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오직 믿음으로
우리도 허드슨 테일러 부부처럼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믿음
어려운 상황에도 하나님 주시는
평안과 기쁨 누릴 수 있는 소망
소중히 여기는 것들 소진해도
기쁨 여기고 주 사랑하는 마음
허드슨 테일러의 영적 비밀
하워드 테일러 부부 | 손현선 역 | 좋은씨앗 | 288쪽 | 15,000원
제임스 허드슨 테일러(James Hudson Taylor, 1832-1905)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유명한 중국 선교사다. 영국 반슬리에서 태어나 17세에 회심한 후 22세부터 중국 복음화의 소명을 품고 50년 가까이 하나님께서 중국 민족을 구원하여 제자로 길러내시는 일에 헌신했다.
교회학교 시간에 선교사 이야기로 내내 들어왔던 테일러의 삶을 이번에 그 후손인 하워드 테일러 부부가 쓴 <허드슨 테일러의 영적 비밀>을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된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무려 1932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다).
단순히 대단한 선교사의 헌신적인 삶을 통해 우리 삶을 고무시킬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접했던 허드슨 테일러 이야기는 영웅의 무용담과 같았다. 얼마나 그가 대단한 믿음을 가졌는지, 얼마나 엄청난 일을 해냈는지 감탄하며 들어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의 영적 비밀을 발견한다. 허드슨 테일러의 성실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테일러는 하나님 안에 거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그분께 온전히 맡긴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상황을 뛰어넘는 평안과 만족이 어디서 오는지, 그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허드슨 테일러 개인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어머니나 누이에게 쓴 편지, 개인적으로 기록한 일기를 직접 인용한 부분이 많아서 타인의 시각에서 본 선교지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선교사 본인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직접 느끼고 헤아릴 수 있다.
테일러는 Faith Mission(믿음 선교)를 모토로 삼고 모든 사역을 감당했는데, 이는 자신의 필요를 누군가에게 노골적으로 알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 기도로 아뢰고 그분이 공급하시는 것을 온전히 기대하는 방식을 말한다.
저자인 하워드 테일러 부부는 허드슨 테일러가 이런 방식의 선교 활동을 통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입증했다고 확신했다. 노골적으로 필요한 것을 알리고 그 필요를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후원 정보를 뿌리는 방식을 그는 거부했다.
그래서 책 전반에서 여러 번 반복하여 얘기한 것처럼 테일러의 선교단체는 늘 재정적으로 풍족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빚이 생기거나 필요한 것을 채우지 못하는 일은 단 한 번도 겪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정확하게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신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고비마다 하나님은 이렇게 사랑하시는 일꾼의 믿음을 견고하게 하시고 당신의 신실하심을 확증하셨다.
허드슨 테일러는 “이 세상을 살리려면 우리의 목숨을 내주어야 합니다. 안락하고 자기 부인이 필요치 않은 삶은 결코 능력이 될 수 없습니다(269쪽)”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중국에서 매년 복음을 들어보지도 못한 채 죽어가는 수백만 명의 사람을 위해 자녀들과 아내의 목숨을 내주었다. 중국에 정치적 위기나 극심한 사회적 변동이 일어날 때, 그가 속한 선교회 사람이 희생되거나 쫓겨나는 등 많은 고난을 겪었지만, 테일러는 “우리에겐 오로지 한 분 십자가의 그리스도밖에 없다(269쪽)”고 말했다.
또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했던 고백, “아, 어머니, 제가 얼마나 선교사가 되기를 갈망하는지, 가난한 이들과 멸망하는 죄인들에게 다가가 얼마나 복음을 전하기 원하는지, 날 위해 죽으신 그분을 위해 얼마나 제 삶을 소진하고 싶은지, 주님의 도구로 얼마나 쓰임 받기를 원하는지, 말로는 다 설명할 수가 없답니다(38쪽)”라는 고백이 진심임을 평생 증명했다.
그를 비롯한 중국 선교에 힘쓴 모든 사람들, 조력한 모든 성도들의 섬김은 결코 억지로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모두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천국 본향을 버리고 머나먼 타지에 와서 온갖 조롱과 모욕과 수치를 비롯한 희생을 감수하고 목숨까지 내어주신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감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사랑의 강권함을 받아 테일러와 그 동역자들은 바다를 건너 그 사랑이 간절히 필요한 영혼들을 만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허드슨 테일러와 똑같은 수준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영적 비밀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간직하고 실천해야 하는 필수 사항이다.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믿음, 어려운 상황을 만날 때 하나님께 부르짖으면서도 그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소망, 주와 복음을 위하여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소진할 때, 그 또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면 진정한 기쁨으로 여길 줄 아는 주를 전심으로 사랑하는 그 마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허드슨 테일러의 인간적 면모를 발견하고, 또한 그가 얼마나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으로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뢰했는지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그가 살아낸 영적 비밀을 체득하고 주가 부르시는 그날까지 훈련하여 하나님께서 구원을 이루는 놀랍고 원대한 역사에 참여하는 신실한 동역자가 되기를 간구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