그(김성현 목사)에게 맡길 것"이라며 "자신은 앞으로 기도와 말씀만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에서 6개월 이상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내가 가져간 것이 없으니 하나님도 찾지 못할 것"이라며 "목사를 의심하지 말라. 내가 무엇을 탐하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기동 목사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김성현 목사는 "더 이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하지 말아달라"며 "베뢰아 환원운동을 꾸준히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목사는 지난해 3월 12일 담임감독에서 사임한 후 10개월여 만에 '감독보'로 복귀한 것이다. 이로써 사실상 김성현 목사의 감독 복귀가 유력해진 상황.

이에 대해 서울성락교회 개혁 측은 "본격 세습을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고 비난했다. 개혁 성도들은 김기동-김성현 목사 부자의 '교회 사유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한 바 있다.

개혁 측은 "교회 부동산 문제를 빌미로 결국 김성현 목사에게 다시 감독 자리를 물려주고자 하는 의도"라며 "여기에 김기동 목사 자신을 향한 법적 분쟁에 있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그러나 어떠한 꼼수로도 그간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개혁 측 교회개혁협의회 대표 장학정 장로는 "김성현 목사는 앞서 성도들의 신뢰를 잃고 지난해 감독직에서 사퇴한 인물"이라며 "이번 감독보 임명은 이미 한 차례 실패한 교회 세습을 다시금 단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락교회는 결코 누구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며 "원로였던 김기동 목사가 감독으로 복귀하고, 감독이었던 김성현 목사가 사임 후 다시 감독보로 복귀하는 비상식적 교회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현 목사는 지난 2009년 서울성락교회 담임감독보에 올랐으며, 2013년 1월 담임감독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예장 통합 총회의 이단 사면 철회 사태 후 '베뢰아 신앙을 부정했다'는 내부 비판이 잇따르자, 2017년 3월 12일 담임감독직에서 사임한 바 있다. 이후 서울성락교회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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