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선교칼럼] 목회자와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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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를 떠나, 신앙의 내재성이 삶 속에 적용되지 않는다

▲한 교회 예배당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한 교회 예배당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현실 외면하는 교회 지도자

세상은 시시때때로 변하고 있다. 우리 신앙생활의 현장도 너무나 많이 바뀌고 있다. 지난 11월 말 나온 소식에 의하면, 인천의 어느 교회 관리집사가 노동착취로 고소하여 문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고소 내용은 교회에서 주는 8평의 사택에 살면서 시간 제한 없이 교회의 모든 일을 시시로 하고, 때로는 교회의 수련원에서도 농사 일도 하고, 교회의 운전, 유치원 운전, 새벽 운전을 하면서, 부부가 아주 최저임금을 받고 일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교회에서는 헌신과 봉사 섬김이라는 명분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진행되었던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일에 대하여 반항하고 불평을 하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고, 목사를 대적하는 것, 즉 주의 종을 대적하는 것이라는 불문율과 저주를 받는다고 하는 협박에 성도들은 말을 못하고 기도로 참고 견디었다. 이것을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으로 기준을 삼았던 것이다.

나도 돌이켜 보면 아무런 생각 없이 이를 아주 당연한 일로 여기고 나도 그렇게 죽도록 충성했으며, 밤낮 쉴 새없이 뛰었던 지난날을 돌이켜 본다. 오늘의 시대정신으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순종이었고 헌신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한 것을 노동착취로 규정한다. 그래서 요즘 젊은 전도사들은 교회 사역을 시작할 때 먼저 월급을 묻고, 근무 시간을 물어본다고 하며, 시간 외 수당을 요구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이든 목사들은 자신들의 시대와 비교하여 요즘 젊은 목회자들이 ‘싸가지’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세속적인 정신에 빠져서 큰일이야, 앞으로 한국교회가 어떻게 될지 라면서 그럴듯한 염려와 탄식을 하게 된다. 우리는 감히 상상도 못했다면서, 요즘 젊은 목회자들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기에, 목사의 생각이나 태도 역시 바뀌지 않으면 결국에는 퇴물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목회자들은 대부분 권위주의,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목회자가 대접을 받고, 설교의 터부시와 목회자에 대한 순종을 강조하고 헌신을 신앙의 표본으로 삼는 태도가 그렇다. 목회자의 입장에서 당연하게 강조할 사항들이다. 그런데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면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성경이 강조하고 가르치는 내용과는 상이한 것을 쉽게 알게 된다.

목회자들이 알게 모르게 습관이 되어 가르치고 뜻도 모르고 듣고 습득한 것을 전수하는 형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성경을 깊이 있게 조금만 살펴보아도, 오늘 한국교회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얼마나 왜곡되고 타락했는지를 알수 있을 것이다. 다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일 것이다.

시대정신을 외면하지 말라

1. 목회는 산속이나, 외딴 섬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의 삶 속에서, 백성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일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현장의 삶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세상을 알지 못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지 못하고 어떻게 말씀을 나누고 적용할 수 있겠는가? 내용도 없는 설교를 주절거릴 뿐이다.

시대의 빛이나 소금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맛을 잃은 소금, 등잔을 등 경 아래 두는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되니 말이다!

2. 권위주의를 버려야 한다. 내가 만나는 목회자들, 선후배를 떠나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수많은 설교자들이 인터넷 방송을 통하여 전해지는 메시지를 듣고 있노라면, 더더욱 그러한 생각을 갖게 된다.

고지식한 태도, 거만함, 배우지 않음, 여성 편력, 오직 순종과 헌신, 그리고 할렐루야, 교회 중심으로 신앙을 사유 화하는 내용, 목사 중심의 교회, 재정사용, 벗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권위주의”가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권위는 외적인 태도나 거만한 말투나, 자기의 생각이 표준인 것처럼 말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열린 생각, 배우고 노력하여 사람들의 삶의 태도나 생각이나 고민을 이해하고 함께 하면서, 말씀으로 길을 제시할 때에 나타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태도, 공익을 생각하는 태도, 목사의 하나님께 대한 순종과 헌신적인 태도, 이런 것에서 권위가 나오게 된다.

소위 배우려 하지 않고, 자기 기준을 정해놓고 다른 모든 것을 측정하는 태도, 자기의 생각을 고수하는 것을 수구 꼴통이라고 권위주의이다. 여기서 목회자들이 빠져나와야 한다. 교만함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산다.

3. 신앙은 공공화되어야 한다. 신앙의 초월성, 하나님의 초월성을 강조하는 대부분의 보수주의 한국교회는 신앙이 교회 안에서만 열심히 이루어진다. 교회 안에서 믿음을 나타내고, 교회 안에서 열심히 찬양하고 기도하고 거룩한 모습은 다 드러낸다. 그것으로 만족하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한다.

이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신앙의 내재성이 대부분 진보와 보수를 떠나, 현실의 삶 속에서 적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극히 초월성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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