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천국, ‘금생과 내생’을 위한 ‘아버지와 아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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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목사. ⓒ크투 DB

▲이경섭 목사. ⓒ크투 DB

◈내생(來生)과 금생(今生)을 위한 천국

흔히 ‘천국’ 하면 ‘내세를 위한 천국(heaven for the coming age)’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성경은 그것과 함께 ‘금생(今生)을 위한 천국(heaven for present life)’도 말한다. 사도 바울은 골로새서 1장 13절에서, 현재 성도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어’, ‘사랑의 아들의 나라(천국)으로 옮겼다’고 했다.

그는 에베소서 2장 5-6절에서도 비슷하게 말했다.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우셨느니라(엡 2:5-6).” 위 말씀들은 모두 ‘거듭난 영혼’의 ‘천국으로의 현재적 이동’을 말한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독생자의 피로 구속한 당신의 귀한 보물들을(마 6:20) 원수들이 해코지 못하게 하신 하나님의 안전 조치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죄인들의 나라’이고, 하나님의 허락 하에 일정 기간 마귀의 권세 아래 놓여있기 때문이다(요 12:31; 14:3).

“그 때에 너희가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속을 좇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엡 2:2).”

그러나 ‘거듭난 영혼의 천국에로의 이동’은 그것(거듭난 영혼)이 ‘육체’와 분리되어 따로 거한다는 말이 아니다. 이것은 일종의 신비로 지적 논증을 불허한다. 우리는 그것을 ‘거듭난 영혼이 ‘악이 해코지할 수 없는 안전지대로 옮겨졌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예컨대 나발(Nabal)의 아내 ‘아비가일(Abigail)’이 위험에 처한 다윗을 안심시키려고 ‘주의 생명은 생명싸개 속에 쌓였다’고 했던 말의 의미와 유사하다.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찌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삼상 25:29).”

이런 의미에서 ‘천국’은 ‘성도의 사후 거처(a place for afterlife)’일뿐더러 ‘거듭난 영혼의 현재적 거처(a place for present)’이기도 하다. 이렇게 흑암의 권세에서 건짐을 받아 하늘로 옮겨진 거듭난 영혼은 하나님의 절대 보호아래 있어 악한 자가 만지지도 못한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범죄치 아니하는 줄을 우리가 아노라 하나님께로서 나신 자가 저를 지키시매 악한 자가 저를 만지지도 못하느니라(요일 5:18).”

나아가 ‘금생을 위한 천국(heaven for present life)’뿐 아니라 ‘금생 천국(heaven in present life)’도 있다. ‘천국의 실체요 주인’이신 성자 그리스도의 강림으로 세상에 ‘천국’이 도래했다. “이때부터 예수께서 비로소 전파하여 가라사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 하시더라(마 4:17).”

그리고 ‘그것의 구체적인 구현’은 ‘성령’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마 12:28)”. 개별적으로는 그리스도가 내재하는 성도의 심령 안에서 ‘성령으로 말미암은 의와 평강과 희락’을 통해 경험된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이러한 ‘천국의 현재적 경험(a present experience of heaven)’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미래의 천국(the heaven of the future)’을 확신하고 그것을 더욱 소망하게 된다.

◈‘아들’로 말미암아 들어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나라’

성경에서 대개 ‘천국’은 ‘하나님의 나라’, ‘아버지의 나라’로 일컬어진다. “그 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마 13:43)”.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 26:29).”

그러나 그것이 종종 ‘아들의 나라’로도 일컬어졌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골 1:13)”.

“예수께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기우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 18:36).”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렸던 강도 역시 천국을 ‘당신(예수)의 나라(눅 23:42)’라고 했다.

성경이 이렇게 ‘천국’을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로 동일시한 것은 성자 예수가 아버지와 동등일체(삼위일체)이심을 반증한다. ‘천국의 주인’만 동일시 된 것이 아니다. ‘택자(요 17:6)’와 ‘만물(요 3:35)’이 ‘아버지의 것’인 동시에 ‘아들의 것’이 되게 하심으로(요 17:6) ‘아버지와 아들의 일체’됨이 드러났다.

나아가 ‘천국’이 오직 ‘아들로 말미암아’들어가는 나라이기에 ‘아들의 나라’로 명명됐다. ‘금생에서 거듭난 영혼이 천국으로 올리우는 것’, ‘금생에서의 천국(heaven in present life) 경험’, ‘사후의 천국 입성’ 모두 ‘아들로 말미암아’된다.

“그리스도 예수(아들)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엡 2:6).”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입어 거듭난 영혼이 그리스도와 함께 현재 하늘에 앉히었다는 말이다.

‘사후(死後) 천국 입성’ 역시 아들로 말미암아 된다. 십자가에 달린 흉악한 강도가 예수님을 믿고(눅 23:40-41), 사후(死後) 낙원에 들어가고 싶다고 간청하니 예수님이 그것을 허락하셨다. “가로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눅 23:42-43).”

우리가 즐겨 부르는 ‘자비하신 예수여(450장)’라는 찬송 가사에도 오직 ‘예수 공로를 힘입어 천국에 들어 간다’고 했다. “죄를 지은 까닭에 저의 맘이 곤하니 용서하여 주시고 쉬게 하여 주소서 천국 가고 싶으나 저의 공로 없으니 예수 공로 힘입어 천국 가게 하소서.”

그리고 ‘아들로 말미암아 천국에 들어간다’는 말은 구체적으론 ‘아들의 구속을 힘입어 천국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거기 대로가 있어 그 길을 거룩한 길이라 일컫는바 되리니 깨끗지 못한 자는 지나지 못하겠고 오직 (성자 그리스도의)구속함을 입은 자들을 위하여 있게 된 것이라(사 35:8).”

마지막으로, ‘금생에서의 천국(heaven in present life) 경험’ 역시 아들로 말미암아서만 구현된다. 곧 아들의 구속을 입어 ‘성령의 부으심(The Anointing of the Holy Spirit)’을 입은 자들 안에서 경험된다. 이러한 성령으로 말미암은 천국 경험은 그것(천국)이 그에게 부인할 수 없는 실제가 되고, 그로 하여금 ‘천국의 전파자’가 되게 한다. 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개혁신학포럼학술 고문,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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