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토트와 옥한흠의 제자에게 배우는 목회와 제자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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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제자 훈련은 복음 훈련이다

넘어진 제자 훈련 넘어서기
김대조 | 국제제자훈련원 | 280쪽 | 16,000원

제자훈련은 기독교의 엔진과 같다. 오늘날 교회는 여러 가지 사역과 프로그램, 시스템과 행정을 갖추려 애쓰지만,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시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마 28:19)”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맡기신 가장 큰 사명이며 유일한 사명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임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교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떤 교회는 제자훈련을 성경공부로 이해하고 체계적이고 풍부한 교리와 성경 지식을 가르치는 일에 힘쓴다. 어떤 교회는 제자훈련을 교회에서 섬길 봉사자를 훈련하는 장으로 여기고 순종적으로 헌신하여 섬길 일꾼을 양성하는 데 주력한다.

많은 목회 현장에서 셀그룹, 가정교회, 구역집회 등은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다른 교회 사역의 연장선에 머무는 한계를 드러낸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100여 명의 소수가 제자훈련에 이상적이라며 예루살렘 교회의 예를 들지만, 오순절 성령 역사로 수천이 더해진 교회가 매일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교제하며 같은 마음으로 사도의 가르침 아래 성장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제자훈련의 성패가 단순히 이상적인 규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제자훈련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리고 가장 성공적인 제자 훈련을 실천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사람은 아마도 옥한흠 목사일 것이다. 대형교회로 성장한 후에도 가장 행복했던 때는 몇몇 성도와 함께 제자 훈련을 했을 때라고 고백한 옥한흠 목사는 많은 교회가 모델로 삼는 제자훈련 체계를 유산으로 남겼다.

그러나 눈으로 보고 글로 읽은 것만으로 우리는 성공적인 제자 양육을 이룰 수 없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제자훈련의 완벽한 모범 자체가 단순히 지식적 가르침이나 봉사의 훈련이 아니라, 실수와 실패를 반복해서 경험하는 제자의 삶을 신실하게 빚어가는 도제 교육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제자훈련이 한국교회 가운데 엄청난 관심을 끌어낸 것에 비해 성경이 말하는 제자 훈련을 신실하게 행하는 교회가 많지 않은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제자훈련 원칙을 설명하는 책이나 제자훈련 내용을 담은 교재가 아니라, 제자훈련을 한 사람의 유익한 경험과 실제 조언이 더 필요하다. 존 스토트에게 복음주의적 교리와 목회를 배우고, 옥한흠 목사에게 제자훈련 목회를 배운 사람이라면 어떨까? 이번에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넘어진 제자훈련 넘어서기>를 쓴 김대조 목사처럼 말이다.

김대조 목사는 이 책에서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다룬다: ①제자 훈련이 빠지기 쉬운 함정 ②실패를 넘어서는 제자 훈련 법칙. 책은 표지에서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제자 훈련 실전 전략’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밑에 바로 따라오는 ‘넘어짐을 성장의 기회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제자 훈련 이야기’가 더 내용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저자는 놀랄 만큼 솔직하게 7년의 제자훈련 실패담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주일학교 학생 0명에서 수년 만에 1,000명의 어린이가 모여든 교회 목사가 꺼내놓기 쉽지 않은 말이다.

▲예수님이 넘어진 제자를 일으키시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부탁하자 마이크로소프트 Bing AI인 Copilot가 제작한 그림. ⓒCopilot

▲예수님이 넘어진 제자를 일으키시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부탁하자 마이크로소프트 Bing AI인 Copilot가 제작한 그림. ⓒCopilot

저자가 지금 섬기고 있는 주님기쁨의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불성실하게 하거나 인간적인 탐욕에 사로잡혀 부정직한 일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1부에서 자신이 헌신했던 제자훈련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진심으로 뉘우치며 독자에게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호소한다.

제자훈련의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제자를 세우는 것으로 복음의 지혜와 능력이 일으키는 역사를 돕는 방편이 되는 것이지, 그리스도를 대체할 일꾼이나 그리스도가 필요 없는 자기 의가 가득 찬 교만한 죄인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저자가 경고하는 골자다.

만일 저자가 후반부에서 ‘이렇게 이렇게 하면 제자훈련은 완벽하게 성공한다’는 식으로 해법을 제시했다면, 깊이 사고하는 독자는 분명 ‘아직도 함정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구나’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대조 목사는 그렇게 절대적 법칙을 알고 있는 것처럼 제자훈련을 과대포장하지 않는다.

‘성공적’이란 말이 붙는 제자훈련은 숫자를 늘리거나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돌아가거나 교회에 참석하는 성도의 만족도가 높아지거나 봉사하려는·봉사할 수 있는 일꾼이 늘어나는 것으로 단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건강한’ 제자훈련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자신의 옛 사람을 날마다 자기 십자가에 못 박는 진정한 회심의 삶으로, 항상 그리스도의 존귀하심에 매료되고 그분이 십자가에서 확증하신 복음의 은혜 아래 거하며 계속해서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붙들고 닮아가는 삶으로 우리를 빚는다. 요컨대 성경적인 제자훈련의 엔진은 ‘오직 복음’이라는 원료로 건강하게 작동한다. 다른 불순물은 엔진을 망가지게 할 뿐이다.

김대조 목사의 <넘어진 제자 훈련 넘어서기>는 모든 그리스도의 제자와 또 다른 제자를 삼는 제자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저자의 솔직한 간증과 진심어린 조언을 듣고 적은 무리를 제자로 삼더라도 예수님처럼, 예수님이 요구하신 방식대로, 오직 예수님만을 의지하며, 그분을 닮은 제자가 되도록 함께 세워주는 제자훈련이 교회마다 일어나기를 간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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