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어찜이냐 권위 있는 새 교훈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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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참된 ‘권위’는 어디에서

▲프랑스 화가 세바스티앙 부르돈(Sebastian Bourdon)의 ‘거라사인 악마(The Gerasene Demoniac, 1660)’. ⓒ위키

▲프랑스 화가 세바스티앙 부르돈(Sebastian Bourdon)의 ‘거라사인 악마(The Gerasene Demoniac, 1660)’. ⓒ위키
“그들이 가버나움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곧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시매 뭇 사람이 그의 교훈에 놀라니 이는 그가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 예수께서 꾸짖어 이르시되 잠잠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시니 더러운 귀신이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키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오는지라 다 놀라 서로 물어 이르되 이는 어찜이냐 권위 있는 새 교훈이로다 더러운 귀신들에게 명한즉 순종하는도다 하더라(마가복음 1:21-22; 25-27)”.

‘권위(權威)’란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는 힘’이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을 말하며, 다른 차원에서는 겉으로 힘 있고 정당하고 공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섬세한 기술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성경에서 말하는 권위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21절의 회당이란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예배를 드리는 곳을 이릅니다. 평상시 회당은 재판소나 학교 등으로 사용됐으며, 회당장 허락만 받으면 나그네도 여기서 자유로이 설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각처 회당에서 설교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의 교훈에 놀랐다’고 했습니다. 서기관들은 과거의 유전에만 집착해 권위자의 말을 이용하는데 그치고, 회개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가르치기보다 외형적인 면에만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크게 놀랐고, 그에 대한 소문이 사방에 퍼져 나갔습니니다.

본문 속 더러운 귀신들린 사람의 증상은 정신병자의 증세와 비슷해 보이지만, 성경은 그 증상을 일으키는 실체를 분명히 ‘귀신’이라고 정의합니다. 귀신이 증상의 실체라는 증거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메시아 직무를 깨닫기도 훨씬 전에 이미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귀신들은 예수가 악을 정복하러 오신 줄 알고 “때가 이르기 전에 자기들을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호소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신 후 제일 먼저 행하셨던 일은 성전 정화였습니다. 성전 뜰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자들과 돈 바꾸어 주는 사람들의 상을 둘러 엎으시고 내 쫓으시면서 “내 아버지의 집은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다”라며 성전을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다음 날 기득권을 가진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와서 누구의 권세로 이렇게 하느냐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세례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고 물으십니다. 그들은 모른다고 답했고, 예수님도 답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막 11:28-33).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무슨 권세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물음으로써,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습니다. 하나님의 권위를 주장하면 신성모독죄를 적용시키고, 메시아의 권위를 주장하면 정치적인 죄로 로마에 고발하며,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면 사기꾼으로 몰고자 한 것입니다. 그들은 산헤드린 공회에서 부여하는 종교적 권한이 유일한 권위라고 생각했기에 이 같은 질문을 한 것입니다.

오늘 마가복음에서 나오는 율법학자들의 권위는 조상들의 전통을 근거로 한 율법의 세부 지침을 이용해 정당하고 공정한 것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을 구속하는 율법주의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으로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시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에 정말 놀랐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의 새롭고 진정한 권위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몇 마디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사람들에 대한 진실한 사랑과 연민에서 나온 것입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자신의 출세와 권력을 위해 다른 사람을 밟고 위로 올라서려는 권력형 권위도, 더 많이 알고 있음을 자랑하는 지식형 권위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신뢰, 당신이 하셔야 할 일에 대한 확신,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이 말씀과 행동을 통하여 드러난 것입니다.

그 말씀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고자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랑의 권위 자체이기에, 새 하늘과 새 땅을 여는 새로운 가르침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예수님의 한 마디 명령으로 온갖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온갖 것에 사로잡힌 더러운 영도 힘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하시고(마태복음 15:8-9)”. 이 말씀은 형식적으로 열심히 잘 믿는 것 같으나 마음으로 하나님을 믿지 않음을 개탄하신 것입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종교 지도자들과의 논쟁을 통해 세속적 인본주의로 왜곡된 율법을 비판하시고, 계명의 본래 취지는 외형보다 심령의 갱신과 청결이 우선됨을 설파하시며, 기적은 복음의 우주적 확신과 주님의 능력을 각각 나타내는 것임을 당시 종교 지도자들인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 당시 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바리새인들은 바리새파에 속한 교사로, ‘구별된 자’라는 뜻입니다. 성경 율법학자들을 뜻하는 말로, 지금은 형식만 중시하다 본질을 해치는 위선자를 이르는 말이 됐습니다.

사도 바울 시대 바리새인들이 6천 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외형적으로는 철저히 계율을 지키고 살았다고 합니다. 특히 바울은 그들보다 더 철저히 계율을 지키려고 애를 쓰면서, 예수 믿는 사람들을 억압하며 죽이려던 인물이었습니다.

서기관이란 ‘기록하여 보존하는 사람’으로, 율법과 정치 분야 최고 권력자 중 한 부류로 율법 해석과 학문의 지혜가 뛰어났던 율법학자였습니다. 사두개인은 로마 제국과 유대인 사이를 중개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들은 성전의 타락을 미워하지만 제사장에게 순종하는 백성들의 이중적 태도를 악용, 로마 제국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성전 중심 독점적 이권을 로마로부터 보장받았습니다.

사두개인들은 일제시대 친일파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들은 로마 제국의 막강한 힘을 빌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억압하고 착취했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사두개인들은 성전 멸망 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땅에는 서기관과 바리새인, 사두개인 같은 삶을 사는 분들이 넘쳐나고 있어 개탄스럽습니다. 정직과 공정, 법과 원칙이 실종된 마비 상태에다, 공중질서까지 무너져 한 치의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의 시대가 도래할까 참으로 두렵고 불안합니다.

죄 지은 자가 더 큰 소리를 치고, 마치 자신들만이 이 나라를 구할 적임자 같은 착각 속에 국민들을 유혹하고 현혹하는 자들 때문에, 나라의 앞날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공정과 상식, 정의가 무너진 곳에 사기와 꼼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피, 눈물, 땀을 흘리며, 자식들 위해 허기진 배를 참아가며 이룩해 놓은 조국이 저 놀고 먹는 이리떼들의 장난에 무너지고 있으니 실로 한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믿는 우리 신앙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오신 목적은 우리의 구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더러운 영조차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더러운 영이 내뱉는 소리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기 위한 사랑 없는 외침에 불과하므로, 예수님께서는 꾸짖고 몰아내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 외치면서 돌아서면 분열과 어둠을 조장하고, 말로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뿐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믿는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은 예수님과 함께하며 하나님의 신실한 사랑을 닮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믿음과 사랑을 봉헌하면서 말씀을 따라 살아갈 때, 예수님의 권위가 우리를 통해 빛을 발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아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진정한 예수님의 권위가 이 땅 위에 가득해질 것입니다.

진정한 권위는 지위나 권력 또는 기득권이 아닌, 오롯이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이 배부름을 얻는’ 참 된 신앙생활에서 나옵니다. 인간의 힘에 의한 갑질이 아니라, 자신을 비워내고 사랑으로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믿음의 사람만이 쟁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존경받는 진정한 권위를 앞세우는 신앙인들이 되어, 세상을 향해 향기를 가득 뿜어내야 하겠습니다.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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