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철학자들에게 듣는다
동서양 여러 철학자들은 인간의 본질, 진리의 정의, 행복의 방법 등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추구하고 해답을 제시하며 그것들을 얻고 누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철학자들에게 한 마디씩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 시간 관계상 딱 한 마디씩만 듣기로 한다.
①공자는 남자라는 생물의 나약함과 오만방자한 행동을 자각하라면서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했다. 또 “30세에 뜻을 세우고, 40세엔 유혹에 쉽게 빠지지 않으며, 50세에는 천명(天命)을 알아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②소크라테스는 술의 힘을 이용하려는 자에게 “나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無知의 知)고 했다. 상대방이 거슬리는 태도로 나올 때는 “야생마를 길들일 수 있다면 다른 말을 길들이는 것은 아주 쉽다”고 일러주었다.
③붓다(고디마 싯다르타)는 옆 사람의 ‘대박’을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깨달음의 경지라고 하면서 “온 세상에 대해 무한한 자비심(慈悲心)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또 이기는 것의 허무함을 깨달을 때에야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 하면서 “일체의 형성된 것은 다 무상(無常)하다”고 말했다.
④플라톤은 눈앞에서 존재하는 여성과 비디오의 세계를 만끽하면서 “그들에게 보이는 것은 눈앞에 있는 벽(壁) 뿐”이라고 했다. 또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라고 하면서 “이데아(Idea)에 대한 동경이야말로 진정한 에로스(Eros)”라고 말했다.
⑤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사물은 그 형상에 따라 그 자체가 된다”, “최고의 행복은 탁월성에 입각한 활동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⑥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은 빵(밥)만으로는 살 수 없다”며 육신이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이 영혼은 “하나님의 말씀(성경의 말씀)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마 4:4). 또 이 세상에서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면 하늘에서는 천사들까지도 기뻐한다고 말했다(눅 15:7).
⑦쇼토쿠(聖德) 태자는 “화합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절대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 “믿음은 자고로 의리의 기본이다. 매사에 믿음을 주어라”고 가르쳤다.
⑧일본 불교 정토진종(淨土眞宗) 개조인 신란 스님은 “선인(善人)도 열심을 다해 극락왕생을 빌거늘, 하물며 악인(惡人)은 어떠하겠는가?”, “염불은 수행자를 위한 비행비선(非行非善)이라”고 가르쳤다.
⑨르네 데카르트는 네트워크 안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自我(자아)’와의 교제 방법을 파악하라며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눠 가진 것은 양식(良識)이라”고 했다. 또 “결단력이 없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해악(害惡)이라”고 일렀다.
⑩아이작 뉴턴은 “나는 진리라는 대양(大洋) 앞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는 어린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정 세계적인 과학자의 멋있는 겸손이다. 또 혼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더라도 자신만의 크리스마스를 만끽하라며 “오늘이 다시 없는 것처럼 전력을 다하라”고 일렀다.
⑪장 자크 루소는 “어느 곳에 울타리를 치고는 ‘여긴 내 땅이야!’라고 선언하는 것에 착안하여 또 그것을 그렇게 믿는 단순한 사람을 발견한 최초의 인간이 시민 사회의 건설자였다”고 말했다. 또 일상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말고 비일상적인 해방감에 자신을 내맡기라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⑫이마누엘 칸트는 “신의 존재를 확신할 필요는 있지만 증명할 필요는 없다”며 “정언명법(定言命法)을 따를 때 인간은 자유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⑬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병사들이여! 피라미드 위에서 4,000년의 역사가 그대들을 보고 있다”며 “개선(凱旋)에서 몰락까지의 거리는 불과 한 발자국도 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워털루 전쟁에서 패했지만 별 저항없이 세인트 헬레나 섬으로 유배된 나폴레옹은 영웅답고 깔끔하게 이런 말을 남겼다. 그는 또 자신의 삶에 대해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