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다행이다
하나님이 행하실 수 없는 12가지
닉 터커 | 김태형 역 | 좋은씨앗 | 248쪽 | 17,000원
하나님 하실 수 없는 12가지 덕분
우리는 평안하게 숙면할 수 있어
하실 수 없어 더 크고 위대하신 분
성육신 통해 모두 경험하고 승리
어린아이에게 복잡한 것을 설명할 땐, 최대한 눈높이에 맞춰 여러 가지 예시와 납득할 만한 개념을 가지고 이리저리 설명하려 애쓴다. 어른이라고 모든 일을 다 이해하는 건 아니다. 때론 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 일도 있음을 아는 것뿐이다.
하물며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에 관하여, 피조물에 불과한 사람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다만 사실로서 받아들이고 믿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을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속성과 행하신 일을 사람의 언어로 계시하신 말씀이다. 우리는 성경에서 사람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시려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때로는 모순처럼 보이고 이해하기 힘들지라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참된 평안과 기쁨과 만족을 누릴 수 있다.
하나님 아버지에 관하여 무지하고 그분을 불신한 상태로 그저 믿기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는 분이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말이다. 다만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대로 알고 믿으면, 우리는 초월적인 그분의 풍성한 사랑을 더욱 깊이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닉 터커는 영국 성공회 목사로, 브라이튼 앤 호브에 있는 비숍 해닝턴 메모리얼 교회 목회자로 섬기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책은 이번에 나온 <하나님이 행하실 수 없는 12가지>가 전부이지만,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얼마나 성경적이 말하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또 가르치고 있는지, 그 교훈이 실제 신자의 삶에 어떻게 작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 충분히 알게 했다.
책의 부제는 ‘그 진리가 우리의 불면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방식’인데, 실제로 하나님이 하실 수 없는 일(하실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때문에 우리의 불안과 염려가 사라지고 평안하게 하나님께 맡긴 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는 한 성도의 간증과 함께 이 책은 시작한다.
이 책은 ①배우실 수 없고 ②놀라실 수 없고 ③마음을 바꾸실 수 없고 ④눈에 보이실 수 없고 ⑤때로는 차마 못 보시고 ⑥변하실 수 없고 ⑦외로우실 수 없고 ⑧고통을 겪으실 수 없고 ⑨죽으실 수 없고 ⑩악에게 시험받으실 수 없고 ⑪거짓말하실 수 없고 ⑫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는 하나님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 같은 특징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육신을 입고 오신 성자 하나님은 ①잠을 주무셨고 ②학교에 가셨으며 ③육신이 되셨고 ④홀로 고통을 겪으시며 죽으셨고 ⑤시험을 받으셨다는 사실을 통해, 하나님이 이것을 우리를 위해 은혜로 선택하셨다고 말한다.
저자 터커는 하나님이 하실 수 없는 여러 일들을 설명하면서, 그분의 무능력함을 고발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이 12가지를 하실 수 없는 것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건이나 동물, 사람은 타고난 속성에 갇히고 제한되지만, 하나님은 스스로 계신 분으로 어디에 제한되거나 누군가에 의해 통제받지 않으신다. 다만 하나님께서 스스로 그 성품을 지키시고 벗어나지 않으시는 것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보기에(그리고 성경이 설명하는 문자 그대로 보기에) 하나님이 하실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는 하나님을 더 작게 보이게 하거나 그 하나님을 신뢰하는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을 더 크고 위대하게 보이게 하고 그분께 의뢰하는 우리를 더 평안하고 안심하게 만든다.
가령 하나님이 배우실 수 없다는 것은 그분의 지혜가 완전하다는 것을 말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 이건 미처 몰랐네’라고 하실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배울 필요가 없는(다른 말로 모든 것을 이미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아시는) 하나님께 우리 마음을 온전히 둘 수 있다.
한편 하나님이 무언가를 하실 수 없다는 말 때문에, 그분은 완전히 초월적인 분으로 우주 저 너머에 홀로 자존 및 자족하며 계시고, 우리는 여기 지구 어딘가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만나며 살아가고 있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저자 터커가 육신을 입고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을 다룬 부분은 그래서 정말 감동적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한 분으로서 우리를 아시고 이해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처럼 되셔서 우리가 겪는 모든 시험을 친히 경험하시고 또 이기신 분이다. 그래서 우리를 진실로 동정하실 수 있다.
12가지 제약이 없으신 하나님이 스스로 그 부분에 모두 제약이 있는 우리처럼 되셨다는 것은 복음의 가장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부분이다. 그리고 신자와 연합한 구주께서는 중보자가 되어 아무런 제약이 없으신 아버지 하나님께 우리를 대변하고 계신다. 이 사실이 신자에게 얼마나 큰 은혜와 평강을 제공하는가. 많은 염려와 불안함이 이 사실 앞에 사라진다.
책 제목은 <하나님이 행하실 수 없는 12가지>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하나같이 저자가 발견한 항목들이 사실은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하고 편안하게 한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하나님이 더욱 영광 받으시고 친히 우리와 같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사랑하게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