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예루살렘’이란 별명의 그리스 도시 베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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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96] 제2차 전도여행(24) 베뢰아(1)

오늘날 인구 5만 명 작은 도시
유럽 도시들 중 교회 가장 많아
시내에만 교회 48곳, 총 70여 곳
물론 대부분 그리스정교회 소속

▲데살로니가와 베뢰아 사이의 평야(농토).

▲데살로니가와 베뢰아 사이의 평야(농토).

“밤에 형제들이 곧 바울과 실라를 베뢰아에 보내니 저희가 이르러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니라. 베뢰아 사람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사적이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사도행전 17장 10-11절)”.

필자는 데살로니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이른 아침 베뢰아(Berea 또는 Beroea)를 향해 출발했다. 버스는 시간대에 따라 30분 또는 1시간마다 출발한다. 시내를 벗어나면서 도로 양편에는 광활한 평야지대가 나타난다. 물론 대부분이 농토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베뢰아는 데살로니가에서 서남쪽으로 73km 에 위치하고 있으며, 두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 역시 로마 시대에 만든 에그나티아 도로이다(물론 현대식으로 만들었지만 그 노선은 로마 시대의 것이다). 참고로 베뢰아는 수도인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520km 떨어져 있다.

데살로니가를 출발하여 약 50km 까지는 평평한 평야지대이지만, 그 이후로는 점차 낮은 언덕이 도로 양편에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달리니 베르미오(Vermio) 산의 끝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베뢰아는 이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베르미오 산 기슭에 있는 베뢰아.

▲베르미오 산 기슭에 있는 베뢰아.

오늘날 베뢰아는 Veria라고 표시되며, 인구 5만 명의 작은 도시이다. 필자가 탑승한 대형 시외버스는 베뢰아 시내의 좁은 도로를 용케 잘 지나가며 시내 중심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사도행전 17장 10절에서 12절까지 말씀을 보면 바울은 밤에 데살로니가를 떠나서 베뢰아에 갔으며, 베뢰아에 도착하자 유대인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할 때 베뢰아 사람은 데살로니가 사람들보다 더 신사적이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 많은 그리스의 귀부인들과 남자들이 예수 믿게 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성경 말씀과 오늘날의 데살로니가와 베뢰아를 비교하면 2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말씀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즉 오늘날에도 베뢰아는 작은 도시이지만(과장해서 말한다면) 열집 건너 교회가 있을 정도로 교회가 많은 도시이다.

필자는 유럽 46개 모든 국가를 여행하면서 이렇게 교회가 많은 도시를 본 적이 없다. 현재 베뢰아 시내에 있는 교회만 48개이며, 이 외에 작은교회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70개 이상이다.

그러므로 베뢰아는 오늘날 ‘작은 예루살렘(Little Jerusalem)’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물론 이들 교회의 대부분은 그리스 정교회이다.

▲베뢰아 시내.

▲베뢰아 시내.

베뢰아 고대 역사에 관련된 지역을 발굴한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베뢰아는 8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므로 베뢰아가 속해 있는 마게도냐 지역뿐 아니라 유럽 전체로서도 역사적으로 귀중한 곳이라고 한다.

이 도시 이름을 처음으로 역사서에서 언급한 것은 그리스 고대 역사학자인 투키디데스였다. 현지에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베뢰아(Berea)라는 도시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Ocean)’와 요정(妖精) ‘테티스(Thetis)’의 딸인 베뢰아가 만든 도시라고 한다.

도시 원래 주민은 그리스 동북부 트라키아 지역에서 왔으나, 곧 마게도냐인들에게 정복당했다. 그 후 기원전 168년 로마군에 점령당했다. 그러나 도시는 발전하여 마게도냐 지역의 가장 중요한 도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중세에는 16세기부터 베뢰아에는 그리스인, 유대인, 터키인들이 함께 어울려 살면서 도시를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바울이 처음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도 유대인들이 거주하면서 회당(교회)을 갖고 있었지만, 그 후에도 유대인 공동체는 확장됐다.

▲시내를 흐르는 트리포타모스 강의 다리.

▲시내를 흐르는 트리포타모스 강의 다리.

도시는 베르미오 산과 피에리아(Pieria) 산을 가르는 알리아크몬(Aliakmon) 강 지류인 트리포타모스(Tripotamos) 강이 도시 북부 지역을 동서로 지나는 곳을 따라서 자리잡았다. 중세 유대인 회당과 유대인 거주 지역은 트리포타모스 강변에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고원 지대를 흐르는 이 강 때문인지, 베뢰아 시내에는 생수가 솟아나는 샘이 여러 곳 있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0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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